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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라스트 찬스?
지난 7월 초의 일입니다. 정육각과 초록마을이 회생 절차에 돌입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튿날?정육각 측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제도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육각의 상품 판매도 중단됐습니다.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서 '초신선'이란 카테고리를 새롭게 열었던 정육각의 갑작스러운 몰락이대영포장 주식
었습니다.
사실 정육각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나왔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뒤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던 '적자 스타트업'이 자기 덩치보다 5배 가까이 큰 초록마을을 집어삼켰기 때문입니다. 정육각은 2022년 대상이 보유하고 있던 유기농 플랫폼 초록마을을 인수했습니다. 적자를 내는 와중에도 900억원을 베팅해 인수전에서 승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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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다만 기대했던 시너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초록마을을 인수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육각은 8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습니다. 초록마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3년간 25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죠주식포인트
. 성장을 위한 투자 때문이었을까요? 초록마을은 정육각 인수 후 오히려 매장이 100개 이상 줄었습니다. 1+1이 -2가 된 상황입니다.?
결국 버티지 못한 정육각은 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초록마을은 지난달 말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 전 M&A 추진 허가를 받았습니다. 유기농 식품 및 친환경 유통 분야에 전야마토2게임
략적 관심을 가진 복수의 기업과 투자자들이 인수 검토를 요청했다는 설명입니다. 영업을 중단했던 정육각도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그래도 브랜드 가치가 살아 있고, 오프라인 매장도 300여 개 가까이 남아 있는 초록마을은 다른 기업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만 기업의 '본체'인 정육각은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력적인 매주식플러스투자클럽
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초신선' 안 통한 이유
한때 '아기 유니콘'으로 불리며 유통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정육각은 왜 살아남지 못한 걸까요. 업계에선 정육각의 핵심 가치인 '초신선'이 소비자들에게 그리 매력적인 캐치프레이즈로 다가오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육각의 '초신선'이 내민 혁신은 간단합니다. 고기는 신선할수록 맛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정육각은 '도축 4일 이내 돼지고기'나 '당일 도계'한 닭고기, 오늘 낳은 계란 등 대형마트나 이커머스보다 신선한 축산물을 유통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차이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도축한 지 4일 이내인 돼지고기'가 마케팅 포인트가 되기 위해선 도축한 지 6~7일 지난 돼지고기와 확연한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지난 2021년 정육각이 진행했던 삼겹살 기름 비교 실험. 이후 논란이 되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사진=정육각 인스타그램
대형마트가 판매하는 '항공 직송 망고'를 예로 들어 볼까요. 기존에 우리가 먹던 수입 망고는 대부분 덜 익었을 때 따 후숙한 뒤 판매하거나 냉동 망고를 들여옵니다. 하지만 '항공 직송 망고'는 잘 익은 망고를 바로 가져와 팔죠. 망고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이라도 그 맛의 차이를 느낄 겁니다.
하지만 '초신선'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미각이 어지간히 예민하지 않은 이상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신선한 게 맛있다니 맛있구나"할 뿐이죠. 시각·미각으로 차별화가 어려우니 '초신선 삼겹살은 기름 색깔도 맑다'는 광고를 했다가 과장광고라는 지적을 받고 광고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대 스타트업 시대의 종말
정육각의 몰락은 앞서 코로나19 시절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가 바람처럼 사라진 '오늘회'를 떠올리게 합니다. 오늘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회나 초밥 등 수산물을 당일배송해 주는 플랫폼이었습니다. 신선함이 생명인 회를 배달도 아닌 '배송'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코로나19 시기 외출·여행이 어려웠던 소비자들에게 매력이었죠. 하지만 오늘회는 2022년 여름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중단했고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업계에선 오늘회가 초반 성장에 고무돼 지나치게 빠르게 규모를 불린 것이 독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합니다. 오늘회는 2021년까지만 해도 누적 매출 300억원을 돌파하며 '잘 나가는 스타트업' 대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해 하루 한 번이던 배송을 2번으로 늘리고, ?이듬해엔 경남, 충청권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더니 배송 횟수도 일 3회로 늘렸습니다. 업계 여기저기에선 "이게 된다고?"라는?소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 "안 돼"였습니다. 2022년 9월 전직원 권고사직 통보 사실이 알려지며 '오늘회 매직'은 마무리됐습니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정육각 역시 비슷합니다. 신선한 축산물을 빠르게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초록마을을 인수하는 '과한 확장'에 나섰다가 결국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양 사 모두 수백억원대 누적 적자를 안고 있었으면서도 무리한 투자에 나섰죠.?
결국 이런 방식의 투자는 외부 투자가 끊임없이 이어질 때만 유효합니다. '계획된 적자'라는 말을 유행시킨 쿠팡이 대표적입니다. 정육각과 오늘회도 코로나19 시기 스타트업들의 '투자 풍년' 효과를 본 기업입니다. 거품은 바람이 불면 꺼집니다. 정상적인 수익구조 없이 사실상 외부 투자금으로만 운영되던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무너지고 있습니다.?
사업에 있어 빛나는 아이디어는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만큼이나 중요한 건, 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안정적인 경영 능력입니다. 기업인에게 있어 '천재 사업가'보다 되기 어려운 게 하나 있다면, 아마 자기 자리에서 견실하게 기업을 운영하는 CEO가 아닐까요.?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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