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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유튜버' 92세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이 서울 강남 사무실의 빼곡한 책장 앞에 섰다. 그는 "이미 1000여 권을 모교 고려대에 기증해 남은 게 별로 없다"며 웃었다. 김호영 기자


1933년 북한 강원 평강군에서 태어난 부농의 아들이 전쟁 통에 남한으로 피란했을 때의 나이는 고작 열일곱 살이었다. 그때를 떠올리던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92)은 "어린 나이에 어찌 그리했나 싶다"고 추억에 잠겼다. 1950년 12월 18일 소대장 역할로 30여 명을 인솔해 꼬박 13일간 걸어 서울에서 대구로 바다신2게임 피란을 갔던 일화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날짜며 그날의 기온까지 생생하게 기억하는 그는 "내가 겪은 일은 잊어버릴 수가 없다"며 "열여덟 살 고2 학생들이 찾아와 유튜브를 함께 찍었는데, 교복 입은 모습을 보니 눈물이 먼저 나더라"고 했다.
기록을 남기려, 그는 지난 5월 유튜브 채널 '이용만 해주세요'를 시작했다. 전문 제작진과 함께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일상을 담거나 장관 재직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모교인 고려대나 은행장을 지냈던 신한은행 본사를 찾아가기도 했다. 특히 지난 6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개한 '역대 대통령 다 겪은 92세, 지금 한국은 어떤 대통령이 필요할까?' 영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랑 일한 '썰' 푼다"는 내용으로 누적 조회 수 60만뷰를 기록했다. 10·20대부터 6 바다이야기무료 0대까지 '학교에서 배울 땐 몰랐던 이야기' '그 시절이 생각나 눈물 난다'는 등의 댓글을 남기며 공감을 표했다.
국내 최고령 유튜버 7개월 차에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난 이 전 장관은 "누가 보고 안 보고는 둘째고, 젊은 사람들에게 내가 경험한 옛날 일을 알려주는 게 좋겠다 싶어 시작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대학생들도, 고등학생들도 야마토게임방법 자꾸 만나자고 한다"며 웃어 보였다. 현재 4만명의 구독자 중 18~34세 등 소위 MZ세대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전 연령대에서 구독자가 늘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하는 덴 끔찍이도 아끼는 손주들의 영향이 컸다. "대학생인 녀석들이 군대에 가 훈련을 받아보니까 나한테 먼저 묻기 시작하더라고. 휴가 때마다 나와선 친구들까지 모아다 '할아 사이다쿨접속방법 버지 총에 맞았을 땐 얼마나 아팠냐' '전투는 어떻게 하느냐' 물었지. 얘네들이 옛날 일을 참 모르지만 궁금해하는구나, 그러면 젊은 세대에게 내가 체험한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겠다 싶었던 거지."
유튜브를 시작한 5월 11일은 "다시 태어난 날"이라 꼽는 날짜다. 1951년 이날, 심장에서 겨우 한 뼘 거리인 어깨에 총을 맞아 산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다가 나무 등걸에 걸렸고, 미군이 후송해줘 목숨을 부지했다. 지금도 그 여파로 왼쪽 어깨가 처져 있다. 허리 척추뼈에도 총탄이 하나 박힌 건 나중에 알았다. 그는 "살아남은 게 기적이라 지금까지 75년은 덤으로 살았다"며 "내 생애 남기고 싶은 건 없지만, 그저 남은 시간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상이군인으로 명예제대한 후 힘들게 학비를 벌며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55학번'이다. 1962년 박정희 정권 사무관으로 시작해 이재국장(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도 주도했다. 1980년대 외환은행장, 신한은행장을 거쳐 1991~1993년 노태우 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으로 일했다. 1994년부터 30년 넘게 쓰고 있는 지금의 강남 집무실은 전직 대통령들과의 사진, 자료로 빼곡하다. 벽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김종필·남덕우 전 국무총리 등의 휘호도 걸려 있다.
그는 지난 공직생활에 대해 먼저 "1남4녀 애들 입학식, 졸업식을 한 번도 못 간 점이 후회스럽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매일 아침 7시까지 출근하고 밤 9시에 퇴근하며 일했고, 내가 만든 정책과 제도가 전국적으로 효과를 볼 때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지금의 공직사회에 대해선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막히거나 정권 차원에서 '관피아'라고 저격하는 일 등을 보면 참 일할 맛 안 나겠다 싶다"며 "일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줘야 사람을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흔 넘어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건 타고난 건강 체질 덕분이기도 하다. 보청기 없이도 소통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매일 1~2시간씩 헬스장에 가 유산소·근력운동을 한다. 그는 "그저 밥 잘 먹고 잠 잘자며 좋은 의사를 만나 제때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 노년층을 위한 정책으로는 "나이 들었다고 돈을 주는 노인수당보다는 각자 여건에 따라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