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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반정부 시위로 들끓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국회의원 특혜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면서, 일부 시위대는 건물에 불을 지르고 정치인 자택까지 약탈하기까지 했다.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최소 1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다. 이달 들어 시위는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는 불안한 평화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치분석가 요하네스 누그로호는 7일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위 이면에는 정체된 임금과 물가 상승에 짓눌린 중산층의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 은행담보대출금리 석했다. 누그로호는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와 일본 니혼게이자이 아시아 등에 기고하는 인도네시아 정치 전문 저널리스트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 정치분석가 요하네스 누그로호
이번 시위는 지 씨티캐피탈주상호 난해 9월부터 하원의원 580명이 1인당 월 5,000만 루피아(약 430만 원)를 받아왔다는 사실이 지난달 뒤늦게 알려지며 시작됐다. 자카르타 월 최저임금(540만 루피아·약 45만6,000원)의 약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하며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마이너스통장 상환 누그로호는 민심 이반의 배경에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은 오랜 기간 인플레이션과 정체된 소득에 짓눌려 왔다”며 “이 와중에 의원 주택 수당 인상이 기폭제가 돼 누적된 분노가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수당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쌓여온 양극화가 시위로 분출된 것이라는 의미다.
이러 검정고시고사장 한 격차는 사회 균형을 무너뜨리고, 특히 경제 기반인 중산층 붕괴로 이어졌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성장 둔화와 고용 악화 속에 지난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취임 이후 긴축 기조까지 더해지며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팍팍해졌다. 새 정부는 무상급식 확대 등 핵심 사업 재원 마련을 이유로 올해 초 교육, 연구개발(R&D), 도로 건설 등 인프라와 지방 예산을 새마을금고 예금이자 크게 삭감했다.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 시위대가 특권층에 대한 특혜에 항의하며 경찰에 돌을 던지고 있다. 자카르타=AP 연합뉴스
지방정부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재산세 등 세금을 대폭 인상했고, 결국 시민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동·중부 자바주(州) 등 일부 지역에서는 세금이 400~1,000% 치솟았다. 누그로호는 “인도네시아 중산층 규모는 2019년 이후 16% 줄었다”며 “경기 전망은 어두워지고 지출이 위축된 상태에서 국민들은 새로운 세금에 대한 인내심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사태가 격화하자 정부는 지난달 31일 주택 수당을 포함한 여러 특혜를 폐지했다. 이후 충돌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산발적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시민들의 온라인 활동 검열까지 강화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분위기다.
누그로호는 “시민사회는 이제 시위 같은 강력한 행동을 해야만 정부가 문제를 인정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지금까지 당국이 내놓은 양보는 충분하지 않다. 뿌리 깊은 사회 문제와 불만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또 다른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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