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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암컷 쥐가 출산 중 어려움을 겪을 때, 다른 쥐들이 ‘산모’를 돕는 듯한 모습이 관찰됐다. 사진은 출산 경험이 있는 쥐가 손과 입으로 산도에 갇힌 새끼를 꺼내는 모습. 바이올렛 이반/뉴욕대 제공


임신한 암컷 쥐가 출산 중 어려움을 겪을 때, 다른 쥐들이 산모를 돕는 듯한 모습이 관찰됐다. 특히 출산 경험이 있는 암컷 쥐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영장류가 아닌 동물 가운데 이러한 ‘조산’(助産) 행동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현지시각)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알라딘게임 로버트 프로엠케 박사 등 미국 뉴욕대 랭곤헬스연구소 연구진이 출산하는 쥐의 뇌 활동을 기록하던 중 이 같은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아기 머리는 큰데 산도가 상대적으로 좁아 출산 과정이 고통스러운 인간에게는 서로의 출산을 돕는 일이 일반적이지만, 비인간 세계에서 다른 개체가 산모의 출산을 꾸준히 돕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검은들창코 릴게임온라인 원숭이와 보노보 같은 영장류가 가끔 서로의 출산을 돕는 것이 목격되긴 했지만 사례가 드문 편이다.
연구진은 쥐의 행동을 더 알아보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해 임신한 쥐에게 옥시토신 수용체를 제거했다. ‘사랑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은 자궁 수축을 유도해 새끼가 산도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데, 수용체가 없으면 수축이 일어나지 않아 새끼도 바다이야기5만 어미도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 연구진은 이처럼 유전 조작한 쥐 10마리와 최소 한 번씩 출산 경험이 있는 암컷 쥐를 각각 짝지어 사육했다. 별도로 임신한 쥐 7마리는 ‘조산사’ 없이 개별 우리에 넣었다.
그 결과, 출산 경험이 있는 쥐들은 출산 과정에서 새끼가 어미의 산도에 걸리면 적극적으로 돕는 행동을 보였다. 프로엠케 박사는 “쥐가 골드몽사이트 마치 작은 조산사처럼 다가와 입과 발을 이용해 아주 조심스럽게 새끼를 꺼냈고, 양막을 찢어 새끼가 제대로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출산 경험이 있는 쥐와 함께 있던 어미 쥐는 10마리 중 9마리가 살아남았고 새끼 생존율도 90%였다. 그러나 혼자 있던 어미 쥐 7마리 가운데서는 1마리만 살아남았고, 모든 새끼가 출산 과정에서 죽었다. 바다신릴게임



임신한 암컷 쥐가 출산 중 어려움을 겪을 때, 다른 쥐들이 ‘산모’를 돕는 듯한 모습이 관찰됐다.다른 쥐가 도움을 줄 때 어미와 새끼의 생존율은 높아졌다. 바이올렛 이반/뉴욕대 제공


나아가 연구진은 출산 경험이 있는 쥐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옥시토신 수용체가 없는 임신 쥐 14마리를 다른 개체들과 어울려 살게 했다. 임신 쥐들은 각각 수컷 7마리, 출산 경험이 없는 암컷 4마리, 옥시토신 수용체가 없는 암컷 3마리와 짝이 지어졌다. 연구 결과, 수컷 쥐와 함께 있던 임신 쥐는 약 60%, 출산 경험이 없는 암컷과 있던 쥐는 50%가 출산에서 살아남았다. 다만 이들은 새끼를 직접 산도에서 꺼내는 행동을 보이진 않았다. 대신 수컷은 임신한 암컷에게 올라타 등 쪽에 압력을 가해 새끼가 나오도록 도왔고, 출산 경험이 없는 암컷은 임신한 쥐를 그루밍하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복부에 압력을 가했다.
반면 옥시토신 수용체가 없는 암컷과 함께한 3마리 가운데서는 단 1마리만 살아남았다. 비록 수컷과 출산 경험 없는 암컷이 출산을 도왔지만, 두 번째 실험에서는 모든 새끼가 살아남지 못했다. 프로엠케 박사는 “성공적인 ‘쥐 조산사’가 되기 위해서는 출산 경험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동물계에서 상호돌봄 행동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흔하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예컨대 쥐는 기절한 동료에게 응급 처치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이 관찰된 바 있다. 프로엠케 박사는 “야생 쥐에서도 같은 행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다른 설치류나 동물에서도 비슷한 행동이 존재할 것”이라 밝혔다. 또 “출산은 동물에게 가장 취약한 순간으로, 포식자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은밀한 장소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관찰 기록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출판 전 논문 공유 플랫폼인 ‘바이오 아카이브’에 지난 3월 공개됐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