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얼마나 사회에서 말을 안 들었으면 여기까지 왔을까’하며 수용자들을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인간적으로 대하면 교화되는 모습을 여럿 보았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에서 권오영 교감이 법무부 호송차량을 운전하고 있다./서울남부교도소
권오영(57) 교감은 1995년부터 30년 넘게 서울남부교도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 교도관’이다. 서울남부교도소는 수용자 의료전담기관으로 중증 환자나 정신질환자, 노인 수용자 등이 주로
릴게임사이트추천 모여 있는 교정 시설이다. 이곳에서 줄곧 근무한 권 교감은 총무과, 보안과, 직업훈련과 등 모든 과를 거쳤다.
◇하루종일 벽만 보는 수용자 극단적 선택할까...가족 집 찾아가 생활 살펴
교도관들은 근무 중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수용자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고를 일으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교정 시설 과밀
바다이야기무료머니 화에 따라 수용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다른 수용자나 직원을 폭행하는 교정사고는 매년 오름세다. 2024년에 발생한 교정사고는 총 1873건으로, 2019년(1000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권 교감은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수용자들을 유심히 관찰한다. 권 교감은 “어느 날 한 수용자가 내내 벽만 보고 있길래 저러다 극단적
온라인골드몽 선택을 할 것 같아서 상담을 해보니, 중국 국적 아내와 다섯 살배기 딸을 두고 들어왔다더라”며 “주소를 물어 찾아갔더니 모녀가 냉장고도 없는 반지하 월세방에서 살고 있었다”고 했다. 권 교감은 사비를 털어 김치냉장고와 아이가 쓸 문구용품을 사서 전달했다. 권 교감은 “누구도 그렇게까지 하라고 시키지 않지만, 수용자들 사연을 듣다 보면 저절로 하게 되더라”
백경릴게임 며 “단순히 선행을 베푼다기보단 교정 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출소한 수용자들과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는다. 성폭력을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온 한 20대 수용자가 자살 충동에 시달리자, 권 교감은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해서라도 바르게 살아야 하지 않냐’며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고 한다. 컴퓨터 자격증을 따
릴게임사이트추천 고 싶다는 말에 그는 자격증 실기 교재와 연습용 키보드를 사서 건넸다. 10년 전 출소한 이 수용자는 컴퓨터 자격증 1급까지 취득한 뒤, 신학대에 진학했다. 현재는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직원 식당선 영양사, 병원 출정 땐 간병인...‘1인 다역’ 위해 각종 자격증 섭렵
교도관의 기본 업무는 계호(戒護)이지만, 현실에선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 예컨대 수용자가 외부 병원을 나갈 일이 생기면, 교도관은 간병인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 권 교감은 “수용자가 입원하게 되면 손발에 수갑을 채워 병원 계호를 나가는데, 거동이 불편할 경우 부축해주거나 밥을 먹여주기도 한다”고 했다.
2005년 직원 식당을 담당했을 땐 조리사나 영양사가 없어 직접 요리책을 뒤적이며 식단표를 짜기도 했다. 식당에서 일하는 수용자들을 제대로 진두지휘하기 위해 그는 퇴근 후 요리학원에 다니며 한식·일식·중식·양식 자격증을 전부 땄다. 교정 시설엔 민간인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어, 쌀포대를 실은 운반차를 교도소 안까지 몰고 들어가기 위해 1종 대형면허도 취득했다.
전국 교정시설엔 수용자들이 재판에 출석하거나 다른 시설로 이감될 때 이들을 태우는 호송차가 있다. 작게는 9인승 승합차부터, 크게는 42인승 대형 버스 크기다. 대형면허를 갖게 되니 일거리가 늘었다. 운전원이 부족할 때마다 직접 호송차 운전대를 잡게 된 것이다. 2018년엔 1년 동안 정식 운전직 교도관으로 발령받아 전국으로 호송차를 몰기도 했다. 이런 탓에 그에겐 ‘남부의 홍반장’이란 별명이 붙었다.
권 교감은 교도소 밖에서도 ‘범죄를 예방하자’는 신념으로 꾸준히 선행을 실천한다. 교도소 인근 고아원을 한 달에 한 번꼴로 방문하고, 서울남부교도소 야구팀 ‘남부캡틴스’의 감독을 맡아 매년 자선 야구 경기를 연다. 그는 밸런타인데이였던 지난 14일에도 양손 가득 초콜릿을 들고 고아원 아이들을 찾았다.
밸런타인데이였던 지난 14일 권 교감이 고아원 아이들에게 선물한 간식들./독자 제공
◇“과밀화에 수용자 밀어넣기 급급...교도관 처우 개선 돼야”
정년 퇴임을 3년여 앞둔 권 교감은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수용자들이 매일 밀려 들어오니 4명이 지내는 방에 6~7명을 넣고, 그러다 보면 싸움이 붙고 사고로 이어진다”며 “수용자에 대한 교정·교화는 뒷전이고 당장 닥친 일을 막기에 급급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서울남부교도소의 수용률은 130%에 육박한다. 전체 교정시설의 평균 수용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권 교감은 “시설 확충이나 인력 증원, 법적으로는 가석방을 늘리는 대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법무부는 교정 시설 과밀화 해소를 위해 올해부터 가석방 인원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