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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빈원 (25-10-2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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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빈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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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9시 30분, 분당의 한 피부과 대기실은 이미 발 디딜 틈이 없다. 부모 손을 잡은 아이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온 손주들까지 북적인다. 소아과를 방불케 하는 풍경, 5개의 치료실 문이 열릴 때마다 꼬마환자가 들어가고 레이저 불빛이 켜진다.
이선영 분당펄피부과 원장은 다섯 개 방을 오가며 진료를 이어간다. 5시간 만에 그가 만나는 환자는 100대한과학 주식
명 가까이 된다. 이 원장은 “진료가 다소 밀리더라도 초진 환자일수록 병변을 살피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며 “당연한 얘기지만 진단이 정확해야 치료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치성 색소질환은 치료기간이 길기 때문에 중간에 의사가 바뀌면 환자에게 좋지 않다”며 “동업을 하지 않고 혼자서 환자를 끝까지 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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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피부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하는 의원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 대학병원에서 4년간 피부 구조·병리·면역학 등 체계적 수련을 받은 전문의들은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피부의 변화를 근본적으로 진단한다.
이 원장은 “예를 들어 점을 빼러 온 환자라면 단순한 점인지 아니면 악성 흑색종이나 기저세포암 같은 피현재주가
부암으로 위장한 것인지를 먼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흔히 보이는 지루성 피부염도 사실 다른 질환인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개원 15년차 피부과 전문의다. 흔히 피부과라고 하면 미용 시술을 떠올리지만 그의 진료실을 찾는 환자의 70% 이상은 선천성 반점 같은 난치성 색소질환 환자들이다. 한 두 번으로 끝나는 시술은 드물고주식선물옵션
수십 차례 레이저를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 1회 시술을 기준으로 하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2~3년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그는 “반점 치료는 대부분 장기전”이라며 “100회 이상 시술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고 신생아 때부터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 병원을 다니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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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피부과 수련을 수석으로 마친 이 원장은 대학병원 시절 색소질환 진료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 당시만 해도 각종 반점의 병리학적 원인은 규명돼 있었지만 환자에게 적용할 치료법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저 환자에게 ‘병변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 늘 마음에 남았다”고 회상했다.
결국 이 원장은 대학병원 교수가 아닌 개원의의 길을 택했다. 한 명의 환자를 완결성있게 책임지고 싶다는 소신에서였다. 그는 고가의 외산 레이저 장비를 들여왔고 환자 데이터를 직접 쌓아가며 학문적 탐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치료 난도가 높고 재발 위험까지 있어 대부분 개원의가 기피하는 영역이었지만 그는 ‘비로소 내 길을 찾았다’는 확신을 굳혔다.
이 원장이 잊지 못하는 환자는 경남에서 매주 분당까지 올라오던 소년이다. 얼굴에 밀크커피반점을 안고 태어난 그는 수 년간 50회가 넘는 시술을 받았다. 초등학생이던 아이는 이제 대학생이 됐고 병변은 상당 부분 옅어졌다.
이 원장은 “사춘기 시절 얼굴 반점은 또래의 시선 때문에 큰 상처가 된다”며 “상태가 호전되면서 부모와 아이의 표정이 밝아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이 질환은 좋아졌다가도 다시 짙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최근 이 환자 역시 4년만에 일부 재발했지만 처음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 상태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딸의 결혼을 6개월 앞두고 찾아온 50대 여성 환자도 기억에 남는다. 여러 병원에서 ‘치료 불가능’ 판정을 받았지만 결혼식 날만큼은 반점 없는 얼굴로 서고 싶다며 마지막 희망을 안고 찾아온 경우였다. 보통은 수개월 이상 걸리는 치료였지만 다행히 몇 달만에 눈에 띄는 호전을 보였다. 그는 “병변의 특징과 그동안의 통계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치료가 잘될 수도 있고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중립적으로 말하는 편”이라며 “해당 사례의 경우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원장이 진료한 50대 환자에게서 조기 피부암이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그는 “자외선 노출 부위에 2~3mm 크기의 병변이 생겼는데 모양이 불규칙하다면 조직검사를 권하는 편”이라며 “열에 아홉은 큰 문제가 없지만 가끔은 암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에게 피부는 단순한 미용 시술의 대상이 아니다. 그는 “피부는 인체의 거울같은 기관이자 내과적 문제가 드러내는 창”이라며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병변을 확인하고 변화를 목격하며 치료 결과를 즉각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주얼 사이언스’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진료 철학은 겉모습을 가꾸는 차원을 넘어 피부 건강을 증진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 원장은 난치성 색소질환을 치료하며 축적해온 데이터를 또 하나의 자산으로 꼽는다. 여러 임상 경험을 통해 반점의 형태와 치료 시기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는 근거도 마련했다. 그는 “밀크커피반점의 경우 매끄럽고 동그란 형태는 치료 저항이 커 재발 가능성이 높지만 지도 모양처럼 불규칙하게 퍼진 반점은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며 “신생아 시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경과가 유리하다는 통계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허훈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 명예회장과 함께 ‘군집성 흑자증’에 관한 논문을 준비 중이다. 군집성 흑자증이란 얼굴이나 목 등에 작은 갈색 반점이 여러 개 모여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원장은 “아무리 노력해도 잘 나아지지 않는 질환이었지만 다행히 최근 들어 좋은 결과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매달 열리는 대한임상피부치료연구회에도 꾸준히 참석하며 학문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개원의와 전공의 등 500여명이 모이는 이 연구회에서는 레이저 치료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피부질환을 심도있게 논의한다. 그는 “대학병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장비 활용법까지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다”며 “난치성 반점 치료의 완성도는 개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교류와 학습이 필수적인데 이같은 자리를 꾸준히 마련해주는 허 명예회장과 임원진에게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피부과 진료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장비와 술기가 등장하는 분야다. 이 원장은 단순히 레이저 종류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술의 순서와 간격을 정교하게 조율하며 약물 투여를 병행하는 등 치료 지침을 고도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최근엔 플라즈마 고주파(공기를 이온화해 피부 재생과 약물 흡수를 돕는 장비)와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약물을 효율적으로 피부에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여러 기술과 방법을 임상적으로 검증하고 체계화해 환자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영 분당펄피부과 원장이 매경과 인터뷰하면서 난치성 색소질환을 완치한 환자들 사례를 들려주고 있다. 그는 “최근 레이저기술이 좋아져서 예후가 좋다. 어떤 치료든 피부의 본질이 발현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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