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 엘리사바 디자인·공학 대학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 학생들이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글로리에스 광장 인근 ‘디자인 허브(Disseny Hub Barcelona)’ 회의실. 53년 역사를 지닌 비영리 기관인 바르셀로나 크리에이티비티 앤 디자인 재단(BCD)을 지난 24일(현지시간) 부산시 대표단이 찾았다. 2028년 세계디자인수도(WDC) 개최를 앞두고 운영 전반의 구조와 실행 방식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대표단의 시선이 머문 지점은 거버넌스였다. 디자인 재단은 140개 기관이 참여하는 혼합
바다이야기비밀코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바르셀로나 시청과 시의회, 카탈루냐 주정부, 스페인 중앙정부, 민간 기업과 교육기관이 이사회에 함께 참가한다. 연간 고정 공공 지원은 17만5000유로, 전체 예산의 약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85%는 프로젝트별 스폰서십과 민간 협력으로 충당한다. 공공이 방향을 설정하고 민간이 실행을 맡는 구조다. 부산 대표단은 WDC 이후에도 작
백경게임랜드 동할 상설 플랫폼이 가능한지 이 모델을 살폈다.
재단이 2006년부터 개최해 지난해 10월 20회를 맞은 바르셀로나 디자인 위크(BDW)는 이러한 체계가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보여준다. BDW는 140여개 프로그램이 80여개 공간에서 동시에 열리는 분산형 행사다. 벡스코 같은 전시장에서만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역을 무대로 진행하
릴게임갓 는 방식이다. 2만5000명이 직접 참여했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도달 인원은 2000만명에 달했다. 산업·서비스 디자인 토론과 신진 디자이너 플랫폼 ‘언더그라운드 BDW’까지 포함해 디자인을 일상과 산업, 시민 참여로 확장하고 있다.
대표단이 유심히 본 것도 이 지점이었다. WDC를 일회성 행사로 치르기보다 도시 전역의 학교·기업·공공기관
사이다쿨접속방법 이 참여하는 생태계로 설계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사벨 로익 재단 디렉터는 “디자인은 특정 전시나 작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반의 다양한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부산시 대표단은 바르셀로나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2022년 세계디자인수도 개최 도시 발렌시아의 차비 칼보 디자인재
손오공릴게임예시 단 CEO를 만났다. 그는 WDC 2022 총괄 디렉터를 맡았던 인물이다. 칼보는 “WDC는 일반적인 전시 행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도시가 디자인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세계에 보여주는 무대”라고 말했다.
발렌시아는 ‘지속가능성·포용성·다양성·전통·헬스’라는 네 가지 축을 세우고 300여개 프로그램의 90%를 이와 연결했다. 행사를 도시 전략과 결합한 셈이다. 12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당시 시장에게 ‘우리가 원하는 도시’ 비전을 제안했고, 정권이 바뀐 뒤에도 위원회는 유지되고 있다. 칼보는 “세계디자인수도를 단발성 행사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며 “도시의 중장기 전략과 연결된 의제 설정과 전문가 자문 구조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 글로리에스 광장 인근 '디자인 허브(Disseny Hub Barcelona)' 내 브랜드숍의 모습.
이에 앞서 23일 만난 마리아 부히가스 바르셀로나 수석 도시건축가는 또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행사 기획이 아니라 도시 공간 자체를 디자인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히가스는 고층 위주의 개발 대신 블록형 디자인으로 건축 밀도를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보행자 우선 공간을 확대하고 공공 여백을 확보해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바르셀로나는 차량 흐름을 조정하고 공공공간을 확장하며, 노인과 어린이 등 보행 약자의 이동을 기준으로 도시를 재편하고 있다. 디자인은 건물의 외관을 넘어 도시 운영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산시는 WDC 2028을 준비하며 주거, 산업 전환, 해양·항만 공간 재생 등 지역 현안을 디자인 관점에서 풀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표단은 25일 엘리사바(ELISAVA) 디자인·공학 대학을 방문해 교육·산업 연계 모델과 공동 연구 가능성을 논의했다.
1961년 설립된 엘리사바는 스페인 최초의 디자인 학교다. 이론과 실습을 결합해 기업과 공공이 직면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을 지향해 왔다. 공공 출연금 없이 등록금과 기업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며 연수익의 약 5%는 기업 협업에서 나온다. 70% 이상이 외국인 학생인 국제 캠퍼스에서 프로젝트 중심 수업을 통해 실제 제품과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디자인과 공학을 6년간 동시에 이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디자인이 공학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끄는 구조다. 서종우 부산시 정책기획보좌관은 부산 디자인 전공 학생 파견과 공동 연구 방안을 대학 측과 논의했다.
이번 일정에 동행한 나건 부산시 총괄디자이너는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라는 한 천재 건축가를 통해 도시가 어떻게 브랜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며 “부산이 세계적으로 기억될 수 있는 디자인 자산이 무엇인지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28 세계디자인수도를 준비하는 부산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며 “많은 참여자가 모이고 있는 만큼 디자인이 무엇이며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게임의 룰’을 먼저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또 “세계디자인수도는 성취에 대한 시상이 아니라 10년 뒤를 준비하는 훈련의 시작”이라며 “2028년은 체계를 단단히 세우는 해가 돼야 하고, 행사 이후에도 구조와 플랫폼이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만의 디자인 정체성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며 “시민의 현재를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 곧 삶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이라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글·사진 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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