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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한은나 (25-09-14 18:45)
 조회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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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회사)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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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한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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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뜻있게 움직인다. ‘손자가 많으시다는데 그 재롱은 아니 보십니까?’ 물으니 한씨는 미소를 띄우며 ‘더위의 아이들은 귀찮아서’ 하며 노인은 고개를 흔든다.” (1925년 8월 8일자) 두 번째는 학교 및 외국 유학생에 관한 일을 맡아보는 학무국의 이진호(李軫鎬) 학무국장의 이야기다. “전에 같으면 학부대신 격이니 그만하면 더 바랄 것 없는 팔자이다. 애알라딘체험머니
급(埃及; 이집트) 권련을 피우며 서류를 살피는 이씨는 더위가 무엇인지도 생각도 나지 않는 것 같았다. ‘덥지 않습니까’ 물으니, 이씨는 권련의 재를 떨며 ‘한가할 틈이 없다’며 가벼운 탄식을 내뱉는다. 들으니 여름만 되면 각처에서 열리는 하기 강습회며 각지에서 모여드는 하기 시찰단으로 인하여 학무국의 일은 여름 한 철이 제일 바쁘다고. 다른 국장 대감네들바다이야기하는법
은 피서니 무엇이니 하는 틈에 서류를 산 같이 쌓아 놓고 울적한 심회(心懷)를 한 개 애급 권련에 푸는 이(李) 국장이여! 부디 건재(健在)하소서.” (1925년 8월 8일자) 지금의 서울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마야(馬野) 경성부윤의 여름나기도 실렸다. “경성부 정문으로 바로 들어서면 남부 경성의 바람은 모두 잡아드릴 듯이 큼직큼직한 네 쪽의 유리창을 보기랩어카운트
좋게 열어 젖히고 안락의자 위에서 권마성(勸馬聲; 임금이나 고관 또는 수령방백이 행차할 때 사령이 가늘고 높은 목청으로 길게 부르던 소리) 웃음을 웃으며 경성의 요리 방법을 연구하는 마야 부윤은 바람결과 같이 시원시원한 어조로 말을 하되, ‘나는 경성부윤이 된 후 얼마 되지 아니하여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대 수재(水災)와 골치 아픈 학교비 문제로 금년 여릴게임총판
름은 더운지 찬지 알지도 못하고 그럭저럭 무감각한 가운데서 오늘날까지 지내왔으니까 무엇이라고 말을 할 수가 없으나, 하여간 관리 생활을 하더라도 여름에는 여가를 타서 인천 같은데 해수욕도 가고 야외로 다니며 산보도 하였으면 사무 처리에도 많은 유익이 있을 듯하나, 금년은 그러한 기회가 없게 되어 유감이올시다.” (1925년 8월 10일자) 다음으로 강원도 지사로 있다가 동양척식 회사 고문이 된 이규완(李圭完) 이야기다. “피서(避暑) 이야기를 묻기부터 덜 된 수작인 줄 알면서도 동척(東拓) 회사의 침침한 복도에서 ‘영감! 얼마나 더우십니까’라고 말을 건넸더니 과연 이씨는 햇빛에 거른 낯을 이상하게 들며 ‘더운 것이 다 무엇이요. 강원도에 있을 때에는 과수원과 밭농사에 땀만 흘리면 더위 이상의 더위를 맛보아 세상 더위쯤은 꺾어 누르겠더니, 경성으로 와서는 목기(木器) 만드는 법을 연구 중이라 더운지 어쩐지 모르고 해를 지우고 마는 것이요’ 라고 답한다. 호미와 낫을 손에서 놓지 않고 한 도(道)의 어른 노릇을 하던 이씨는 경성에 전임되자 다시 깍귀와 톱으로 세월을 보낸다. 노동을 아니 하면 먹지 못한다는 붉은 노서아(露西亞)의 코 큰 친구들도 이규완 씨의 앞에서는 숨도 못 쉴 것이다.” (1925년 8월 10일자)
총독부 정무총감 시모오카 츄지(下岡忠治)와 총독 사이토 마코토((齋藤實)의 여름나기도 소개됐다. 먼저 시모오카의 이야기다. “조선의 부왕(副王)으로 왜성대 높은 집에서 2000만 사람의 안위(安位)를 점치는 시모오카 정무총감은 비만한 체구를 서서히 움직이며 총독부 정무총감실에서 30만 장안을 바라보고 있다. ‘총독은 인천도 자주 가시는데 각하는 도무지 피서도 모르십니까’ 물으니, 그는 뜻있는 웃음을 보이며 ‘피서요! 나는 평생에 피서라고는 간 일이 없습니다. 동경에서도 웬만한 사람들은 대개 별장 하나씩은 다 가진 모양이나 나는 별장이고 피서고 잊어버리고 사는 터이올시다. 더욱이 조선은 아침 저녁이 서늘하니까 더위다운 더위도 겪은 일이 적으며 항상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 터이라, 여름인지 무엇인지 도무지 더위를 느낄 틈도 없이 분망(奔忙)히 지내오’ 라며 손을 들어 윗수염을 무심히 쓰다듬고 있다.” (1925년 8월 11일자) 이어 사이토 총독의 이야기다. “토요일 날 저녁 인천 가는 급행열차 2등실에는 반드시 파나마 모자에 ‘모닝 크-트’나 선명한 화복(和服; 일본식 복장)을 입은 비만한 노인 한 분이 동부인을 해 가지고 오른다. 그가 누구인지 모르는 미두꾼들이 ‘담뱃불 좀 부칩시다’ 하면 그 노인은 엄숙한 낯에 미소를 띄우며 성냥을 빌려준다. 담뱃불을 얻은 그가 나중에야 그 노인이야말로 인천 별장을 가는 사이토 총독인 줄을 알고 그만 망지소조(罔知所措;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지둥함)하다가 결국은 ‘참 무던히 평민적인걸’ 하는 찬사를 올리고 만다. 여름의 사이토 총독은 부인과 함께 토요일 밤차에 인천 별장으로 내려 갔다가 월요일 아침에 돌아오는 것이 무상(無常)의 향락이며 유일한 한여름 피서라 하겠다. 인천 별장에는 욕실도 있으며 끝없이 푸른 바다도 바라볼 만한 서늘한 방도 있어서 대개 조선팔도의 2천만 생령(生靈)을 위하여 시작되는 획책(劃策; 일을 꾸밈)은 거의 이 별장에서 한가이 누워 있는 동안에 서서히 우러나오는가 생각하면 인천도 결코 우습게 볼 곳은 아니라 하겠다.” (1925년 8월 12일자) 그렇다면 예술가들은 더운 여름을 어떻게 지냈을까. 조선인 최초로 제국미술전람회 조각가 부문에 입선을 한 김복진(金復鎭)의 이야기가 매일신보에 실려 있다. “김복진 씨의 거대한 체구는 여름철로 접어들자 경성에서 자취를 숨기고 말았다. 김씨의 거처를 물으니, ‘형님께서는 지금 충주에 가 계십니다. 충주에는 양친이 계시니까 근친(近親) 겸하여 가신 것이올시다. 그다지 더위를 타지는 않으시는 줄로 알며 충주로 가실 때에 말씀이 이번에 고향에 가시면 제국전람회에 출품할 작품에 착수하시겠다고 하셨으니, 필경 제작을 하시고 계실 줄 압니다’ 하더라.” (1925년 8월 15일자)서화가 이한복(李漢福)의 여름나기도 신문에 실렸다. “내금강(內金岡)으로 사생(寫生)이냐 갔는가 하고 서대문정 우거(寓居; 자신의 주거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를 엿보니, 이씨는 소매를 걷어 올리고 묵화를 치기에 정신이 없다. ‘얼마나 바쁘십니까’하며 눈치껏 인사를 하니 붓을 멈추는 이씨는 나직한 목소리로 ‘사면에서 글씨 주문, 그림 청이 많아서 눈코 뜰 사이가 없습니다’하며 흘러내리는 화복(和服) 소매를 다시 걷어 올리며 화지를 향하여 붓끝을 운전한다. 창작에 열중한 예술가에서 ‘더우냐?’ 묻는 것은 어쩐지 어색한 것 같았었다.” (1925년 8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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