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데일리] 지방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인구는 줄고, 일자리는 떠나며, 골목의 불빛이 하나둘 꺼져간다. 그러나 그 흐름의 한가운데에서, 정반대의 방향으로 걷는 도시가 있다. 포항 북구 흥해읍. 한때 지진의 상징으로 기억되던 이곳은 지금 다시 사람을 불러들이며 ‘소멸의 시대’에 맞서는 생생한 실험장이 되고 있다.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포항 흥해읍은 인구 6만 명을 돌파하며 산업·주거·관광이 어우러진 자족형 지역으로 성장,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AI생성
바다이야기게임기 지난 1월 기준 흥해읍의 인구가 6만 명을 넘었다. 지방 곳곳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현실 속에서,한 읍 단위 지역이 인구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펜타시티·초곡·이인지구 같은 대단위 주거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영일만산업단
바다이야기합법 지가 활력을 되찾으면서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고 있다. 흥해읍은 단순한 회복을 넘어, 도시와 농촌, 산업과 주거가 공존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 모델로 변모하고 있다.
지진의 상처는 오래 남았지만, 그 틈새에서 ‘다시 세우기’의 에너지가 피어났다. 무너졌던 주택은 새 아파트로 바뀌었고, 낡은 골목은 젊은 창업자들의 카페와 가게로 채워졌다. 초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곡과 이인지구에는 신혼부부와 영유아를 둔 가정들이 모여들며 활기를 더하고 있다.
도시 재생과 신도시 개발이 맞물리며 만들어낸 결과다. 하지만 이 성장은 자연발생적이기보다 치밀한 행정과 민간의 전략적 결합이 만들어낸 ‘기획된 성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흥해의 변화는 지방소멸 담론의 대척점에 서 있다. 통계청과 한
바다이야기오리지널 국고용정보원의 분석에 따르면, 전국의 읍·면 단위 지역 중 절반 이상이 소멸 위험에 처했다. 2040년이면 대한민국 전체 지자체 중 30%가 사실상 존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구가 빠져나가면 학교는 문을 닫고, 상권은 붕괴되며, 결국 행정의 손길조차 닿기 힘든 ‘비활동 지역’이 된다. 그러나 흥해읍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백경릴게임 끊어냈다. 인구가 늘고, 상권이 살아나며, 새로운 주거지와 산업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 우선 포항이라는 대도시와의 접근성이다. 흥해읍은 포항 도심과 불과 15분 거리지만, 상대적으로 쾌적한 주거 환경과 저렴한 생활비 덕분에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었다.?
아울러 영일만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일자리 공급이다. 제조·물류·철강 관련 기업들이 자리 잡으며 ‘일터와 집터의 근접성’이 확보됐다.?
또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의 병행이다. 펜타시티는 단순한 아파트 단지에 머물지 않고, 교육 시설·문화 공간·스마트시티 인프라를 결합한 새로운 도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이상적인 그림만 그리는 건 아니다. 인구가 늘어난 자리는 곧 새로운 과제를 부른다. 급증한 세대수만큼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의료시설, 대중교통망의 확충이 절실하다.?
일부 단지는 입주가 끝났지만 통학로와 생활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아 불편을 겪는 사례도 나타난다. 도시계획의 속도가 사람들의 생활 속도에 뒤처질 때, 발전의 성과는 금세 불균형으로 바뀔 수 있다.
흥해읍 내부의 변화도 양극화의 조짐을 보인다. 읍내 중심의 전통시장과 구도심은 여전히 정체되어 있고, 반대로 신도시 지역은 젊은 인구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이 두 축을 잇는 연결 고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지역 행정의 핵심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읍내에는 흥해읍성과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상인회와 지역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만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시설 정비뿐만 아니라 사람의 흐름이 실제로 오가게끔 하는 문화·교통적 연계가 필요하다.
포항 북부 지역의 대표 산업거점인 영일만산업단지 또한 흥해읍의 성장과 긴밀히 맞닿아 있다. 공단 내 기업의 고용이 늘어나면 인구 유입이 뒤따르고, 인구가 늘면 다시 서비스 산업과 기반시설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지체된다면 저임금 일자리 중심의 일시적 성장에 머무를 위험도 있다. 지방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사람이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흥해읍이 마주한 다음 단계의 도전은 바로 이 지점이다.
또 하나의 변곡점은 ‘해양 관광’이다. 흥해읍의 동쪽에는 칠포 해변을 비롯한 풍부한 해안 자원이 자리한다. 과거 여름철 피서지로 북적이던 이곳은 한동안 관광객 감소로 침체를 겪었지만, 최근 들어 해양레저·서핑·캠핑 등 새로운 형태의 관광 콘텐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민들은 지역 상권 회복과 청년 창업의 기회가 결합하면 ‘살고 싶은 해안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포항시 역시 칠포 일대를 중심으로 한 해양레저 복합단지 조성과 해변 산책로 정비를 추진 중이다.
이처럼 흥해읍의 사례는 단일 도시의 성공담을 넘어, 지방의 생존 전략을 실험하는 장으로 읽힌다. ‘사람이 다시 머무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인구 수를 늘리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교육과 돌봄, 교통과 문화, 일자리와 여가의 균형이 맞물릴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가 만들어진다. 흥해읍이 거둔 성과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이 균형을 얼마나 정교하게 맞추는지가 관건이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맥락의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 장성군의 ‘기초 생활거점 조성사업’, 강원 원주의 혁신도시 프로젝트, 전북 완주의 로컬 창업 생태계 구축이 그 예다.?
하지만 흥해읍의 경우처럼 산업, 주거, 생활이 유기적으로 얽혀 성장한 사례는 드물다. 도시의 외형적인 팽창만이 아닌 ‘삶의 질 향상’을 성장의 중심에 둔 점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여정에 쉽지 않은 것은 포항시 전체 인구는 여전히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경북 북부권의 고령화 속도는 전국 평균보다 빠르다.?
흥해읍이 이 추세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거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구 6만 명이 장기적으로 유지되려면 지역 내 자족 기능을 강화하고, 청년이 떠나지 않는 구조적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단기적인 개발 호재에 기대지 않고, 장기적 도시정책과 사회적 연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흥해읍의 경험은 지방소멸 시대의 ‘대안적 서사’를 보여준다. 회복의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자연스럽게 주어지지는 않는다. 지자체의 전략적 투자, 주민의 참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특히 교육·문화·복지의 미비한 분야를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세대가 머무르려면 일자리뿐 아니라 ‘삶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공공도서관, 지역박물관, 청년예술 공간 같은 일상의 문화 기반이 촘촘히 깔릴 때 진정한 정주가 가능하다.
흥해읍은 이제 포항의 변두리가 아니라 하나의 생활권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성장의 속도만큼이나 내실이 중요하다. 교통·주거·산업·교육·관광이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지속 가능한 흥해 모델’이 완성될 것이다. 도로 하나의 확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삶이 이어지는 경로다.
지방소멸의 파도 한가운데서 흥해읍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지금, 이 지역은 대한민국 지방의 미래를 비추는 작은 거울이 되고 있다. 인구 6만 명 돌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 숫자 속에는 회복의 의지와 함께 다시는 잃지 말아야 할 삶의 공간에 대한 약속이 담겨 있다. 흥해의 다음 10년은 지방이 사라질 것인가 되살아날 것인가를 가늠할 실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