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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21세기



울산소설가협회(회장 김태환)이 반년간지 『소설 21세기』 제47호(2025 겨울호)를 발간했다.

이번 호는 울산 지역 작가들의 깊이 있는 시선과 인간 존재에 대한 치열한 탐구가 돋보이는 단편들로 채워졌다. 울산 소설가들이 발굴해낸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독자들에게 인간 삶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는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선물이 될 것이다.
강이라의 「오늘의 역사」는 무명의 시인 '모영'과 희곡작가 '영진'이 예술가로서 겪는 경 릴게임종류 제적 빈곤과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도,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을 통해 자신의 삶과 예술의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을 담았다.
강정원의 「야행(夜行)」은 연쇄 산불 범죄인 '대정산 불다람쥐'로 체포된 남편과 그를 지켜보는 아내의 심리를 그렸다. 산업재해 현장에서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한 남편의 트라우마가 '불'이라는 뒤틀린 속죄 방식으로 표출되는 과 바다이야기무료 정을 참혹하고도 애틋하게 묘사했다.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의 「거미의 집」은 노모의 유산(집)을 둘러싼 자식들의 욕심과 어머니의 한 맺힌 과거를 대조시킨다. 평생 자식 뒷바라지에 헌신하며 자신의 삶을 갉아먹은 어머니의 위대한 희생을 처마 밑 거미에 비유하며 묵직한 울림을 준다.
김태환의 「초록 백로」는 포크레인 기사인 모바일릴게임 주인공과 신비로운 피아니스트 여인의 교감을 다룬다. 신체적·정신적 결핍을 가진 두 남녀가 소나무 아래에서 음악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감각적인 문체로 풀어냈다.
김화순의 「비를 맞고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다」는 서른네 살 고영의 이별과 퇴사, 그리고 새로운 길을 찾는 여정을 그렸다. 어머니의 낡은 우산처럼 무거운 가족의 짐을 야마토게임방법 짊어지고 살아온 주인공이 비 오는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자신의 미래를 직시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렸다.
박마리는 「중산 157에는 검은 낙조가 산다」를 통해 치매 노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의 시선으로 고령화 사회의 비극을 다뤘다. 정신이 흐릿한 노모와 그런 어머니를 짐스러워하며 유산을 가로채려는 딸 사이의 갈등을 통해 효(孝)의 의미와 인간 릴게임사이트 존엄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서찬임의 「모래인형」은 중국에서 온 관광객과 그를 통화하며 이권을 챙기려는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려 하지만 결국 파도에 씻겨가는 모래인형처럼 허망하게 끝나는 인간 관계의 덧없음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심은신의 「카이로스의 시간」은 독일에서 선교 활동 중인 옛 친구 영민과 화가 윤희의 재회를 그렸다. 티베트와 네팔 등 오지에서 고난의 길을 걸어온 선교사의 삶과 세속적 성공을 누리는 친구의 삶을 대조하며, 물리적 시간(크로노스)을 넘어선 의미의 시간(카이로스)을 성찰하게 한다.
이양훈의 「심자란」은 울산 동헌을 배경으로 한 환상적인 시대물이다. 당직 근무 중 만난 의문의 여인 심자란과 조선 시대 실존 인물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엮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울산의 역사적 공간을 신비롭게 재구성했다.
이 외에도 경남소설가협회 회원인 유문두 작가의 지역작가 교류전 작품 「존재의 이유」 등이 수록되어 풍성함을 더했다.
한편, 울산소설가협회는 23일 오후 6시 울산문화예술회관 토스카에서 『소설 21세기』 제47호와 세 번째 앤솔러지 『울산 이야기꽃』 출간 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