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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매년 몇 차례씩 독도를 답사해 올해로 20년째 독도 탐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DMZ평화동행'이라는 단체를 운영하는 안재영 관장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회원 30명과 선원 5명이 함께 범선 코리아나 호(선장 정채호, 78세)를 타고 3박4일간 울릉도·독도 항해에 나섰습니다. 독도 교육 강사로 범선에 승선해 독도를 찾아가는 이번 항해는 저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입니다.
어둠을 헤치고 밤바다를 가른다
2025년 6월 18일 수요일 오후 2시, 범선 코리아나호는 경북 울진군 후포항 마리나를 출항합니다. 일기예보에서 오늘과 내일은 날씨가 좋다고 합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으FX외환거래
로 천천히 방향을 돌리고 돛을 펼쳐 안정적인 항해에 나섭니다. 바다는 잔잔해도 하늘 바람이 불어 범선 항해에는 최적의 날씨입니다.
먼바다로 나오면서 바다에 약간씩 너울 파도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대원들이 뱃멀미로 고생하기 시작합니다. 독도까지 예상 항해 시간은 18시간입니다. 항해 내내 크고 작은 요동이 일정한 간격으로 끊임없이 반복릴게임설치
됩니다. 육지에 내려도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날 정도지요. 요동치는 배는 점점 짙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선상에서 노래를 부르고 담소를 나누며 낭만을 즐기던 대원들이 찬바람과 튀어 오르는 파도를 피해 하나둘씩 선실로 들어갑니다. 저도 선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다가 다시 갑판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하늘과 바다 모두 캄캄합니다. 파DDE파일
도 소리와 초롱초롱한 별만이 보입니다. 어둠의 경계를 알 수 없어 문득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새벽녘 반달이 유난히 밝게 빛나 달무리를 이루었고, 그 달빛에 별들은 희미하게 보입니다. 배는 어둠 속 밤바다를 가르며 나아갑니다. 설레는 마음과 어둠 속을 항해하는 미묘한 두려움이 함께 다가옵니다. 독도 근처에 다다르자 닻을 내린 오징어잡이 배 일정이흑
50여 척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모처럼 오징어가 풍년이라 어부들의 삶이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항해 중 일몰.
황홀한 독도 일출
순풍이 불어 예상보다 2시간 빠르게 독도에 닿을 수 있었습트리플플러스
니다. 일출 시각인 오전 4시 50분에 맞추어 독도 부근에 도착한 것은, 그야말로 하늘이 돕지 않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행운입니다. 후포항을 떠난 지 약 15시간의 항해 끝에 6월 19일 새벽 4시 45분, 독도 앞바다에 도착했습니다.
붉은 여명이 독도를 감싸고 있습니다. 거대한 해산이 온 세상의 정기를 한 몸에 품은 듯합니다. 태산 같은 감동이 물결처럼 밀려옵니다. 서도 서쪽 탕건봉 옆, 해무 위로 태양이 둥글게 떠올랐습니다. 배를 앞으로 움직여 달라고 부탁해 동도와 서도의 중심부로 이동시키니, 태양이 수평선에서 약간 위로 솟아올랐습니다. 일 년에 몇 번 보기 어려운 황홀한 일출 광경입니다. 멀리서 괭이갈매기 떼가 날아와 배 주변을 휘감아 돕니다. 아름다운 일출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룹니다.
마이크를 잡고 독도의 지명과 바위 이름, 독도 현황 등을 설명합니다. 배를 타고 동도에서 서도까지 한 바퀴 돕니다. 오전 6시경 북동쪽을 향하고 있는 '한반도바위'에 해가 비추는 순간을 포착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진귀한 장면입니다.
부두에 내려 계단을 오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올해 비가 많이 왔는지 모든 식물이 튼실하게 자라 10여 년 만에 보는 최고로 좋은 식생 상태입니다. 계단 주변에 사는 괭이갈매기 새끼들은 덩치만 컸을 뿐 아직 어려서 회색빛입니다. 어미 뒤를 졸졸 따라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오전 8시 40분, 독도 동도 부두에서 울릉도로 출항합니다. 해는 중천으로 떠올라 따갑게 내리쬡니다. 갑판 위는 뜨거운 방열판처럼 변해 대원들은 조그만 그늘을 찾아 쉬고 있습니다. 밤새 뱃멀미로 고생하고 좁은 선실에서 잠을 설친 탓에 모두 조금씩 지쳐 보이는 표정입니다. 배는 죽도 외곽을 돌아 7시간 항해 끝에 오후 3시 40분, 울릉도 북쪽에 자리한 아름다운 현포항 부두에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 저녁은 배 위에서 대원들이 끓여준 떡라면입니다.
독도에 정박한 범선.
눈을 감고 항해하는 듯한 어둠 속에서
6월 19일 목요일 20시, 현포항에서 출항합니다. 울릉도 북쪽 바다는 큰 산이 바람을 막아 주어 잔잔했지만, 울릉도를 지나면서 바다가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대원들은 침실로 내려가고 우리 배는 칠흑 같은 밤바다의 어둠을 뚫고 항해합니다. 선수에서 전방을 살피려 해도 장애물이 보이지 않고, 배로 부딪치는 파도가 튀어서 짠물을 뒤집어쓰는 탓에 선수로 나갈 수도 없습니다. 배는 오직 GPS 자동 항법 장치에 의존해 항해했습니다. 마치 눈을 감고 가는 것 같습니다.
"칠흑 같은 바다를 항해하면 무섭고 두렵지 않으냐"고 선장님께 묻습니다. 선장님은 "바다는 선생님이다. 대자연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고 대답합니다. 팔순을 바라보는 선장님의 말씀은 깊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가 생각납니다.
먹구름이 몰려왔지만, 달이 없어 총총 박힌 별들이 반짝입니다. 밤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습니다. 선실로 들어와 잠시 쉬다가 새벽 4시, 일출을 보러 갑판에 오릅니다. 동해바다 구름 사이로 떠오르는 감동적인 일출입니다.
6월 20일 금요일 아침 7시, 11시간의 항해를 마치고 울진군 후포항 마리나에 도착했습니다. 배를 함께 탄 36명 모두 아이처럼 즐거워하며 항해를 마무리했습니다.
2025년 6월 23일
독도 탐방 20년을 자축하며, 소사에서…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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