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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지환어 (25-03-03 13:41)
 조회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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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지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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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물결이 잔잔한 광양만에 자리 잡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여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이곳을 지난달 26일 찾았다. 드넓은 부지를 버스로 한참을 달려 남쪽 끝에 닿자 푸른 바다 옆으로 총 93만㎘의 액화천연가스(LNG)를 담는 거대한 흰색 탱크 6개가 줄지어 선 광양 LNG 터미널이 위용을 드러냈다.
LNG 터미널은 이미 전국 여러 곳에 있 박근혜 부산 지만, 광양 LNG 터미널에서 가장 최근 지어진 5·6호기에는 겉보기에는 알 수 없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다. 이 저장 탱크가 포스코그룹이 지난 10여년에 걸쳐 그룹 차원에서 벼려낸 특별한 합금강 제품인 '고망간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만난 포스코인터내셔널 김근홍 리더는 "저장 탱크 구조를 설명할 때 전기밥솥 비유를 많이 하 1년만기 적금 는데, 콘크리트 껍데기는 바깥에 있고 안에는 실제 솥이 들어 있다"며 "실제 액체 상태인 LNG를 담는 5∼6호기 저장 탱크 내부는 고망간강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LNG를 보관하는 저장 탱크의 '내부 솥' 만드는 데에는 특별한 철강 제품이 필요하다. 배로 대량 수송을 할 수 있게 천연가스를 영하 163도의 저온에서 1/600로 부피 재무계산기중고 로 압축해 놓은 것이 LNG다. 일반 철판이라면 이런 낮은 온도를 견디지 못해 금이 가거나 깨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극저온을 너끈히 견디면서도 버티는 인장 강도가 높고, 마모와 부식에도 강한 내마모성을 동시에 갖춘 특수한 합금강이 필요한데 고망간강은 포스코가 바로 이런 용도로 개발한 특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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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LNG 터미널 (광양=연합뉴스) 포스코 광양제철소 남단에 자리잡은 포스코인터내서널의 광양 LNG 터미널. 2025.3.3 [포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高)망간강은 이름 그대로 망간을 많이 넣어 만든 철강 제품이라는 뜻이다.
거치기 그간 에너지 업계에서는 LNG와 접촉하는 저장 탱크나 수송관 등 제품을 만들 때 대부분 9%가량의 니켈이 함유된 니켈·알루미늄 합금강이 널리 쓰였다.
하지만 배터리 양극재로도 수요가 급증한 니켈 단가가 크게 올라 니켈 합금강의 제조 원가가 높아졌다.
포스코는 2008년부터 가격이 싸고 조달이 쉬운 망간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들어가 철에 22.2∼25.5%의 망간을 첨가해 기존 '9% 니켈강'과 성능이 같으면서도 가격은 30% 낮은 고망간강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LNG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광양제철소의 제3제강공장에서 생산된다.
고망간강은 포스코의 독자적 초격차 전략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과거 한국 철강업계는 미·일의 선진 철강사가 개발한 철강 제품을 따라 만든 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에서 살아남는 전략을 주로 택했다.
하지만 같은 전략으로 따라오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져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독자 제품 개발의 필요성이 커졌고, 포스코는 고망간강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고망간강 개발자인 포스코의 이순기 수석연구원은 "2000년대 중반 포스코의 기술을 봤을 때 선진 철강사 기술을 대부분 따라잡았지만, 중국의 추격이 거세 중간에 낀 상황이었다"며 "경쟁력을 가지려면 다른 회사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신제품을 개발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 제품 개발 뒤로도 신시장을 개척하고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10여년에 걸친 노력이 필요했다.
고망간강 개발과 마케팅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장인화 현 회장이 고비마다 뚝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양 LNG 터미널 건설 현장 (광양=연합뉴스) 포스코인터내서널의 광양 LNG 터미널 추가 저장 탱크 건설 현장 내부. 저장 탱크 외부는 시멘트로 건설되지만 LNG와 접촉하는 내부는 극저온 환경에 견디는 고망간강으로 만들어진다. 2025.3.3 [포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광양 LNG 터미널 5∼6호기 건설에 고망간강을 적용해 중요한 실적을 쌓을 수 있게 한 데부터 핵심 고객사인 한화오션이 고망간강도입 결정을 하는 데에도 당시 포스코 사장이던 장 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장 회장은 고망간강 적용을 주저하는 한화오션 경영층을 만나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36척의 고망간강 적용 연료탱크 발주로 이어졌다.
포스코그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세계 LNG 시장이 기존 전망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향후 그룹 차원에서 고망간강을 들고 세계 LNG 밸류체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화석 경제'를 부흥해 자국 내 에너지 가격을 확 낮춰 국민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수출도 늘려 미국의 무역수지를 개선하겠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발 추진하는 알래스카의 기존 유전 시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제안하고, 인도 역시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릴 것을 약속하는 등 각국이 미국발 통상 압력 완화를 위해 미국산 가스 수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러·우 전쟁의 여파로 유럽이 파이프라인 가스 대신 LNG 비중을 높여가려 하고, 미국산 LNG 거래 수요도 늘어나면서 세계적으로 LNG 터미널과 운반선 건설 등 수요가 기존 전망보다 커질 수 있어 포스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LNG 밸류체인'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고망간강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특이한 성질도 있다. 이에 초대형 변압기, 자기부상열차에서 잠수함·함정·전차에 적용될 경우 스텔스 성능을 향상할 수 있어 방위 산업 소재로서 잠재력도 있다.
장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경쟁력 핵심은 기술의 절대적 우위 확보로 이를 통해 미래 시장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글로벌 에너지 정책 기조 변화에 발맞춰 밸류체인 간 연계 강화를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로에 불씨 넣는 장인화 포스코 회장 (서울=연합뉴스) 장인화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작년 6월 27일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4고로 풍구에 화입을 하고 있다. 2024.6.27 [포스코홀딩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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