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3일 서울 마포구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김형준 영어 강사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찾고 싶다"는 문구를 들고 있다. 박시몬 기자



"20~30년을 일한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30~40%밖에 되지 않아요."
'권리 밖 노동 원탁회의' 참가 하청노동자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지난 7월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 '권리 밖 노동 원탁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권리 밖 노동자들은 해고 위협 등 고용불안과 불합리한 임금체계, 야마토릴게임 뒤처진 복리후생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토로했다. 정부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터권리보장법)' 제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1일 노동부에 따르면 이번 원탁 회의는 권리 밖 노동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시행됐다. 25개 분과에서 총 605명의 노동자가 참여했다. 권리 밖 노동자들은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릴게임황금성 플랫폼노동자와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일용직 및 기간제, 파견직 등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이다.
원탁회의에는 권리 밖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환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프로젝트가 끝나도 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클라이언트가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수정 요구해도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 야마토게임장 다. 실제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임금체불과 불공정한 계약 관계에 시달리지만 업무상 약자라는 제한 때문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사회보험 시스템과 고용안정성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프리랜서 학원강사는 "우리도 노동자이지만 근로기준법으로는 우리가 보호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학원강사들은 교습내용과 방식, 근무장소와 시간 바다신릴게임 등 모든 노동 조건을 학원으로부터 통제받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법적 신분은 프리랜서나 특고 노동자인 '가짜 3.3 노동자'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가짜 3.3 노동자들은 근로소득세 대신 사업소득세 3.3%를 떼이고 4대 보험 가입과 주휴수당이나 퇴직금 등을 받지 못한다. 하는 일은 노동자이지만 형식상 신분 때문에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보호를 받지 못하 릴게임예시 는 셈이다.
이 외에도 한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사장님이 주 15시간을 넘기지 않으려고 여러 사람을 채용하는 바람에 저는 또 다른 곳에서 15시간씩 일하고 있다"며 쪼개기 계약 문제를 제기했고, 경비노동자는 "관리소장이 3개월 단기 근로계약서를 내밀면서 서명하라고 하지만 해고가 두려워서 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연차휴가나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보호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3개월 단위 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하는 것은 노동자를 2년간 고용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규정을 회피하거나 해고를 쉽게 하려는 꼼수로 이용되고 있다.

정부, 일터권리기본법 연내 발의 목표



정부는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위해 연내 일터권리보장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노동부는 '일터권리보장법' 제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연내 일터권리보장법 입법 발의를 목표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법은 노동자의 고용 형태나 계약 명칭에 관계없이 일터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안전하게 일할 권리, 차별과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권리, 공정한 계약을 할 권리를 명시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의 경우 현행법은 오씨가 프리랜서 신분이라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터권리보장법이 시행되면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생긴다. 정부는 법안이 처리되면 프리랜서와 특고, 플랫폼노동자 등 권리 밖 노동자를 한층 두텁게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노동자들의 복리후생과 분쟁 조정을 위한 재정사업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다만 민주노총은 보다 근본적 대책으로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리랜서, 특고, 플랫폼 노동자 등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사각지대는 해소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권리 보장을 위한 별도의 기본법이나 지침이 마련되더라도 근로기준법이 그대로라면 핵심적 보호 장치는 여전히 닿지 못할 것"이라며 "근로기준법 개정 없는 일터권리보장법은 프리랜서, 특고, 플랫폼 노동자를 근로기준법 밖 존재로 고착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