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야시장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다. 그렇지만 야시장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고, 집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열리는 야시장을 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요즘 같이 더운 날, 금요일 저녁은 퇴근 후에 집에서 맥주 한 캔과 함께 늘어지는 것이 일상. 지난 10일 금요일, 그 날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퇴근하고 집으로 갔어야 할 터였다.
▲ ?강릉 월화거리 야시장
ⓒ 김용진
하지만 나는, 강릉에 와버렸다.
사실 강릉은 살면서 자주 와본 곳도 아니거니와, 우리나라의 동쪽 끝에 있는 도시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에 '너무 멀다' 라는 막연한 느낌만 있던 곳이었다. 그래서 가볼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는데 목요일 저녁에 갑자기 아내가 말했다.
"우리 야시장 갈래?"
▲ ?먹을 거리가 가득한 푸드트럭
ⓒ 김용진
그러면서 설렘 가득한 눈빛으로 빠르게 검색하더니 강릉에 야시장이 열린다고 하는 것이다. 몹시 가고 싶다는 아내의 뉘앙스에서 내일 당장 강릉으로 가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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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예약부터 모든 준비가 3시간 안에 끝났다. 그러한 연유로 오게 된 야시장은 꽤 활기가 넘쳤다. 늦은 밤인데도 의외로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있었다.
푸드트럭에서 판매하는 먹을거리도 꽤 다양하고, 독특한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류도 있었다. 음식의 다양함도 마음에 들었지만 거리가 매우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는게 정말 만족스러웠다. 지자체와 업체 운영자분들, 그리고 자원봉사자 분들이 성심성의껏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맛있는 음식부터 감미로운 버스킹 공연까지
▲ ?버스킹 공연
ⓒ 김용진
우리는 이 중에 바나나가 크렘브륄레 형태로 되어있는 초코 아이스크림, 샤오룽바오 그리고 에그누들 볶음면을 먹었는데 맛도 꽤 괜찮았다. 판매되는 음식의 맛이 준수한 편이다. 흔하다면 흔하지만 언제나 보면 반가운 여러 소품을 파는 상.이 즐비했다. 강릉답게 여름을 연상케 하는 시원한 옷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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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리를 거닐다 보면 이것 저것 사고 싶다가도 결국 딱히 사는 건 없다. 그런데 이 기사를 쓰는 지금, 돌아보면 조금 아쉬운 것 같기도 하다. 흔한 사물일지라도 볼 때마다 순간을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앞으로는 여행을 가면 나만의 작은 기념품이라도 사와야겠다. 무언가를 추억하기에 좋은 습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 ?초코 아이스크림, 샤오롱바오, 그리고 에그누들 볶음면
ⓒ 김용진
여기저기 구경하다 보니 야시장 끝에 도착했다. 끝자락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었다. 가수 분께서 신청곡도 받고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감미롭게 노래를 불러주시는데,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한참 동안 서서 노래를 듣고 있었다.
사실 규모로만 놓고 보면 그렇게 큰 곳은 아니다. 한번 둘러보는 건 20분 내외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데, 흔히 볼 수 있는 야시장이지만 동해안 지역에서만 느껴지는 거리의 풍경과 분위기가 어우러져 다소 독특한 향기가 나는 곳이 된 것 같다. 강릉에 놀러왔다면 한번 정도는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강릉에 왔는데 바다를 보고 오지 않을 수 없었다. 강문해변은 푸르다.
▲ ?강문해변
ⓒ 김용진
에그누들 볶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