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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지환어 (25-04-14 07:48)
 조회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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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지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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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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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부터 44년 역사를 이어온 EBS 1TV 어린이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이 지난 9일 열린 제37회 한국PD대상에서 '실험정신상'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 EBS '딩동댕 유치원'을 연출한 이지현 PD는 “딩동댕 유치원에 대해 '아직도 방송하고 있었어?'라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잘 살아있고, 나 북한 이도 40이 넘었다”며 “40년이 넘은 프로가 '전통 보존상'이 아니라 '실험 정신상'을 타려면 생각보다도 진짜 많은 실험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지현 EBS PD는 “(연출을 하면서) 나에겐 상식인 게 타인에겐 상식 아니란 걸 깨달았고 화가 나기도 했다”며 “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할, 상식적인 세상을 바란다”고 농협아파트담보대출이자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 모두가 조금 더 다정하게, '전지적 어린이 시점'으로 아이를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다”며 “저의 영감의 원천이 되는 나의 아이들, '내조왕' 남편에게 감사드린다. 우리나라에 마지막으로 남은 인형 연기자들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지현 PD가 이 소감을 남길 때 객석에 앉아있던 이 PD의 아이들은 '딩동댕 유 전세자금대출 한도조회 치원'이 써진 응원봉을 가지고 엄마를 응원하고, KBS 카메라가 이를 비추기도 했다.
이어 이지현 PD는 “돈도 안되는 유아 프로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또 사회의 유의미함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EBS가 70원의 수신료를 허투루 쓰지 않는 방송이기 때문”이라며 “ 지상파의 위기 속에서, 저출산 시대에 유아 프로그램이 멸종 스마트저축은행 추가대출 하지 않도록 진심을 다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남겼다.
▲EBS '딩동댕 유치원' 소개 이미지. 사진=EBS
44년 된 '딩동댕 유치원'이 어떻게 '실험 정신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일까. '딩동 재무계산기동영상 댕 유치원'은 유아 성교육을 다루며 한국 사회의 금기를 깼고, '전지적 어린이 시점' 3부작을 통해 어린이에 대한 차별과 노키즈존 문제를 조명하는 등 아이들을 위해 변화해야 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짚어냈다. 2022년 개편한 '딩동댕 유치원'은 장애, 다문화, 조손 및 이혼 가정 등 유아 프로그램에서 전에 없던 캐릭터들을 선보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왔다. 프로그램의 제작은 이지현, 이승주, 조윤선 PD가 맡았으며, '2024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어린이 부문'을 포함하여, 10관왕을 달성했다.[관련 기사: EBS 딩동댕 유치원, 어린이들이 까치발을 드는 이유는?][관련 기사: [장슬기의 언더뷰] 어린이를 위한 나라는 없다]
이 PD의 수상소감 중 '나에겐 상식이었지만 타인에게 상식이 아닌 것'은 무엇이었을까. 미디어오늘은 11일 이지현 EBS PD에게 서면 인터뷰로 물어봤다.
-수상 소감에서 “나에겐 상식인게 타인에겐 상식이 아니란 걸 알게 되면서, 화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일화를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는지.“사실 2023년 8월에 발달장애아동 캐릭터 '별이'를 처음 선보였을 때, '너희 집 아이들 반에 발달장애아이가 너희 아이들 앞에서 바지를 내려도 괜찮냐?', '왜 그런 캐릭터들을 자꾸 만드냐?', '그런 장애 있는 인간들 모아다가 XXX로 보내버려야 된다' 같은 거침없는 혐오 발언들을 면전에서 들었다. 충격이었고, 화가 났었다.그 후로도, 40년 만에 처음 유아 성교육을 정규 코너화 해서, 주 1회 총 26편 방송으로 하려고 했을 때도 '어디까지 다룰 것인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러다가 축소해서 결국 특집 2부작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방송 직전, 보도자료가 나갔을 때도 인터넷 카페에서 '음란한 소재를 다루는 게 아닐지 우려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경향신문 기사에도 성교육을 정치교육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 기획 의도와는 다른 오해로 악플이 달리기도 했다. 그래서 후에, '권리교육'이 좀 더 우리의 기획 의도에 맞겠다고 생각해서 '기존 성교육이 생물학적 차원에서의 성만 다뤘다면, 자신과 타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존중과 성평등의 개념을 포함하는 권리교육으로서의 성교육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명확히 다시 인터뷰와 강연을 하기도 했다.
▲ 경기도 일산 EBS에서 인터뷰하는 이지현 EBS PD. ⓒ박상환
'전지적 어린이 시점'을 방송할 때도, '우리가 까치발을 드는 이유'편에 아이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회 인프라 문제와, '거꾸로 유치원'편에 노키즈존 관련해서 '우리나라 인프라가 잘 되어있는 편 아니냐', '노키즈존은 업주의 권리다', '노키즈존 유럽 선진국에도 많은데, 뭐가 문제냐' 등 또 한 번 나의 상식과는 다른 '타인의 상식'을 만났다.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어린이 시점으로 프로그램을 하면서, 내가 마주한 '타인의 상식'은 어린이를 '시끄럽고, 무지한 존재들'로 바라보고, 이들의 미숙함을 핑계로 내쫓고, 배제해도 되는 대상으로 규정한다. 그 어린이에게 장애와 같이 어떤 '결함'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 정도가 더 무자비해지는 것을 보았다.”
-말씀하신 것처럼, 일부의 시청자들은 '교육 방송'에서 예민한 사회적 이야기를 꺼내지 않거나, 성교육 등을 하는 것에 반감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러한 이야기를 안하기도 어렵다. 또한 어떻게 이야기할지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후배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선배는 진보 쪽이세요?'라고.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이 말에 나는 노코멘트했다. 누군가 내가 어느 쪽인지를 추측할지는 모르겠으나,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나의 기준은 '어느 쪽'으로 치우치는 색깔을 드러내지 말자는 것이다. 특히 유아 프로그램에서 절대 그러고 싶지도,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지만, 나는 유아를 대상으로는 최대한 보편적인 주제와 내용을 교육하고 싶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만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친구들'을 어떻게 '알고,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을 것인지'는 내가 어느 쪽인지 상관없이 그냥 보편적으로 아이들이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양성을 대표하는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들이 할 법한 고민들을 에피소드로 담아낸 것이었다. 그 보편적 이야기를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건드리는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여태껏 유아 프로그램에서 이런 캐릭터들과 주제들을 말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민감한 사회적 이슈'라고 규정한 것은 아이들이 아닌 어른이다. 전지적 어린이 시점에서는 이 이야기들은 그저 '나의 이야기이자, 내 옆에 있는 친구의 이야기'일 뿐이다. 나의 프로그램을 보여준 나의 아이들의 객관적 시청반응은 적어도 확실히 그랬다. “엄마! 맞아! 우리 반에도 이런 친구 있어!”라고.
-유아 프로에서 이런 방송을 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 점과 나름의 결론이 있으시다면.이런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매우 어렵지만, 주제에 따라 다르다. 신체장애나 발달장애, 유아 성교육 같은 정보 전달이 중요한 편에서는 정말 많은 취재와 공부를 그 내용을 담아내되, 애니메이션이나 음악 등을 많이 사용해서 최대한 '재미'있게 이해시켜야 한다. 유아는 집중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정보가 많으면 빨리 지루해한다. 그래서 유치원생 둘째 아이에게 시사를 받으면서, 아이가 하품을 하면 그 타이밍에 재미 포인트를 넣어 다시 편집하기도 했었다.반면에 '전지적 어린이 시점'은 사회적 이슈를 실제로 아이들이 겪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 지 궁금해서, 아이들을 사전 인터뷰 취재했다. 그걸 바탕으로 해서, SF적인 상상을 하는 식으로 풀어나갔다. 아이와 어른이 반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떨지에 집중했다. '노어른존이 생긴 상황', '공룡 이름 못 외우는 어른을 무시하는 상황' 등 아이들이 보면서, 통쾌하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EBS '딩동댕 유치원' 에서 노키즈존에 대해 다룬 에피소드 관련 사진. 사진=EBS
-앞으로 더 실험하고 싶거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장애, 다문화 등 다양성 교육과, 유아 성교육, 어린이에 대한 부족한 사회적 배려 등 당장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할 권리와 동물권, 로봇 윤리, 환경윤리 등 아이들이 알아야 할 권리를 교육하는데 2022년부터 지난 3년간 매진했다. 지금껏 우리 사회와 미디어가 '애들은 몰라도 돼!' 또는 '애들이 그걸 어떻게 이해하겠어?'라고 생각하고, 깊게 파고들었던 적이 없는 수많은 주제들을 도마 위에 올리고, 하나 하나 정성껏 손질해서, '이해하기 좋게' 만들어서 방송했다. 한 번도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다뤄본 적 없는 주제들이었지만, 내가 보기엔 이건 아동 권리 문제에 있어서 아주 '시급한' 것들이기 때문에 빨리 꼭 다뤄야 하는 거였다. 이것이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아주 잘 교육되어야만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안전할 수 있고, 차별을 겪지도, 하지도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사실 25년 4월부터 '딩동댕 유치원'이 내 손을 떠났다. 회사의 수익적 부분에 대한 판단으로 내려진 결정이었다. 나는 다른 어린이 프로그램을 맡아서 런칭을 준비 중이고, 이 프로그램에서도 나의 소신을 지키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좀 더 대중적인 재미를 강조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이전만큼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려달라. 그래서 나의 지금 바람은 언젠가 빠른 시일 안에,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어린 철학자'를 만드는 '철학교육'을 하고 싶다. '딩동댕 유치원'에서는 당면한 급한 불을 끄는 교육을 했다면, '어린 철학자'에서는 장기적으로'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주장하는 인간'이 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 의문하고, 사유하고, 보편적 진리를 찾아야, 그것이 나의 기준이 되고, 나의 주장을 일상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숨쉬 듯 된다면, 급한 불을 꺼야 했던 수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조금은 해결되고, 수상 소감에서도 말했던 '그냥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상식적인 세상'이 조금은 더 빨리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어린 철학자'들이 자라서, 그들이 원하는 '상식적인 세상'을 스스로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어린 철학자들을 키워내는 프로그램을 꼭 만들어보고 싶다.다가오는 5월에 '어린이는 어린이'라는 지난 3년의 '딩동댕 유치원' 제작기를 담은 사회비평서를 출간한다. 책에 '어린 철학자' 기획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나의 방향성과 유아 성교육, 전지적 어린이 시점 등 3년 간 700여 편을 제작하면서 겪었던 우여곡절과 프로그램이 막을 내리게 된 과정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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