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4월20일)을 앞둔 2025년 4월18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에서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매년 사법부 판결을 분석해 장애인 인권의 ‘디딤돌’이 되는 판결과 ‘걸림돌’이 되는 판결을 선정해왔다. 2025년에도 법조인 33명, 유관기관·학계·시민단체 위원 4명이 장애 관련 판결 3천여 건(2024년 1월~12월)을 검토해 ‘디딤돌 판결’ 13건과 ‘걸림돌 판결’ 5건, ‘주목할 판결’(고민을 불러일으킨 판결) 7건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검증완료릴게임 오늘날 장애인 인권 현주소를 보여주는 판결 5건을 소개한다. _편집자
걸림돌: 고위공직자의 장애인 비하, 모욕으로 인정되지 않다(서울고등법원 2022나2018233)
국회의원인 피고들(5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의, 기자회견, 논평 등에서 상대편을 비난할 목적으로 장애를 빗댄 표현(외눈박이, 절름발이, 꿀 먹
릴게임온라인 은 벙어리, 집단적 조현병 등)을 썼다. 장애인 당사자로 구성된 원고들(지체·시청각·정신장애인 당사자 5명)은 이런 표현이 수치심·모욕감·좌절감을 줄 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며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발언이 장애인에 대한 혐오를 공고히 한다고 판단했고 사회적 지위(고위공직자)를 고
바다이야기릴게임 려할 때 적절치 못했다고 평가했지만, 모욕죄는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피해자는 특정돼야 한다며 장애인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선정위원인 이인영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정책사업국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낙인이 차별로 이어져온 역사 때문에
바다신2릴게임 제정된 법률로 제4조 1항 4호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불리한 대우를 표시·조장하는 광고’를 차별행위 중 하나로 두고 있다”며 해당 판결을 걸림돌로 평가했다.
걸림돌: 정신장애 있으면 노동 가능성도 없다?(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2023가합10520)
정신장애인 ㄱ씨는 ㄴ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곳
야마토게임하기 에서 간호사 ㄷ씨는 ㄱ씨가 취침 시간인 밤 9시를 넘겨 자신의 병실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ㄱ씨의 멱살을 잡아끌어 넘어뜨렸고, ㄱ씨는 머리를 바닥에 강하게 부딪쳐 외상성 경막외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간호사 ㄷ씨와 ㄴ병원에 대해선 의료법위반죄 등으로 형사 유죄판결이 확정됐으나 법원은 ㄱ씨가 조현병 등 정신질환으로 이미 노동능력을 상실한 상태라고 판단, 사망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 중 일실수입과 관련한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ㄱ씨가 사망하기 20년 전부터 조현병으로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 해당됐다는 점, 지속적으로 입원치료를 받는 등 조현병 증상이 계속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근거로 했다. 선정위원인 김경수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비장애인의 경우 무직자·미성년자·학생 등의 경우도 일실수입이 인정되는데, 장애인의 경우 노동능력 상실을 쉽게 단정했다”며 “정신장애인의 취업 및 경제활동이 가능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사회 현실을 외면했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판결: 정신병원에서 적절 의료 조치 않은 과실, 공동불법행위 인정(수원고법 2023나14953)
조현병이 있는 ㄱ씨는 치료를 위해 폐쇄병동에 입원했으나 입원 다음날 샤워장에서 2시간 동안 과도하게 물을 마셔 중등도 이상의 급성 저나트륨혈증에 이르게 됐다. 치료를 위해 전원했지만 전원된 병원에서도 부적절한 치료로 영구적 뇌손상을 입어 일상생활이 어려운 지경이 됐다. 재판부는 의료법인 ㄴ과 ㄷ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샤워실이라 하더라도 관리 및 보호 의무가 있고, 1차 사고를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또 전원한 병원은 저나트륨혈증을 치료하면서 부적절한 급속 교정을 하는 과정에서 2차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에 피고 의료법인들이 ㄱ씨(1억3089만2745원)와 어머니(1500만원)에게 재산상 손해 및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선정위원인 이한결 경기동료지원쉼터 센터장은 “정신병원은 특성상 폐쇄적이며 피해자가 증거를 수집하기 제한적”이라며 “일부 정신과 약물이 저나트륨혈증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음에도 이런 약물 사용과 관련한 책임은 부여되지 않고, 이런 약물이 본인 의사에 반해 강제 투약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지 않고 있다”고 주목 이유를 설명했다.
디딤돌: 장애인 편의점 접근권, 이제까지 기본권 아니었다(대법원 2022다289051)
소규모 소매점의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장기간 면제해온 행정입법의 부작위(법적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하지 않은 것)를 위법으로 보고 국가배상을 일부 인정한 사례. 원고(지체장애인·유아차사용자)는 피고(대한민국)가 정한 소규모 소매점 ‘편의시설 설치 의무 면제’ 시행령 규정(바닥면적이 300㎡ 미만이면 편의시설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 때문에 장애인의 접근권이 수십 년간 제도적으로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행정입법 의무를 불이행한 부작위로 인해 장애인이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등편의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장기간 실현되지 못했다고 보고, 지체장애인 원고 2명에게 각 10만원의 위자료를 인정했다. 선정위원인 전근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장애인의 ‘접근권’을 헌법에서 도출되는 기본권으로 자리매김하고, 행정입법의 장기적 미비가 반복적 권리침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국회가 부여한 위임 취지(장애인의 실질적 접근 보장)를 행정입법이 따라가지 못할 경우, 국가에 개선입법 의무 불이행에 대한 위법과 배상책임까지 물을 수 있음을 인정한 희소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디딤돌: 국선변호인도 없이 정신장애인 재판 진행? 위법 판단(대법원 2024도4202)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를 가진 피고인은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고, 검사는 항소했다. 2심은 피고인에 대해 국선변호인도 선정하지 않은 채 2회에 걸쳐 공판기일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피고인은 2심 판결에 대해 상고하며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 자신이 ‘생계급여 일반수급자’라는 증명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국선변호인 선정 절차를 취해야 했는데 게을리 진행했다고 보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선정위원인 김진영 변호사(재단법인 동천)는 “장애인의 사법접근권, 국선변호인 선정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특히 정신장애를 가진 경우 수사 및 공판 절차에서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조차 보장되지 않기 십상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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