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현대차 제공.
내연기관 시대의 철옹성이 무너지고 있다. 굉음을 내뿜는 대배기량 엔진과 매캐한 배기가스를 럭셔리의 전유물로 삼던 전통의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생존을 위해 전동화 트랙으로 운전대를 꺾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고 있지만, 하이엔드 럭셔리 시장에서는 오히려 전동화 주도권을 잡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판이 요동치는 사이 현대자동차그룹은 업계를 초긴장 시키고 있다. 내연기관 시대, 유럽 명차의 등 뒤를 쫓던 ‘패스트 팔로어(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Fast Follower)’는 온데간데없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자 고성능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군림하며 게임의 룰을 다시 쓰고 있단 평가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성능은 물론 전기차의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되던 ‘운전 재미와 감성 부재’를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로 완벽하게 극복한 것이다. 이젠 콧대 높은 글로벌 슈퍼카 브랜들이 현대차그
골드몽게임 룹의 기술력에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
페라리 루체. 페라리 제공.
◇엇갈린 이탈리아 종마와 황소
전통의 슈퍼카 명가들은 고성능 전기차 시장 앞에서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인다. 이탈리아 슈퍼카의 양
릴게임갓 대 산맥인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행보는 완전히 엇갈렸다.
람보르기니는 최근 눈물을 머금고 순수 전기차 개발을 포기했다. 애초 2028년 출시를 목표로 야심 차게 준비하던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GT카 ‘란자도르’ 프로젝트를 최근 백지화한 것이다.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최고경영자(CEO)는 “슈퍼카 고객들은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면
메이저릴게임사이트 서 "수요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고 잘라 말했다.
내연기관 특유의 진동과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의 폭발음이 배제된 전기차로는 람보르기니의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다. 대신 람보르기니는 레부엘토, 우루스 SE 등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에 집중하겠단 복안이다.
반면 페라리는 ‘
릴게임사이트추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이탈리아 마라넬로 본사에 2억 유로 이상을 투입해 전기차 전용 공장인 ‘e-빌딩’을 준공하고 핵심 부품 자체 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페라리는 지난해 10월 핵심 기술을 선공개한 데 이어 최근 첫 순수 전기차의 차명을 ‘루체(Luce)’로 확정했다. 페라리는 오는 5월 차량의 완전한 모습을 공개하고, 가을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를 시작할 계획이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는 “페라리 고유의 감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전기차에서도 완벽히 구현하겠다”고 공언했다.
페라리는 전기차 전용 ‘가상 배기음’을 특허로 출원하는 등 감성 품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수백㎏에 달하는 배터리를 얹고 페라리 특유의 날카로운 차체 거동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아이오닉 6 N. 현대차 제공.
◇‘감성’을 코딩하다?현대차의 반란
해외 명차 브랜드들이 제로백(0→100km/h) 0.1초를 단축하기 위한 모터 출력 경쟁에 매몰되거나 감성 구현의 한계에 부딪혀 프로젝트를 포기할 때,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 개발진은 철저히 ‘사람’에 집중했다. 전기차가 아무리 빨라도 운전자가 즐겁지 않으면 스포츠카로서 의미가 없다는 뚝심이었다.
그 집념은 아이오닉 5 N과 아이오닉 6 N 개발 과정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현대차는 최고출력 650마력을 발휘하는 아이오닉 5 N에 ‘N e-쉬프트’ 기술을 적용했다. 효율을 중시하는 전동화 엔지니어들의 반발을 뚫고, N 개발진들이 밀어붙인 결과물이다. 굳이 변속이 필요 없는 전기차에 가상 변속기를 도입해 내연기관의 덜컹거리는 변속 충격과 엔진회전수(RPM) 컷오프 현상까지 정교하게 코딩해 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통해 물리적인 감각과 현상을 가상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 전용 열관리 시스템인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과 서킷 주행에 최적화된 ‘N 레이스’ 기능이 탑재돼 트랙 위에서의 지구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아이오닉 6 N은 물리적 한계 극복에 매달렸다. 무거운 배터리 탓에 코너링 시 차체가 밖으로 밀려나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잡는 것이 관건이었다. 연구진은 서스펜션 지오메트리의 롤 센터를 대폭 하향 조정하고, 하이드로 부싱과 듀얼 레이어 부싱 기술을 새롭게 적용했다.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을 수백 바퀴 돌며 하체 세팅을 다듬은 끝에,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날카로운 코너링 성능을 완성해 냈다. 무게를 지우고 감성을 입힌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역량에 글로벌 자동차 매체들은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GV60 마그마. 브릿지경제DB.
◇럭셔리 고성능의 새 문법, ‘GV60 마그마’
대중차 라인업에서 N 브랜드가 트랙을 휘어잡고 있다면, 하이엔드 럭셔리 시장에서는 제네시스의 고성능 라인업 ‘마그마’가 출격했다. 제네시스는 지난 1월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모델인 ‘GV60 마그마’를 공식 출시했다.
이 모델은 SK온이 제조한 84kW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됐다. 구동계는 전·후륜 듀얼 모터 시스템이 적용됐고,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609마력, 최대토크는 740Nm에 달한다. 스티어링 휠의 부스트 모드 버튼을 누르면 약 15초간 최고출력이 650마력, 최대토크가 790Nm(80.6kgf·m)까지 치솟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10.9초에 불과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264㎞로 역대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중 가장 강력한 동력 성능을 자랑한다. 공차중량이 2250㎏에 달하지만, 기후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46㎞에 달하고, 복합 전비는 3.7km/kWh다. 현대차의 전기차 기술력이 그야말로 세계 1위란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다.
제네시스는 세계 정상급 ‘달리기 실력’을 내기 위해 기존 GV60 차량 하부를 완전히 새롭게 설계했다. 기존 대비 전폭을 50㎜ 넓히고 전고를 20㎜ 낮춰 롤센터를 대폭 낮춘 차세대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를 적용한 것이다.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스트로크 감응형 전자제어 서스펜션(ECS)과 EoT(End-of-Travel) 제어 시스템이 탑재됐다. 네 바퀴에는 접지력을 높이는 21인치 휠과 275/35/R21 규격의 광폭 썸머 타이어가 장착됐다. 실내에는 통풍, 메모리, 쿠션 익스텐션 기능을 포함한 마그마 전용 파워 10-Way 버킷 시트가 적용됐다.
소프트웨어 특화 기능도 돋보인다. 고속 주행 시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GT 모드’와 주행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스프린트 모드’가 제공된다. 주행 목적에 따라 배터리 온도와 모터 출력을 최적화하는 ‘HPBC’ 시스템과 발진 가속력을 극대화하는 ‘런치컨트롤’ 기능도 탑재됐다. 가상 기어 변속 시스템(VGS)과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이 적용돼 내연기관 스포츠카와 같은 감각적인 주행 질감도 구현한다. 정숙성 확보를 위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드(ANC-R) 역시 기본 적용됐다. 보통 이 정도 성능은 수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들이 냈지만, 전기차 시대에선 1억원도 안 되는 가격에 제네시스가 ‘슈퍼 전기차’를 내놓은 셈이다.
카이엔 일렉트릭. 포르쉐코리아 제공.
◇전동화 영토 확장 나선 ‘로터스와 포르쉐’
영국의 경량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는 순수 전기 하이퍼카 브랜드로의 완전한 변신을 선언했다. 최후의 내연기관 스포츠카 ‘에미라’를 끝으로 엔진 시대를 마감했다. 에미라는 최고출력 405마력을 내는 V6 3.5L 슈퍼차저 엔진 모델과 364마력을 내는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 모델로 운영됐다.
전동화로의 전환은 파격적이다. 로터스의 순수 전기 하이퍼 GT카 ‘에메야’는 듀얼 모터 AWD 시스템이 탑재됐다. 최상위 트림인 에메야 900은 918마력의 최고출력과 100.4kgf·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은 2.78초에 끊고, 시속 80㎞에서 120㎞까지 추월 가속은 단 2초면 충분하다. 공기저항 계수는 0.21Cd에 불과하다. 특히 차세대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듀얼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NVIDIA DRIVE Orin) 시스템이 탑재됐다. 4개의 라이다와 18개의 레이더, 12개의 고화질 카메라(800만 화소 7개, 500만 화소 5개)가 장착돼 최대 200m 반경을 스캔한다.
로터스 최초의 순수 전기 하이퍼 SUV인 ‘엘레트라’ 역시 압도적 제원을 자랑한다. 112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됐고, 705V 전압 시스템을 통해 350kW DC 급속충전기로 20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엘레트라 900 모델은 918마력을 발휘하며 제로백 2.95초를 기록한다. 고성능 트림인 SPORT CARBON 모델에는 리어 모터에 2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실내에는 영국 KEF 레퍼런스 서라운드 시스템과 23개의 스피커가 장착돼 2160W의 출력을 내고, 돌비 애트모스 3D 서라운드 기술이 적용된 것도 돋보인다.
포르쉐는 자사의 최고 흥행 모델인 SUV 라인업의 전동화로 시장 확대를 노린다. 타이칸으로 고성능 전기차 시장의 수요를 확인한 포르쉐는 최근 국내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신형 ‘카이엔 일렉트릭’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월드 프리미어로 데뷔한 이 모델은 카이엔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새롭게 개발된 순수 전기 SUV다. 성능도 ‘역시 포르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제로백은 단 2.5초에 불과하고, 최고출력은 1156마력에 달한다.
공식 딜러사들을 통한 대규모 전시 투어 마케팅도 시작됐다.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는 지난 20일 포르쉐 스튜디오 청담을 시작으로 4월 24일까지 서초, 대치, 부산 센터 및 분당, 송도, 한남 스튜디오에서 순차 전시를 진행한다. 아우토슈타트는 ‘더 카이엔 일렉트릭-퍼스트 룩’을 테마로 일산, 대구, 대전 센터에서 전시한다. 도이치아우토는 내달 17일까지 수원, 광주, 창원 네트워크를 순회하며 신규 오픈한 제주 센터에서는 팝업 전시를 연다. 세영모빌리티도 내달 24일까지 성수 센터와 송파 스튜디오에서 미식 프로그램인 ‘세영 고메 데이’와 연계한 특별 전시를 개최한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