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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달리
최근 대법원은 이와 같은 분쟁에 대해 중요한 길잡이이원컴포텍 주식
가 될 만한 판결(대법원 2021다308108)을 내놓았다. 서울 도심의 한 유명 상가를 둘러싼 수십년간의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이 판결의 내용을 통해,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부동산 소유자와 투자자들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짚어본다.
사건의 무대는 1960년대 도시재개발사업으로 지어진 서울 종로의 한 주상복합 상가(△△상주식기초공부
가)였다. 당시 환지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토지 소유권 관계가 복잡하게 얽혔다. 결국 건물은 완공되어 각 호실(전유부분)마다 소유권 등기가 이뤄졌지만, 그 아래 땅(대지)에 대한 지분 등기는 제대로 정리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땅주인(원고)들과 건물주(피고)들의 구성은 더욱 복잡해졌다. 땅주인 중 일부는 상속을 통해 지분을 넘겨받았주식정보
고, 건물주들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심지어 땅주인 중 일부는 건물의 한 호실을 소유하기도 했고, 건물주 중 일부는 약간의 땅 지분을 갖기도 했다.
결국 땅주인들은 “대지 지분도 없이 우리 땅 위에 건물을 소유하며 이익을 얻고 있으니, 그동안의 토지 사용료에 해당하는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건물주들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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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과 2심(항소심)의 판단은 간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건물주들이 법적인 권한 없이 땅을 점유·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따라서 건물주들은 땅주인들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반환 액수는 ‘전체 건물 연면적에서 각 건물주가 소유한 호실의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계산했다. 예를 들어 땅의 전체 임대료가 알라딘바로가기
1억원이고, A라는 건물주가 전체 건물의 1% 면적을 소유하고 있다면 100만원을 땅주인들에게 지급하라는 식이었다. 땅주인 중 일부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나, 건물주 중 일부가 땅 지분을 일부 갖고 있다는 복잡한 사정은 고려하지 않았다. 언뜻 보면 단순하고 합리적인 결론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이 사건의 본질인 ‘집합건물’의 법리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즉, 원고와 피고가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땅 지분만 가진 원고가 건물만 가진 피고에게 소송을 건 경우다. 이때는 원칙적으로 건물주가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진다. 하지만 대법원은 항소심의 계산법이 틀렸다고 봤다. 건물 면적 비율로 따질 게 아니라, 각 건물주에게 필요한 ‘적정 대지지분’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따져 그 부족분에 비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건물을 분양받을 당시부터 땅을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한 약정이 있었는지 등 특별한 사정도 심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땅과 건물을 모두 가진 원고와 건물만 가진 피고와 같은 경우다. 이 사건의 핵심이다. 원고 중 일부와 피고들 대부분은 모두 같은 건물의 구분소유자, 즉 ‘이웃’이다. 대법원은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자의 대지 지분 비율과 관계없이 건물의 용도에 따라 대지 전체를 사용할 적법한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쉽게 말해, 같은 아파트나 상가의 소유자들끼리는 내 땅 지분이 남보다 조금 많다고 해서 지분이 적은 이웃에게 “땅값 더 내라”고 요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는 건물 공동체의 유지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법리다. 항소심은 이 점을 간과하고 모든 관계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오류를 범했다.
마지막은 원고 중 일부처럼 건물의 소유자이면서 동시에 땅 지분을 가진 사람이, 땅 지분이 아예 없는 건물주(피고)에게 소송을 제기한 경우다. 이때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청구할 수 있는 범위는 자신이 가진 전체 땅 지분에 대한 임대료가 아니다. 자신이 소유한 건물 호실을 위해 필요한 ‘적정 대지지분’을 제외하고, ‘초과하여 보유한 대지지분’에 한해서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대지권 미등기 건물과 관련된 분쟁 해결에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단순히 ‘땅주인’과 ‘무단 점유자’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당사자들의 복합적인 관계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동산의 가치는 건물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건물이 딛고 선 땅의 권리에서 나온다. 눈에 보이는 건물 아래 보이지 않는 권리 관계가 숨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탄탄한 권리 분석이야말로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의 첫걸음이다.
■하희봉 변호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제4회 변호사시험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현)대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국선변호인 △(현)서울고등법원 국선대리인 △(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현)로피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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