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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자가당착·포퓰리즘' 비난
   독고민운  (19-06-11 03:13)
조회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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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일관성 있는 전기요금 정책 보여줘야”
국민 다수 누진제 폐지 요구…“산업용도 올려야”
결정 없이 3개안 던져놓고 끝…“무책임한 정부”
한전 협력회사 관계자들이 주민들에게 발송할 7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둘러싼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폭염 때처럼 여름철 전기사용량이 급증할 경우 누진제 폭탄으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누진제 개편은 친환경 발전 비중을 늘리고 에너지 사용량은 줄이겠다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배치되는 ‘자가당착’일 뿐 아니라 전기요금 부담을 한국전력에 전가하거나 세금으로 메우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난이 나온다.

◇누진제 개편 요구는 산업용과 형평성 차원

특히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누진제 개편이 결국 요금 인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화력이나 원전 발전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은 10일 “화력·원전이 전체 발전량의 70~80%인데 여기서 전기요금을 더 내린다는 건 화력·원전을 더 많이 가동하겠다는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이라는 정책 일관성을 보여주려면 진정성 있는 전기요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역시 “정부가 2040년까지의 에너지 정책 추진계획을 담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합리적 비용’을 강조해 놓고 여름철 전기 요금인하를 함께 추진하면서 자가당착에 빠졌다”며 “단일 정책 신호 형성에 실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요컨대 당장 핵폐기물이나 미세먼지 같은 환경 유해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정 비용을 부과해 전기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탄발전이나 원전이 환경훼손 우려에도 비용경쟁력에서 앞선 탓에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누진제 개편 요구가 비용부담 보다는 산업·산업용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산업·상업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에 따른 누진제 대신 시기나 시간에 따른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는 13만4000원인데 전기요금은 4만1000원 수준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낮은 편”이라며 “국민의 불만이 요금 부담 때문인지 불공정함 때문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 계량기. 뉴시스 제공
◇10명 중 9명 “요금 올라도 좋아 누진제 폐지해야”

이와관련 한국전력(015760)(한전)이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지난 3일 공개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3개안에 대해 의견을 접수한 결과 누진제 폐지 의견이 절대다수다. 누진제를 폐지할 경우 전기요금을 더 부담할 수 있지만 형평성이 더 중요하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후 4시40분 현재 531건의 의견이 올라온 가운데 누진제 폐지 의견이 454건으로 전체의 85.5%를 차지했다. 공개된 제목만으로는 의견을 확인할 수 없는 45건을 제외하면 93.4%에 달한다.

여름철(7~8월) 누진구간 부분 확장(1안)과 여름철 누진구간 2단계 축소(2안)는 각각 26표(5.3%), 6표(1.2%)에 그쳤다.

3안대로 전기요금을 사용량과 무관하게 1킬로와트시(㎾h)당 125.5원(현 93.3~280.6원)으로 통일하면 전기요금이 오르는 가구도 적지 않다. 전기사용량이 지난해와 같다면 877만가구는 월 요금이 9951원 줄어들지만 이보다 많은 1416만 가구는 월 요금이 4335원 오른다. 그럼에도 절대다수의 소비자가 누진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누진제 폐지와 함께 산업·상업용 전기요금도 올려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아울러 누진제를 유지할 거면 산업·상업용에도 함께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국전력 홈페이지 내 운영 중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3개안 의견수렴 게시판. 한전 홈페이지 제공


누진제 개편시 발생하는 비용부담을 누가 떠안을 것이냐도 논란거리다 . 한전은 지난해 208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1분기 역대 최대인 62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대로면 2년 연속 적자가 불가피하다. 한전은 지난해 여름 정부의 누진제 완화 조치에 따른 약 3000억원의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했다. 대안이 없다면 올해 누진제 개편안에 따른 연 2000억~3000억원의 비용부담도 떠안아야 할 처지다.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전기요금 할인 같은 정책 비용이 한전의 정상적 영업비용과 섞여버리면 정부가 한전을 적절히 통제하고 방만 경영을 추궁하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며 “이런 성격의 정책성 비용은 분리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누진제 도입 취지가 에너지 절약이라면 이렇게 근시안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앞으로 늘어날 전기 수요를 어떻게 감당할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더 큰 틀에서 환경까지 생각하는 에너지 효율화 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서혜 E컨슈머 연구실장(왼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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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문제는 와인과는 달라서 오래 보관한다고 맛이 더 좋아지지는 않는다.’ 최근에 읽은 지식경영인 롤프 도벨리 글의 일부다. 해결해야 할 문제와 변화가 있는데도 요행수를 바라고 방치하면 대부분의 경우는 사정이 악화된다. 시대 흐름에 뒤처지는 부달시변(不達時變)의 상황에 처하기 십상이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기존 시장을 뒤엎는 파괴적 혁신이 주도하는 그야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빅데이터, 핀테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자율주행차 등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새로운 기술이 연일 우리 주위를 겹겹이 숨 막히게 에워싸고 있다.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미래가 암울할 것이라는 경고도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상황이 이런데 우리 정부가 얼마나 기업과 국민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반성할 점이 많다. 창조적 아이디어를 활용해 국민생활과 경제를 뒷받침하려는 벤처형조직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다. 변화에 둔감한 공무원 조직을 자극할 수 있도록 전문가 및 정책실무자들과 여러 차례 토론하고 검토하여 만든 제도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경영학 교과서를 쓴 리처드 대프트 교수에 의하면, 사내 벤처는 창의적인 직원이 기존 절차의 틀을 벗어나 별도 공간에서 독립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조직을 말한다. 아마존의 원격개발센터, 록히드마틴의 스컹크팀, 구글의 X랩, 삼성의 C랩과 같은 조직이 그런 것이다. 구글을 예로 들면 별도의 미래 대비 조직인 X랩을 통해 무인자동차, IoT, 구글맵 등 성장동력을 발전시킨 바 있다.

현실 세계의 많은 조직은 일상 업무에 매몰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하기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의 하나는 아이디어를 숙성·발전시킬 별도 창의조직을 두어, 기존 조직과 분리 운영하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에 의하면, 사람들이 항상 모든 사안에 대해 최선의 집중을 다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사안은 관행적으로 처리하는 반면, 특히 고민해야 할 사항만 별도로 신중한 선택을 한다고 한다. 정부 벤처팀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신중하게 검토하도록 장·차관 아래에 설치하는 팀이다.

정부조직의 운영원리가 민간조직과 다르지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은 같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형 신기술과 국민 수요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 세계적 흐름인 기민한 정부 달성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차이가 있다면 민간의 사내 벤처는 이윤 창출의 부담을 갖는 반면, 정부 내 벤처조직은 제도 개선의 짐을 진다는 점이다. 정부정책이 주로 법령과 예산의 형태로 나타나므로, 정부 벤처는 이에 상응하는 임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번에 도전적인 과제라며 각 부처에서 총 40개가 넘는 내용을 벤처팀 후보로 제출했다. 유형을 살펴보면 빅데이터나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 미래형 혁신과제가 절반을 넘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창업지원이나 공공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을 목표로 하는 과제들이었다. 행정안전부는 컨설팅과 두 차례의 심사 과정에서 일종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같은 역할을 할 예정이다.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대인호변(大人虎變)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벤처형조직이 거대 변화의 선도자 역할을 튼실하게 하면서 정부혁신의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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