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주간으로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릴게임가입머니 구기자 [연합뉴스 자료 사진]
구기자(枸杞子)는 한방 약재로 그 이름부터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삶을 품고 있다. '구'(枸)는 탱자나무의 가시를, '기'(杞)는 고리버들처럼 늘어진 가지를 뜻한다. '자'(子)는 열매를 의미한다. 옛사람의 눈으로 본 구기자나무는 거친 생명력과
바다이야기릴게임 유연한 순응을 동시에 품은 식물이었던 셈이다.
전설과 생활 속에서 구기자는 건강과 장수의 상징이었다. 오랜 세월 장수하는 집이나 마을의 우물가에는 구기자나무가 뿌리 내리고 있었다. 그 뿌리가 우물물에 약효를 스며들게 했다는 이야기, 그래서 마을 사람이 무병장수했다는 설화는 고대 동아시아의 '약수'(藥水) 신앙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야마토구기자의 용처는 중국 고대 궁정과도 연결된다. 진시황제는 불로장생을 찾기 위해 수많은 약재를 모았는데, 당시 궁중 장수약 '오로환동환', '칠보미발단', '연령고본환' 등에는 공통으로 구기자가 들어갔다고 전한다. 그래서 구기자가 불로초(不老草)의 원형이었다는 신화적 해석도 생겨났다.
실제로 구기자는 동아시아의 역사서·의서·설화에서
사이다쿨 근력 강화, 원기 회복, 무병장수의 약으로 묘사된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한방 고서와 산림경제, 임원경제지 같은 실용 백과에서도 구기자는 "음을 보하고 간을 튼튼하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기운을 끌어올린다"고 나와 있다.
구기자의 효능은 근현대 과학에서도 검증되고 있다. 대표 성분인 베타인(betaine)은 간세포 재생과 지방간
바다이야기릴게임 개선에 효과적이다. 최근 연구는 구기자 추출물이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혈당 강하, 항비만 효과, 신경보호, 면역력 강화, 항산화·항노화 작용을 가진다는 점을 밝혀냈다.
루틴, 리놀렌산, 비타민 C·A가 풍부해 노화 방지·혈관 건강·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주며, 비타민 B1·B2, 다양한 아미노산·미네랄이 신경 보호와 피로 개선을 돕는다. 구기자는 실로 온몸 건강에 기여하는 웰빙 식품이라 할 만하다.
전통적으로 한의학에서는 구기자를 '간의 열을 내리고 눈을 밝히는 약재'로 사용해 왔다. 실제로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구기자 추출물이 치매 유전자 감염 쥐의 해마 신경세포 기능과 기억력, 치매 원인 물질을 개선했다는 보고가 있다.
구기자는 8월 중순부터 11월까지 빨갛게 익은 열매를 수확해 약재와 식용으로 활용된다. 열매 외에 뿌리(지골피), 잎, 줄기까지 모두 차나 약재, 식품 원료로 쓰인다. 그래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 불린다.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기자 최대 생산국이며, 우리나라는 청양(충남)이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만큼 명산지로 손꼽힌다. 진도(전남), 경북, 일본에서도 재배된다.
이런 뛰어난 약성과 문화적 상징성은 다양한 전통주로도 이어진다. 청양의 둔송구기주(芚松枸杞酒)는 150여 년 전부터 청양 하동 정씨 종손 가문에서 대를 이어 비법이 전수된 가양주다. 조선 숙종 대의 실학자 홍만선, 서유구 등도 이 술의 효과를 기록했으며 현존 대한민국의 대표 명주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현재는 하동 정씨 10대 종부인 임영순 명인이 충남 무형문화재(제30호)와 대한민국 식품명인(제11호)으로 선정돼 그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구기주는 구기자 열매, 잎, 뿌리(지골피)를 모두 사용하고, 쌀·누룩 외에 두충, 감초, 들국화 등 다양한 약초가 더해진다. 은은한 단맛과 맑고 깊은 뒷맛으로 '불로장생주'라 불리며, 청양지역 특산 전통주로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
청양둔송 구기주 [제조사 홈페이지 캡처]
청양 아리랑주조의 구기자 막걸리, 구기홍주, 진도 아리랑구기자막걸리, 경주의 신라주 등 전국 각지의 다양한 구기자 술이 한국 약용식품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그 효능과 명맥은 오늘날 건강기능식품, 음료, 건강주로까지 폭넓게 이어진다.
(왼쪽)구기자 막걸리와 구기홍주, 칠장주 탁주, 진도 아리랑 구기자 막걸리 [제조사 홈페이지 캡처]
구기자는 인삼, 하수오와 함께 '동양 3대 명약'으로 꼽혀왔다. 요즘은 고품질 생산, 효능 입증, 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전략 연구가 활발하며, 그 성분과 효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각종 임상 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한편, 청양에서는 청양고추와 함께 구기자를 테마로 한 '청양고추 구기자 축제'가 열린다. 26회를 맞이한 이 지역축제는 체험·전시·공연이 어우러진 가족형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전통 약초·식품 문화의 벨트가 생활과 지역경제, 농업혁신, 건강과 직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양고추 구기자 축제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처럼 구기자는 동아시아 전통의 역사와 현대 과학이 교차하는 대표적 건강식품이다. 천 년 이상의 임상과 기록, 최신 연구와 생활 속 실천을 아우르며, 그 문화적·생물학적 가치가 세계적으로 재발견되고 있다. 구기자 산업의 미래는 과학적 효능과 건강 가치를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더욱 큰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신종근 전통주 칼럼니스트
▲ 전시기획자 ▲ 저서 '우리술! 어디까지 마셔봤니?' ▲ '미술과 술' 칼럼니스트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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