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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 개인전 '가득찬 빔' 전시장 모습. 대구미술관 제공
"사라짐과 비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순환하고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흐름을 그리며, 인간과 자연이 서로 닿는 지점을 바라보려고 했다"
'제2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인 허윤희(1968년생)작가의 개인전 '가득한 빔'이 오는 11월4일 개막한다. 형용모순적 표현인 전시명 '가득찬 빔'은 작가가 직접 쓴 동명의 시와 작품에서 따왔다. 채움과 비움,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함축하는 말로, 사라짐 속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찾는 작 최고이자율 가의 예술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지난 30여 년간의 예술 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회화와 드로잉, 조각, 영상 등 약 240여 점의 작품이 대구미술관 2~3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 선보인다.
허윤희 작, '개가시나 한국신용불량자 무는 살아있다 2', 2025, Acrylic and charcoal on paper, 214×150cm. 대구미술관 제공
허윤희는 나무를 태워 만든 목탄을 주 매체로 삼아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하는 회화적 수행을 이어왔다. 그녀에게 회화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살아내기의 행위이며, 흔적은 곧 존재 모텔중개 의 증거이다. 그녀에게 사라짐은 결핍이 아니라 충만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이다.
전시는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장 '존재의 증명- 실존의 시작'은 독일 유학 시절(1995~2004)의 작업을 중심으로, 고립과 언어의 단절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 예술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며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 시기를 다 미즈사랑대부 룬다. 이와 함께 2001년 남프랑스에서 제작된 대표작 '관집'이 새롭게 재구성돼 선보인다. 집과 관을 하나의 구조로 결합해 삶과 죽음이 연속의 선상에 있음을 시각화한다. 관람객들이 실제로 작품 내부에 들어가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몰입적 형태로 구성했다.
4대보험 가입확인 허윤희 작, '관집', Wood, stone, sand, cement, 200×130×260cm, 2025. 대구미술관 제공
두 번째 장 '몸과 시간의 흔적- 목탄 벽화'에서는 신체의 움직임으로 그려낸 대형 목탄 드로잉 벽화가 전시된다. 이 대형 벽화는 긴 막대기에 목탄을 묶어 온몸의 리듬으로 그려내는 수행적 행위로, 완성된 그림은 다시 지워진다. 지우기는 상실이 아닌 존재의 또 다른 지속임을 상징한다. 마지막 장 '생태적 실존- 사라짐과 치유'는 작가가 실존의 문제의식에서 생태적 사유로 확장해 온 여정을 보여준다. 특히 대구의 지역성과 생태적 실존의 사유를 결합한 신작 '빙하와 도시'도 함께 전시돼 도시와 자연의 공존, 그리고 생명의 위기를 함께 생각해보게 한다.
허윤희 작, ' 해돋이 일기 Nr.119', 2024, Oil paint on canvas, 46×61cm. 대구미술관 제공
허윤희 작, '사라져 가는 얼굴- 광릉요강꽃', 2020, Acrylic on paper, 53×38cm. 대구미술관 제공
전시를 기획한 김정윤 학예연구사는 "허윤희의 작업은 사라짐을 통해 삶의 본질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비움 속에 깃든 생명과 회복의 가능성을 조용히 마주하는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윤희는 부산 출신으로 이화여대 미술대학 서양학과와 독일 브레멘예술대 순수예술학과를 나왔다. 1993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 다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단체전에도 참가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일본 이와미 군청 등 여러 기관에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2026년 2월22일까지. 문의 : 053-430-7521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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