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철준 기자
저출산과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구구조가 급변하고,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의 변화가 활발해지면서 우리 사회에서 복지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기본사회’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국민들이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고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복지의 영역에서 다뤄지던 소득·주거·의료 금융 등에서 다양한 지원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27일 취임한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관은 복지·연금을 아우른 경험을 토대로 정부의 ‘기본사회’ 기틀이 갖춰지고 정부의 역점 복지 정책이 원활하게 정착·수행되도록 힘쓰겠다는 다짐을 드러냈다.
브릿지경제는 이스란 복지부 1차관을 만나 통합돌봄 사업과 그냥드림, 국민연금 개혁 등 올해 정부가 시행하는 복지 정책의 의미와 방향성, 앞으로의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알라딘게임-보건복지부 제1차관을 맡은 지 약 8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가 궁금하다.
“복지부에 30년 가까이 있었지만 차관이 됐을 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막막했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가 세팅되면서 복지부의 국정철학과 맞춰 1차관이 해야 할 일이 뭔지 구체적으로 알고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가지고 매끄럽게 만드는
릴게임갓 노력을 했다. 그렇게 의료급여 부양비를 26년 만에 폐지시켰고,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도 저소득층까지 대상을 넓혔다. 공적 입양체계도 시행하고, 아동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해외 입양 중단도 선언했다. 또 정부 출범 초기에 차관을 맡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5년짜리 장기계획을 직접 창안·발표하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간이
바다신2게임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책을 짤 때 현장과 소통하면서 만들어야 하는데 생각만큼 열심히 다니는데도 현장을 챙기는 시간이 부족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올해 복지부의 역점 정책은 단연 통합돌봄이다. 시범사업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왔지만, 지역에 따라 준비가 미비한 사례도 있어 서비스 편차에 대한 우려가 큰데.
“통합돌봄 사업이
바다이야기게임장 오는 27일부터 시행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을 큰 변화를 못 느끼실 수 있다. 통합돌봄 사업은 대상자가 신청하면 욕구조사를 한 번에 해주고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인데 그 연계서비스가 전국적으로 골고루 있지 않다. 대도시는 인프라를 긴밀하게 연결해주면 되지만, 취약지역의 경우 인프라가 없어 원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이 크다. 이처럼 지역마다 편차가 커서 사업이 시행되더라도 인프라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늘리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서 지역 여건을 반영해 재택의료센터 모형을 갖췄는데 운영이 어려운 곳은 사회서비스원이나 보건진료소 등 공공인프라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역할을 해주려 한다.”
-통합돌봄 사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데 시행 이후 정부 차원의 로드맵이나 운영 방향은.
“우리의 지향점은 노쇠 예방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재택하면서 지내도록 전주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사회 전체를 바꾸는 것이라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비슷한 제도를 시행 중인 일본이나 영국도 정착에 10년 이상 걸렸을 정도다. 또 중앙정부의 사회서비스 전달체계가 중복·유사한 게 많아서 이를 통합하면서 분절적인 전달체계도 고치는 작업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현장을 방문해보면 인프라는 없어도 지역사회만의 장점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옆집에서 돌봐주고 그러는 공동체 의식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만 운영하기보다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예산을 주면 지역사회가 자체적으로 연대의 역할을 해서 서비스 제공 주체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도 해보려 한다.”
-통합돌봄과 더불어 퇴원환자들의 지역사회 연계를 지원하는 사업도 함께 준비하고 있던데.
“퇴원환자 연계도 27일부터 할 예정이다. 시행 전 조사를 해보니 퇴원해서 집에 왔다가 관리가 잘 안돼서 다시 시설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이분들은 평가 판정을 받는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어 별도의 평가 없이 한 달간 노인맞춤돌봄(노인맞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사이 평가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다만 어려운 점은 대부분은 자기가 사는 지역 주변의 병원을 가지 않는다. 서울이나 대도시권의 큰 병원으로 다니다 보니 지자체가 병원들과 계약을 해도 퇴원하는 사람이 그 지역사회에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연계 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에 퇴원하는 분이 어디 계신지 주소지를 확인하고 그분들께 지역 병원 연락처를 알려드리려고 한다.”
-‘그냥드림’ 사업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데 현재까지의 평가는 어떤지 궁금하다.
“이 대통령께서 경기도지사 시절에 추진하셨던 걸로 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에 생계 문제가 늘면서 이 사업을 하셨고 성과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노인 빈곤율이 높은 상황이고 생계형 범죄와도 연결되고 있어서 경기도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작년 12월부터 그냥드림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229개 지자체 중 68곳(129개 센터)에서 참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5만7000명이 이용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처음 오면 그냥 음식만 지원받지만 두 번째 방문부터는 상담을 받게 되는데 그 과정을 통해 위기가구 670여명을 발굴했다. 이게 작은 숫자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운영하지 않았고 기간도 짧았는데 그냥드림 사업이 아니었으면 발견하지 못했을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참여 지자체와 센터를 확대해 연내 전국 모든 시·군·구마다 최소 1곳씩 총 30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범사업을 운영하면서 금융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많은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데.
“신한금융그룹에서 45억원(2025년 15억원, 2026년 30억원)을, 한국청과에서 2억원을 지원해 물품 구입비로 사용했다. 지금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빨리 늘어나고 있지만 여러 기업에서 관심을 갖고 있어서 지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을 더하자면 기업들이 자기가 가진 핵심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줬으면 한다. 현재 난임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사 머크는 난임 부부를 교육하는 활동을 하고, 메가스터디에서는 보호아동에게 강의를 지원해주고 있다. 삼성은 자립청년을 지원하면서 집도 지어주지만 그들이 일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업체에서 인턴 근무를 연계하고 있다.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기업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활용된다면 올바른 방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식품 기업들이 그냥드림 사업에 많이 참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철준 기자
-고령화 심화에 맞춰 증가하는 치매에 대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이 발표됐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현재 고령층 치매 환자가 101만명이고 경도인지장애를 합치면 425만명에 달하는 등 꽤 많은 분들이 인지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치매에 대해 고민할 사안인데 이제 치매에 걸리더라도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계획에는 치매 안심센터에서 쓰고 있는 진단 도구를 개발해 치매를 미리 발견하고, 발견된 분들은 돌봄이 잘 이뤄지도록 주간보호시설 이용기간을 늘렸다. 또 재산권 보호 방안으로 재산관리서비스와 공공후견인 제도를 종합계획에 담았다.”
-현재 치매머니가 172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맞춰 정부에서도 치매재산안심관리서비스를 마련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지.
“172조원의 치매머니가 모두 주인이 없다고 볼 순 없지만 치매에 걸리면 돈을 못 쓰게 되는 상황이라 그 전에 뭔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치매가 오기 전에 나의 재산은 누구에게 맡긴다는 것을 먼저 정할 필요가 있다. 치매재산안심관리서비스는 본인 또는 후견인이 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비용을 지출할지 정해 국민연금공단이 관리를 하게 된다. 올해 사업목표는 750명인데 치매가 이미 진행되면 의사결정이 어려운 만큼 경도인지장애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법정후견인이 없는 분들은 우리가 공공후견인을 선임한다. 후견인이 어르신을 대신해서 재산을 관리해주게 되는데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민간 신탁사업에서는 10억원 이상부터 관리를 해준다고 해서 우리는 10억원 미만으로 금액을 설정했다. 그리고 치매에 걸리신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건 돌봄이기 때문에 통합돌봄 또는 치매안심센터 등과 연계도 지원할 예정이다. 복지부 사업은 대개 저소득층 위주로 운영하는데 치매 재산 관리는 부탁하는 사람이 다 저소득층은 아니기 때문에 중산층에서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공짜로 관리할 수 없는 만큼 수수료를 실비로 부담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저소득층뿐 아니라 수요가 필요한 어르신들도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시범사업을 설계하려 한다.”
-지난해 사회복지정책실장으로 재직하면서 18년만의 국민연금 개혁에 기여했다. 올해부터 개정된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신지.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이 28년 만에 이뤄졌다. 2008년에는 소득대체율을 낮추고 기초연금만 도입했는데 보험료와 소득대체율을 함께 올림으로써 재정안정과 소득보장을 같이 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라고 본다. 다만 이번 개혁이 완전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는 못한 만큼 아쉬움도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2065년에서 2071년으로 더 오랜 기간 유지되겠지만 계속해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보험료율 인상은 8년간 0.5%씩 오르는 만큼 더 높일 수 없는 부분이고 대신 기금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과 기초연금 개편 등 다층 체계의 틀 속에서 노후소득 보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개혁이 더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연금개혁은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여서 젊은 층에서는 여전히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크다. 이러한 인식에 대응하기 위한 향후 연금개혁의 방향성은.
“제가 마케팅 쪽 공부를 한 적이 있는데 보통 제품을 홍보할 때 경험을 소개하게 된다. 그런데 연금은 경험을 젊은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없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수급을 받는 사람들이 우리가 내는 돈을 갖고 받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원칙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노후 준비는 평상시에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심각한 젊은 사람들한테 미래를 준비하라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인데 그래서 국민연금 의무가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사회보장제도의 원리와 목적을 설명하면서 기금 소진이 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만들도록 노력하는 점도 소개하고 젊은 층을 위해 군 크레딧·출산 크레딧 제도도 고민하고 있다고 알리는 등 지속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인구정책에 대한 구체적 플랜 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저출산 고령화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정부가 저출산·고령화로 대표되는 지금의 인구 문제를 인구 전략으로 바꾸는 걸 고민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이름을 바꾸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그동안은 단순히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만 접근했다면 이제는 인구문제 전체를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으로 바뀔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방식으로 노인들을 돌봐주는 것도 필요한 상황이다. 또 이들이 가진 경험이 사장되지 않도록 노인일자리 등을 통해 활동을 활성화하고 산업 분야에서도 에이지테크(Age-Tech)를 성장 동력으로 가져가는 것도 고민을 해야 한다. 앞으로 인구전략위원회가 만들어져서 부처 간에 논의를 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서비스에 AI를 도입·접목하겠다는 계획도 세우셨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추진하실 계획인지. 그리고 어떤 기대효과를 줄지 궁금하다.
“AI 도입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하나는 복지 행정을 효율화하는 것으로, 위기가구를 발굴할 때 AI로 미리 감지하고, 나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에이전트가 알려줌으로써 일하는 사람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나머지 하나는 스마트홈과 스마트 시설인데 스마트홈은 상호운용을 통해 기기에서 생산한 데이터를 플랫폼화하는 것이고 스마트 시설은 돌봄 노동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시설에 계신 분들의 서비스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이미 많은 기술이 개발돼있다. 이런 기술에 지능을 조금 붙이려는 계획이 있다. 일단 오는 10~11월쯤 우리가 상상하던 스마트홈과 시설을 선보이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소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스란 차관은 누구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서울 출신으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카네기 멜런 대학교에서 보건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행정고시 40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국민연금정책과장 등을 지냈으며 2019년 국장으로 승진해 건강정책국장, 연금정책국장을 맡으며 보건과 복지를 아우르는 경험을 쌓았다.
2024년 6월에는 사회복지정책실장으로 임명돼 18년 만의 국민연금 개혁안 추진을 지휘했으며 지난해 6월 복지부 제1차관으로 임명돼 현재 활동 중이다.
대담=권순철 정치경제부장 정리=이한빛 기자 hble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