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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고평석 (주)엑셈 대표)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가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서는 중요한 계기가 필요하다.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피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이런 일이 가능하다. 미국은 1929년 대공황의 충격이 컸다. 은행, 제조업 등 모든 분야가 무너졌다. 이때 은행 개혁이 이뤄졌고 국가가 기업을 통제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와그너법'이 제정됐다. 테네시 계곡 개발공사(TVA)로 대표되는 대규모 공공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 '뉴딜 정책'도 이때 진행됐다. 때마침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미국은 국가 자원을 총동원해 전 야마토통기계 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Freepik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구축된 세계 질서와 미국 중심의 평화는 21세기 초반부터 서서히 흔들렸다. 미국 경제가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다. 무엇보다 모든 분 오션파라다이스예시 야에서 중국의 부상이 위협적이다. 그러던 차에 SF영화에서나 볼 법한 AI가 손에 잡히는 수준에 도달했다.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이 미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듯이, AI가 또 한 번 그런 계기를 마련해 주지 않을까. 미국은 분명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2022년 11월에 챗GPT를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AI 열풍을 불러일으킨 오픈AI가 2025년 체리마스터모바일 10월에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에 제출한 문건에서 그 힌트를 엿볼 수 있다.
이 문건에서 오픈AI는 AI가 산업·경제·안보 혁신의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말 그대로 미국을 한 단계 더 올려놓고 다른 국가들과의 격차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전략적 기술로 보는 것이다. 문건은 미국이 AI 분야에서 세계적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해 몇 가지 중요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명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이 10월31일 경주 APEC 회의에서 AI 역량 고도화 관련 협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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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백악관에 제출한 문건
첫째, 전력 생산 능력의 확보가 필요하다. 미국의 전력 생산 한계 때문에 AI 발전이 더뎌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국과 비교해서는 심각한 수준이다. 작년에 중국은 429GW의 전력 용량을 새롭게 확보했는데, 미국은 겨우 51GW 수준에 그쳤다. 중국의 10% 조금 넘는 수준이다. 오픈AI는 미국이 적어도 한 해에 100GW 규모의 신규 전력 용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AI 발전의 주요 요소들이 모두 전력 생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력 확보를 위한 정부 규제 완화도 필수다. 환경영향평가 절차도 간소화해야 하며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즉시 착공을 위해 패스트트랙 승인 제도 도입이 절실하다. 물론 전력 시설 및 AI 데이터센터의 최적 운영과 에너지 절감을 위해 AI 역할이 중요하다.
둘째, AI 인프라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절실하다. 오픈AI는 이미 텍사스·뉴멕시코·오하이오·위스콘신 등 6개 주에 AI 슈퍼컴퓨팅 데이터센터 '스타게이트(Stargate)'를 3년간 4000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에너지 효율, 제조 기반 확대,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을 동시에 목표로 한다. 흥미로운 제안도 포함돼 있다. 향후 '스타게이트'를 '국가안보 전용 스타게이트(Classified Stargate)'로 확장해 국방, 정보기관용 기밀 AI 데이터센터를 별도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해외 공급망에 의존하지 않는 산업 기반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반도체뿐 아니라 트랜스포머, 전력강판, AI 서버, 데이터센터 설비 등 제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 석유 비축처럼 AI 기술 발전을 위한 중요 자원인 구리·알루미늄·희토류 등 반도체 원재료의 전략적 비축이 필수다.
끝으로 미국 노동자 재교육이다. 오픈AI는 AI 경제 시대의 새로운 직업 훈련 생태계 구축을 위한 'AI 허브' 모델을 제안했다. 오픈AI 아카데미를 통해 250만 명 이상을 교육할 것이며, 오픈AI 인증서로 향후 5년간 1000만 명의 AI 기술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한다. 지역 커뮤니티 단위로 부모 및 학생 대상 AI 체험, 교육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 이렇듯 세계를 이끌어온 미국도 새로운 AI 시대를 맞이해 위기 의식을 느끼며, 자신들을 업그레이드할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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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원전 1기의 절반 전력 필요?
경주에서 열린 APEC 2025에서 우리는 크게 기쁜 소식을 접했다. GPU 26만 장을 2030년까지 확보하게 된 것이다. AI 기술 발전에 필수적 요소인 GPU 보유 숫자만으로 이미 한국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강에 올라서게 되었다. 어렵게 확보한 GPU 26만 장이 우리나라를 한 단계 위로 올려놓는 계기가 되려면 어떤 것들이 뒷받침되어야 할까.
GPU는 널리 알려진 대로 엄청난 양의 전기를 잡아먹는다. 26만 장의 GPU를 동시에 구동시키려면 70~80MW급 AI 데이터센터 5~6곳이 필요하다. 참고로 울산에 짓고 있는 SK AI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150MW급)로 대략 GPU 10만 장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대형원전 1기의 전력 생산량 절반 정도가 사용되는 셈이니 엄청난 전기를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충분하고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수많은 GPU가 사용되려면 수요처도 확실해야 한다. 각 기업, 공공기관, 중앙부처가 양질의 데이터를 꽤 많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GPU 수요가 단순히 생성형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스마트팩토리, 버추얼 트윈 등 제조 분야, 전력망 예측 등 에너지 분야, 자율 무인 체계를 위한 국방 분야, 영상 AI와 신약 개발을 위한 의료 및 바이오 분야,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행정 분야의 데이터들이 GPU 26만 장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몇몇 분야에서는 아직 양질의 데이터 확보나 그 후 AI를 활용한 발전 방향 설계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으니 속도를 내야 한다.
전제 조건들이 충족되면, 진정한 AI 주권 확보가 가능해진다. 우리는 아직 GPU 70% 이상을 해외 클라우드에 의존하고 있다. GPU 수출 통제, 정치적 갈등 등 여러 종류의 공급망 위기가 나타날 경우 우리의 AI 기술 발전은 멈출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26만 장의 GPU가 확보된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우리에게는 재조산하(再造山河)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