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프레소-177] 영화 ‘뮌헨’
*주의: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한때 역사의 피해자였던 민족이 이렇게 잔인해질 수 있는가. 올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을 두고 많은 사람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전쟁에서 수천명에 달하는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이를 체제 안보를 위한 정당한 비용으로 간주하며 살상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7일 미국이 2주간의 휴전을 발표했는데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향한 공격을 이어가며 애써 찾아온 화해 무드에 균열이 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이다쿨 애브너가 이끄는 암살단원은 ‘뮌헨 참사’의 배후를 찾아 하나씩 죽이지만 자신들이 실제 테러범을 살해하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IMDb]
유대계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슬픈 역사를 지닌
온라인야마토게임 자기 민족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드러내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1993)를 찍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무자비해진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적 시선을 담아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바로 1972년부터 수년간 펼쳐진 ‘신의 분노 작전’을 다룬 ‘뮌헨’(2005)이다. 선한 남편이자 시민이었던 암살단원들이 타인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과정, 그리고 결국 영혼이 파
백경릴게임 괴되는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피의 복수가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애브너는 딸과 아내에게 다정한 남편이었다. 그러나 자기 가족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다른 가정을 파괴하는 데서 깊은 회의를 느낀다. [IMDb]
바다신2 다운로드 올림픽에서 11명의 선수가 살해당했다…“그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자”
영화는 1972년 뮌헨 올림픽을 그리며 시작된다. 선수촌에 들이닥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9월단’은 이스라엘 선수 2명을 사살하고 9명을 인질로 잡는다. 팔레스타인 포로를 석방하라는 게 단
오징어릴게임 체의 요구였다. 처음 뉴스에는 인질 모두를 구출했다고 나와 시민들이 안도했지만 오보였다. 검은 9월단과 서독 경찰의 총격전 끝에 9인이 전원 사망한 것이다. ‘뮌헨 올림픽 참사’로 불리는 이 사건에 이스라엘 전체가 슬픔에 잠긴다. 당시 이스라엘 총리이던 골다 메이어는 “그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줘야 한다”며 ‘신의 분노 작전’을 지시한다.
영화 ‘뮌헨’ 속 골다 메이어 이스라엘 총리(오른쪽). 이스라엘 건국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메이어는 강성 민족주의자로 “팔레스타인 사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IMDb]
모사드 소속 요원인 애브너(에릭 바나)가 이 작전의 암살단 리더로 발탁된다. 뮌헨 테러 이후 각지에 흩어진 검은 9월단의 주요 인물을 살해하는 게 그가 받은 미션이다. 이에 폭탄 기술자 로버트, 문서 위조 전문가 한스, 사후 처리 전담 칼, 행동대장 스티브(다니엘 크레이그) 등과 팀을 꾸려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팀원들은 이스라엘에 상처를 남긴 테러리스트를 처단할 계획에 들뜬다. 특히, 스티브는 “내게 중요한 피는 오직 유대인의 피뿐”이라고 말하며 테러리스트를 제거하는 데 아무런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영화 초반부 묘사된 암살단에겐 소년 같은 모습이 비친다. 그들은 자신이 수행할 임무는 신성한 것이라고 믿는다. 신을 분노하게 하는 악의 무리를 제거할 기대에 들뜬다. [IMDb]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은 예상치 못한 딜레마를 마주한다. 그중 하나는 정밀타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암살단은 테러리스트만 정교하게 골라내 죽이려고 했으나 사살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깨닫는다. 이를테면 테러리스트 옆방에서 자고 있던 신혼부부가 그렇다. 암살단의 폭탄 테러 이후 부부는 목숨은 건진 것으로 나오지만 행복해야 할 신혼여행에서 테러를 목격하는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 게다가 아내 쪽은 추후 치료가 됐는지는 모르지만 테러 직후 시력을 잃는 고통을 겪는다.
테러리스트 옆방에는 신혼부부가 묵고 있었다. 이들은 행복해야 할 신혼여행 도중 폭탄테러를 목격하는 트라우마를 갖게 된다. [IMDb]
정밀 타격에 성공했을 때도 딜레마는 남는다. 암살단원이 가족들에겐 다정했듯 사실 테러리스트도 집안에선 평범한 가장이었을 뿐이었다. 몇 번은 테러리스트를 그의 가족 눈앞에서 사살하기도 한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족들에겐 큰 상처가 됐을 것이다. 테러리스트가 악당이라고 해서 그의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는 게 정당화될까? 아마 그들은 이스라엘을 향한 또 다른 분노를 품게 됐을 것이다. 그 분노는 새로운 복수를 싹틔우는 씨앗이 된다. 피의 복수는 그 자리에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복수로 연결되는 것이다.
제거 대상의 딸. 암살단은 하마터면 딸까지 죽일 뻔했다. 이것은 복수의 속성에 관한 이야기다. 복수의 대상만 정확하게 골라내 타격하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IMDb]
암살단은 작전에 깊이 개입될수록 내면의 갈등을 겪는다. 악당을 죽이는 동안 자기가 악당이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애브너의 팀원을 미인계로 꼬여내 죽인 네덜란드 출신 여성 청부 살인업자와의 에피소드가 이를 보여준다. 암살단원들은 복수를 명분으로 여성을 사살한다. 나체가 드러난 여성의 시신의 옷을 애브너가 여며주지만, 팀원 중 한 명이 그대로 두라며 제지한다. 일말의 배려조차 해줄 필요가 없는 대상이라고 여긴 것이다. 나중에 해당 팀원은 죽은 자에게까지 냉혹했던 자기 행동을 후회한다. “자네가 그 여자 가운을 여미게 내버려 둘 걸 그랬어.”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자기 영혼이 망가져 버렸다고 느낀 것이다.
영화 후반부 애브너는 점점 회색빛으로 보인다. 그는 국가에 충성했지만 나라는 그의 존재를 지우는 데 급급했다. 그는 체스판의 말이었을 뿐이다. [IMDb]
영화는 우리가 충성하는 이데올로기의 정체가 무엇인지 묻는다. 애브너는 자신이 차례차례 처단한 대상이 검은 9월단이 맞는지 끝내 밝혀내지 못한다. 암살단에게 작전을 지시한 위정자가 침묵하기 때문이다. 그의 머릿속엔 외려 의문만이 쌓인다. 검은 9월단은 과연 악마였을까. 내가 우발적으로 누군가를 살해했듯 그들의 범죄에도 우발성이 섞여 있진 않을까. 검은 9월단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이념에 충직하게 움직이다가 영혼을 다친 건 아닐까. 이 물음은 이스라엘의 민족주의자에게만 주어지는 게 아니다. 역사적으로 미워해 왔던 대상을 관습적으로 미워하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지는 질문이다.
영화 ‘뮌헨’ 포스터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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