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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에서 포도와 술, 그리고 풍요를 관장하는 신은 바쿠스(Bacchus)다. 신화 속 바쿠스는 인간에게 포도 재배와 양조 기술을 전한 존재이자 축제·음악·기쁨을 상징했다. 바쿠스는 포도를 재배해 술을 만들고 이를 문화와 예술로 확장해 온 인간 문명을 함축한다. 와인의 세계에서 바쿠스가 ‘문명의 상징’으로 불리는 이유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와이너리 루이 자도(Louis Jadot*)는 이러한 신화적 상징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아왔다. 루이 자도의 대부분 제품 라벨에는 바쿠스의 얼굴을 형상화한 문양이 자리한다. 19세기 후반, 각기 다른 야마토연타 마을과 밭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와인을 하나의 하우스 아이덴티티로 묶기 위해, 루이 자도는 ‘전통·풍요·순수성’을 상징하는 바쿠스를 라벨의 중심에 두었다. 그 결과 오늘날 와인 애호가라면 바쿠스 라벨만 보고서도 루이 자도라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 됐다.
라벨 선택에는 전략적 판단도 있었다. 부르고뉴는 수백 개의 밭과 복잡한 등급 체계를 갖 바다이야기부활 춘 지역이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철학을 일관되게 전달할 시각적 장치가 필요한 셈이다. 루이 자도는 바쿠스를 통해 과도한 개입을 피하고 포도 본연의 순도를 우선시하는 양조 철학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전통적인 클리마와 테루아의 표현을 중시하는 자도 스타일이 라벨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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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루이 자도는 1859년 프랑스 본(Beaune)에서 설립됐다. 이 하우스는 초기부터 네고시앙이자 도멘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왔다. 포도를 구매해 병입하는 동시에 자체 포도밭도 운영한 것이다. 설립 이후 160년 넘게 부르고뉴 전역에서 포도밭을 확보하며 성장했 릴게임바다이야기 고, 현재는 약 200헥타르 이상을 관리하는 대규모 생산자로 자리매김했다. 규모가 크더라도 스타일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국제 시장에서도 신뢰가 높다.
20세기 후반 이후 루이 자도는 샤블리부터 꼬뜨 도르, 꼬뜨 샬로네즈, 마콩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부르고뉴 전역을 대표하는 하우스로 자리 잡았다. 과하지 않은 오크, 안정감 있는 릴게임황금성 산도, 전통적인 양조 스타일로 초심자와 애호가 모두에게 호평받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시장에서 주목받는 제품은 ‘부르고뉴 꼬뜨 도르(Bourgogne Cote d’Or)’다. 입문 와인으로 소개되지만 실제 평가에서는 기본급을 넘어서는 품질을 보여준다는 반응이 많다. 부르고뉴는 AOC 규정이 매우 엄격해 특정 지역에서 ‘우수 와인’ 인증을 받으려면 지정된 한 품종만 사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꼬뜨 도르 AOC는 2017년 신설된 등급으로, 부르고뉴에서도 포도 품질이 가장 높은 지역인 꼬뜨 드 뉘(Cote de Nuits)와 꼬뜨 드 본(Cote de Beaune)에서 생산된 포도만 사용해야 한다.
생산 지역이 엄격히 좁혀져 있는 만큼 구조감과 향·산도·질감의 균형이 더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르고뉴 특유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는 점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인 이유다.
다만 꼬뜨 도르 라벨에는 루이 자도의 상징인 바쿠스 문양이 보이지 않는다. 보다 심플하고 절제된 디자인이 적용돼 있다. 루이 자도가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이미 공고한 만큼 제품 이미지 차별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르고뉴 내에서도 위상이 높은 지역인 ‘꼬뜨 도르’의 이름 자체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부르고뉴 꼬뜨 도르’ 레드 와인은 피노누아 100%로 만들어진다. 포도는 손으로 수확하고, 약 3주간 침용·발효를 거친 뒤 18개월간 숙성된다. 숙성 방식은 절반은 프렌치 오크통에서, 나머지 절반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이뤄져 과도한 오크 향을 피하고 과일 중심의 질감을 살린다.
라즈베리·체리 중심의 깨끗한 과일 향, 부드러운 타닌, 은은한 스파이스가 특징이며 산도가 살아 있어 생동감이 좋다. 구운 연어, 구운 송아지 고기, 단단한 치즈와 잘 어울린다. 2025 대한민국 주류대상 구대륙 레드 와인 부문 대상을 받았다. 국내 수입사는 신세계엘앤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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