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에 놓인 호주 꿀빨이새가 잃어버린 언어를 다시 배웠다. 동물원에서 자라 사회적 관계를 맺지 못해 표현력이 부족했던 새들에게 야생 새소리를 들려줬더니 예전보다 더 복잡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연구 결과다. 이 새들은 자손세대에게 자신들이 배운 언어(노래)를 가르치기도 했다.
멸종위기 꿀빨이새가 잃어버린 노래를 다시 배웠다. (사진 taronga conservation society australia)/뉴스펭귄
꿀빨이새(Regent hon
릴게임야마토 eyeater)는 호주 동부에만 서식하는 조류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위급(CR)' 등급 멸종위기종이다. 숲 서식지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2019년 호주 산불 사태 등 기후 요인까지 위협으로 더해졌다. 현재 야생에는 250마리도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새들은 소리로 짝을 유인하고 영역을 알
온라인골드몽 리며 같은 종을 구별한다. 또 무리 안에서 관계를 유지할 때도 노래를 사용한다. 사람의 언어처럼 많은 새들은 어른 새에게 노래를 배운다. 어린 새가 이런 멘토를 만나지 못하면 잘못된 노래를 배우거나 단순한 노래만 부를 수 있다.
지저귀는 소리?모두 본능? 새들도 어른에게 배운다
이런 변화는 결국 번식 성공에도 영향을 줄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수 있다. 수컷의 노래는 암컷이 짝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꿀빨이새도 둥지를 떠난 뒤 어른 새에게서 노래를 배운다. 하지만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어린 새들이 노래를 가르쳐 줄 멘토를 만나기 어려워졌다. 그 결과 종 고유의 노래 문화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이에 호주국립대학교(A
바다신2 다운로드 NU)와 타롱가보존협회 연구진은 동물원에서 자란 어린 수컷들에게 종 고유의 전통 노래를 가르치는 '노래 튜터링'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연구는 지난 2월 25일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꿀발이새에게 종 고유의 전통 노래
오리지널골드몽 를 가르치는 실험을 진행했다. (사진 taronga conservation society australia)/뉴스펭귄
연구에 따르면 1995년부터 시드니의 타롱가 동물원과 뉴사우스웨일스주 타롱가 웨스턴 플레인스 동물원에서 번식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이 과정에서 어린 수컷들을 또래끼리 모아 관리했다.
연구진은 이 방식 때문에 어린 새들이 나이 많은 새에게서 종 고유의 노래를 배울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일부 개체는 다른 종의 노래를 따라 하거나 원래 노래보다 음절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축약형'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노래는 여러 개의 짧은 소리, 즉 '음절'이 이어진 구조다. 개체 수가 줄면서 이런 노래 패턴이 점점 단순해졌다는 설명이다.
"야생 개체군 노래 들려줬더니...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어린 새들에게 전통 노래를 다시 가르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세 번의 번식 기간 동안 이루어졌다. 이들은 뉴사우스웨일스 야생 개체군에서 흔히 들리던 노래를 녹음해 어린 새들에게 들려줬다.
이 노래는 과거 야생 개체군에서 가장 흔했던 꿀빨이새의 대표적인 노래 유형이다. 동시에 실제로 그 노래를 부르는 성체 수컷을 옆에 두어 어린 새들이 듣고 따라하게 했다.
연구진은 이후 노래를 배운 새들의 노래를 녹음해 소리를 '음절' 단위로 나눈 뒤 음절 수와 길이, 주파수 등을 분석해 과거 야생 개체들이 부르던 전통 노래와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했다.
그 결과 동물원에서 자란 수컷의 약 42%가 전통 노래와 거의 비슷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통 노래를 배운 수컷들이 다시 다음 세대에게 노래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이 전통 노래는 야생 개체군에서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였다. 현재 동물원 개체군이 전통적인 꿀빨이새 노래를 유지하는 유일한 집단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새들을 야생에 방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통 노래를 배운 수컷들이 야생 개체에게 노래를 다시 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현지 보도를 통해 전했다. 이들은 이런 방식이 자연 개체군의 노래 문화를 안정시키고 번식 성공률을 높이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꿀빨이새의 멸종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물다양성 보전, 동물 행동·문화까지 함께 다뤄야"?
이번 연구는 생물다양성 보전이 단순히 개체 수나 유전자만이 아니라 동물의 행동과 문화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동과학을 보전 프로그램에 통합하는 것이 종 보호의 새로운 방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정문 서울대 행동생태 및 진화연구소 박사는 "사람의 가창력처럼 새의 노래도 연습을 통해 발달하며, 어린 개체들은 보통 부모나 주변 개체의 노래를 따라 배우며 노래를 익힌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 능력은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학습의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개체 수가 줄어들면 배울 수 있는 노래의 종류도 줄어들어 노래가 단순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컷은 보통 더 복잡한 노래로 자신의 상태와 경쟁력을 암컷에게 보여주는데, 노래가 비슷해지고 단순해지면 짝짓기 경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 박사는 "개체군 규모가 충분히 크면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노래를 학습하며 문화적 다양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꿀빨이새처럼 개체 수가 극도로 줄어든 종은 이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녹음된 노래를 들려주거나 멘토를 붙여 학습을 돕는 방식이 보전 전략으로 시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