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미강 기자]
▲ 회화와 도예의 경계를 넘나들던 이세용 작가의 유작들?평생 유약을 연구해온 고 이세용 선생의 청화는 맑고 짙고 기품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개발한 청화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 권미강
릴게임무료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마당에 핀 벚꽃들이 꽃등처럼 환하던 4월 첫 날, 정독도서관 담벼락에 위치한 갤러리 단정에서 부부 도예가 전시회가 열렸다. 북촌의 한옥 지붕 위로 내려앉은 햇살이 유난히 맑은 날이었다.
이 계절과 꼭 닮은, 푸르도록 시린 '청색 예술'의 향연처럼 전시 타이틀도 <청화, 절제와
바다이야기 여백의 언약>이었다. 한국 현대 도예 1세대를 대표하며 도자와 회화의 경계를 허물었던 고 이세용 작가의 유작과 그의 반려자이자 예술적 동지인 최월규 작가의 단아한 생활 자기가 만나는 두 번째 초대전이어서 그 의미가 더 깊다.
경계를 지운 예술가 이세용
지난 2021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 이세용 작가는 한국 도예
바다이야기오리지널 계에 자유라는 숨통을 틔워준 예술가다. 그는 백자토 위에 청화, 진사, 금채 등 전통의 재료를 올리면서도 그 안에는 지극히 현대적인 서사를 담았다.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 '경계'는 모란꽃과 컴퓨터, 현대 도시를 한 화면에 배치해 고도화된 문명 속에서 소외된 인간과 자연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야마토게임방법 그가 평생 고민했던 현대인의 삶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또한 초기작 'K선생'은 도시에서 방황하는 샐러리맨의 모습을 추상적이고 해학적으로 표현해 도자기 회화의 지평을 넓혔다.
골드몽 ▲ 도자기 회화?도자기 회화의 새 지평을 열어온 이세용 작가의 작품
ⓒ 권미강
그의 예술은 사후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올해 초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한국의 현대 공예전'에서 재조명받기도 했다. 전통 민화 속 동식물을 서양화적 터치로 풀어낸 그의 '도자회화'는 국내외 작가들에게 여전히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1985년 이세용 작가가 설립한 이세용도예연구소는 작가의 육신은 떠났지만 그의 예술적 유전자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생활 자기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 공간은 이제 이세용도예연구소 대표인 최월규 작가와 연구소 식구들에 의해 그 연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삶을 담는 그릇, 최월규 작가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 최월규 작가의 작품?요리책을 낼 정도로 음식에 조예가 깊은 최월규 작가는 이세용도예연구소 대표로 있으며 삶을 담아내는 그릇을 만드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요리의 완성은 정갈하고 건강하고 짜임새 있는 그릇이기를 알기 때문이다.
ⓒ 권미강
남편이 푸른 빛의 이상향을 쫓았다면, 부인 최월규 작가는 묵묵히 흙을 빚어 삶의 온기를 채웠다. 여주 이세용도예연구소에서 격조 높은 생활 자기를 빚어온 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팔절 직사각합, 원형합 등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쓰임을 전제로 한다. 오랫동안 전통 요리를 연구하며 직접 상을 차려온 경험이 흙 속에 녹아들었기에 그의 그릇은 화려하기보다 단정하고 견고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겼던 그의 철학은 2010년부터 이어온 오픈스튜디오 행사를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특별히 이번 갤러리 단정 전시에서는 여주에서만 열리던 오픈하우스의 감동을 북촌으로 옮겨왔다. 오는 10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맛있는 그릇 플레이팅' 이벤트는 작가가 직접 만든 그릇에 음식을 담는 법을 배우며 도자 문화를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단정 이영란 관장은 "이세용 작가의 예술혼과 뒤를 잇듯 조용히 쓰임있는 도자기 작업에 매진하는 아내 최월규 작가의 작품세계를 엿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청화의 푸른 빛과 절제의 미학을 통해 봄날의 여유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4월 한 달간 진행되며, 플레이팅 이벤트 참여 신청은 갤러리 단정 인스타그램(@gallerydanjung) 메시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가능하다. 고 이세용 작가가 남긴 푸른 궤적과 최월규 작가의 단아한 손길이 교차하는 이번 전시는 예술이 어떻게 삶이 되고 사랑이 되는지 고요하게 보여준다.
▲ 부부 도예가의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 '청화, 절제와 여백의 언약'?도예 거장 고 이세용 선생의 유작과 아내인 최월규 작가의 삶을 담은 그릇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
ⓒ 갤러리 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