25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다담’ 공연에서 정악단이 대취타를 연주하고 있다. /제공= 국립국악원
“명금일하~~ 대취타 하랍신다.” (징을 한 번 울려 대취타를 시작하라)
음악을 지휘하는 악관의 호령이 떨어지자 징이 울리고, 불고 때리는 악기들이 일제히 호쾌한 소리를 쏟아냈다. 장구와 징, 북, 자바라가 힘찬 장단을 울리면 나발과 나각(소라피리)이 ‘웅~웅~’ 장중한 울림을 더한다. 태평소는 귀를 파고드는 쨍한 가락으로 선율을 이끈다. 호쾌한 소리에 객석의 공기가 단숨에 달아올랐다. 잡귀를 물리치고 기운을 북돋는 대취타의 위용
릴게임뜻 이 국립국악원 우면당을 가득 채웠다.
25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올해 첫 ‘다담’ 공연은 대취타로 막을 올렸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17년째, 누적 135회째를 맞은 장수 프로그램이자 국립국악원의 간판 공연이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이 무대는 전통 음악과 한국 무용을 친절한 해설과 함께 소개한다.
황금성게임랜드 사회자와 초청 강연이 어우러지는 형식으로 공연 전에는 로비에서 떡과 정과, 차 등 간단한 다과도 제공한다. 이름 그대로 ‘차와 이야기’를 곁들인 국악 마티네다. 클래식의 마티네 공연을 본떠 국악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의 문턱을 낮췄다.
25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다담’ 공
야마토게임 연에서 황수경 아나운서가 윤대현 서울대 교수와 이야기하고 있다. /제공= 국립국악원
이날은 황수경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무기력 극복과 회복탄력성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윤 교수는 “대취타를 직접 들으니 나쁜 잡념이 싹 날아가는 것 같다”며 “강연을 하러 왔는데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오히려 제가 치유 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25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다담’ 공연에서 국악원 무용단이 한량무를 추고 있다. /제공=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대취타에 이어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가야금병창을
바다이야기 선보였다. 새해 복을 기원하는 취지에서 선곡된 ‘흥보가’와 ‘심청가’ 중 박타령과 돈타령은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한량무였다. 갓을 쓰고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난초가 그려진 부채를 든 네 남자 무용수의 춤사위는 절제된 힘과 기교로 우아함을 뿜어냈다. 조선시대 벼슬 없이 풍류를 즐기던 ‘한량’의 멋을 형상화한 전통 춤에 객석에서는 탄성이 이어지며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다담은 해마다 외연을 넓혀왔다. 초기 연 7회에서 최근 10회로 늘었고, 약 230석 규모 객석의 80~90%가 유료 관객으로 채워진다. 2024년까지 전석 2만 원이던 티켓 가격을 지난해부터 일부 좌석의 경우 3만 원으로 인상했지만 열기는 여전하다. 이승재 국립국악원 관객개발팀장은 “우면당은 천장과 벽변에 거대한 반사판을 여러 개 설치해 스피커 없이도 국악기와 가창의 울림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며 “특히 라이브 반주로 감상하는 전통 무용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국악의 문턱을 낮춘 덕에 지난해 말까지 누적 관객 수는 총 2만 6598명에 달한다. 연령층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50대와 60대가 각각 약 30%와 40%이며 40대는 20%, 30대 이하도 10%를 차지한다. 평일 오전이라는 특성상 은퇴자와 주부 비중이 높지만, 방학 기간에는 학생과 인근 직장인들의 발걸음도 적지 않다. 인근에서 건축사사무소를 하고 있는 김순훈씨는 “다담 공연을 보기 위해 서초구 건축사동호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다른 공연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전통 음악과 무용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에서 온 20대 관광객 마야 씨도 “평소 가요나 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는데, 최근 들어 전통 문화 공연에도 호기심이 생겼다”며 “한국어를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음악과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담은 올해도 국립국악원 산하 4개 악단을 중심으로 음악과 무용을 선보이고 여경래 셰프, 송길영 작가, 장동선 뇌 과학자, 태원준 여행 작가 등 대중에게 친숙한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지영 공연 PD는 “동시대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와 국악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관객 저변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국악계에서는 국악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기획 공연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마티네 성격의 국악 공연은 다담 외에도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출연하는 ‘정오의 음악회’가 있다. 송현민 음악 평론가는 “고품질 공연, 유용한 정보, 편안한 분위기를 장점으로 내세워 국악에 대한 문턱을 낮춘 공연이 국악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서울뿐 아니라 지방 공연장에서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이혜진 선임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