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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가 수출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는 기업들이 느끼는 중국에 대한 위협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국과 한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는 종이 한 장 차이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중국이 0.7포인트 아래에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 경쟁력은 2030년이 되면 오히려 중국이 107.1로 한국(100)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수출 품목 1위인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이 빠른 한국릴게임 추격을 넘어 한국을 추월할 것이란 우려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추격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먼저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2027년까지 14나노미터(㎚) 이하 글로벌 반도체 생산 능력의 39%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아직 첨단 기술은 릴박스 한국에 비해 다소 부족하지만 범용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돈을 첨단 반도체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행히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경쟁력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우위도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추격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은 “1~3년 안에 중국이 검증완료릴게임 반도체 분야에서 따라오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면서도 “다만 중국 정부가 자국산 메모리 반도체로 자급률을 높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 2025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중국이 106.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정표시 뽀빠이릴게임 장치(LCD) 패널 등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방산업인 TV 판매에서도 한국 브랜드를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우 디스플레이협회 부회장은 “중국은 이미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는 2020년대부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위에 올라 있다”며 “하지만 유기발광 백경게임랜드 다이오드(OLED)와 프리미엄 분야에서는 한국이 아직 기술을 이끌고 있어서 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는 조선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은 매우 거세다. 중국 공업신식화부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중국은 완공량, 신규 수주량, 수주 잔량에서 15년 연속으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케이조선이 건조한 11만5000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케이조선]



조선 업계 관계자는 “조선 경쟁력은 인력, 금융, 설계, 생산기술, 기자재 등 전반적 생태계에서 나오는데 시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독자적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인력과 기술 분야에 대한 장기적·체계적인 정부 지원과 민간의 지속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핵심 기술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초기 단계 기술을 정부가 책임지고 끌어갈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는 석유화학·석유제품 분야에서도 중국 기세는 매섭다. 특히 한때 중국이 대규모로 나프타분해시설(NCC) 등을 확장한 뒤 수요가 줄자 아시아 지역에서 우리 기업들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증가와 글로벌 수요 둔화로 고전 중이다. 여기에 한국은 기초 원료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달러당 원화값 하락에 따른 충격까지 고스란히 받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소비가 줄어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화학 업체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기업들이 진출한 베트남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마저 중국과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국내 석유화학제품 업체들이 돌파구로 해외 투자를 선택했지만 여기서도 중국과의 경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적자를 내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2차전지 분야는 오래전부터 중국이 보조금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일찌감치 장악한 상태다. 세계 1위 업체인 CATL 등은 생산성뿐 아니라 R&D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을 뛰어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문제는 현재 추월을 허용한 철강 분야 등에서도 중국의 산업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철강 업계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중국 업체 등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기업 차원을 넘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올해 1월 정부가 출범시킨 ‘철강 산업 경쟁력 강화 TF’를 이끄는 민동준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공동위원장)는 “가성비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며 “저탄소 제품을 만들기 위한 환경 비용과 인건비, 전력비 등을 고려하면 같은 제품을 만들었을 때 원가 경쟁력에서 중국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제조업 재건 프로그램에 따른 미국 기업과의 경쟁 문제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국의 업종별 기업 경쟁력을 100으로 보고 미국과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2025년 현재 한국이 미국보다 경쟁력이 앞선 분야는 철강(98.8) 선박(90.8) 2차전지(89.5) 등 3개 업종에 불과했다. 나머지 반도체(118.2) 바이오헬스(115.4) 등 7개 업종에서는 미국이 우위를 보였다.
2030년에는 미국이 철강 부문(100.8) 경쟁력까지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이 미국보다 경쟁력이 높은 업종은 선박(90)과 2차전지(93.4) 2개 분야로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