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 제공


1900년 10원야마토게임 대 초반과 1950년대 후반, 유럽 영화사가 가장 치열하게 흔들리던 두 시기는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가 지향하는 시간대다. 영화가 막 탄생한 이후 멜리에스 같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매체에 대한 실험이 이어졌던 1900년대 초반, 그리고 TV의 등장으로 극장의 위기가 거론되던 와중에도 누벨바그를 중심으로 새로운 영화 언어에 대한 토론이 뜨거웠던 1950~60 손오공게임 년대 초반. 허재형 대표는 이 두 시기를 영화에 대한 질문과 논쟁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로 바라본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라는 이름에는 과거의 외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에 대한 사유와 대화가 살아 있던 올드시네마의 정신을 오늘의 공간 안에 다시 불러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영화가 질문을 던지던 시대로부터
이러 릴게임손오공 한 시간대에 대한 인식은 극장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도 맞닿아 있다. 기술과 효율이 극장을 규정하는 기준이 된 지금, 허 대표는 오히려 무엇이 빠져 있는지를 먼저 고민했다. 그 질문은 공간의 정체성을 넘어,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를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그가 멜리에스를 구상하며 가장 중요하게 붙들었던 감각에 대한 골드몽사이트 설명이다.
"어린 시절 극장에서 느꼈던 온기는 어디서 왔을까를 고민하면서 영화관을 오픈했습니다. 편리성, 효율성, 기술적 완성도에만 포커스를 두고 영화관을 만든다면 온기는 오히려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영화관을 시공했습니다. 온기가 공간에 스며들 수 있게 하려면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영화관을 직접 시공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시간이 걸리 릴게임종류 지만 한땀 한땀 수놓듯이 공간을 만들어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직접 설계하고, 재료를 선택하고, 시공해서 완성하기까지 10개월이 걸렸습니다. 자작나무를 일정 간격으로 잘라, 하나하나 스테인으로 칠해 바닥에 시공하였습니다. 의자는 올드시네마 분위기를 낼 수 있게 디자인하였고, 온기가 느껴지는 소가죽 쿠션으로 마감했습니다. 좌석마다 비치되어있는 테이블또한 차가운 철로 만들지 않고, 샌딩, 스테인, 바니쉬 공정을 거친 자작나무 상판과 로구로 장인에게 의뢰한 다리를 결합해 완성했습니다."
허재형 대표는 영화관을 관리하고 관객을 응대하는 주체 역시 영화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본다. 단순한 운영 인력이 아닌, 영화 전공자나 영화 매니아들이 공간을 지키는 이유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의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관련 전공자들이나 영화 매니아들이 영화관을 관리하고 관객들을 응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영화관을 운영하다보면 관객들또한 영화를 더 좋아할 것이란 믿음에 이러한 원칙을 정했습니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는 공간의 물성만큼이나,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의 태도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허재형 대표는 영화관을 관리하고 관객을 응대하는 주체 역시 영화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봤다. 멜리에스가 관련 전공자나 영화 매니아들이 직접 영화관을 운영하는 원칙을 세운 이유다.
“관련 전공자들이나 영화 매니아들이 영화관을 관리하고 관객들을 응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영화관을 운영하다보면 관객들 또한 영화를 더 좋아할 것이란 믿음에 이러한 원칙을 정했습니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 제공


대기 공간 역시 영화라는 매체의 역사와 물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실제로 사용했고 현재도 작동하는 16mm 영사기와 필름을 자르고 붙이는 스플라이서, 16mm 필름 카메라와 필름, 그리고 벽 한편을 채운 영화 서적들이 놓여 있다. 장식이 아닌, 영화의 시간과 흔적을 공유하는 장치들이다.
상영 환경에 있어서는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는 최신 레이저 영사기를 사용하며, 전 좌석 어디에서 관람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일반적으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맨 앞 열에서도 스크린 전체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조를 조정한 점이 특징이다.
사운드 시스템 또한 멜리에스가 공을 들인 영역이다. 허 대표는 일반적인 영화관용 앰프 대신, 센터 스피커와 프런트, 서라운드, 리어 서라운드 스피커 각각에 가장 부합하는 하이엔드 앰프를 개별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앰프와 스피커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개 사용하는 영화관용 앰프를 쓰지 않고, 센터스피커, 프런트 좌우스피커, 서라운드 좌우 스피커, 리어 서라운드 좌우 스피커에 가장 부합하는 하이앤드 앰프를 개별적으로 연결해 영화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소리를 증폭시키는데 집중한 영화관용 앰프를 테스트한 후, 좀 더 섬세하게 소리를 구현하는 하이앤드 앰프들을 직접 공수하여 영화관 사운드를 설계했습니다. 튜닝과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이러한 사 운드 시스템을 통해 영화를 관람하시는 관객분들이 오디오 청음시설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움또한 함께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영화관의 또 다른 중요한 조건으로 청결을 꼽는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는 제습과 방음, 환기를 고려해 설계됐으며, 청소 시 햇볕이 들고 창을 열어 환기할 수 있도록 한쪽 벽 커튼 뒤에 방음 기능을 갖춘 3중 유리창을 설치했다. 관객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의 큐레이션 기준 역시 공간이 지향하는 감각과 맞닿아 있다. 허재형 대표는 극장에서 상영할 만한 영화를 판단할 때, 흔히 이야기되는 스케일이나 볼거리보다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가진 전달력을 먼저 고려한다고 말한다
"큐레이션할 때 중요하게보는 기준은 웅장함보다는 섬세함입니다. 스펙타클한 영화가 섬세하지 않다면, 오히려 관객에게 피로감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인물의 시선처리, 빛의 변화, 작은 숨소리도 관객에게는 전달되는 공간이 영화관입니다. 섬세한 장인에 의해 완성된 영화는 작은 손짓하나도 웅장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 로고


온기로 남는 극장을 향해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의 프로그램 구성은 상영을 끝으로 경험이 닫히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영한 영화 중에 관객들과 소통하기 좋은 영화들을 골라 관객들을 초청하여 영화에 대해 대화나누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 프로그램을 경기 ‘광주시 문화 재단’과 협업하였고, 2026년에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프로그램은 관객의 참여를 전제로 한 구성으로 확장된다. 한 편의 영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다시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은 좋은 영화 한편을 선정하여 해당 영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경품 퀴즈를 진행하는 형식입니다. 해당 영화의 O.S.T를 감상하고, 퀴즈를 맞추거나, 해당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비어있는 시나리오의 빈칸을 채우는 문제 등을 풀며 영화를 다시 즐겁게 되새기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는 의미있는 영화 한편을 관람하고, 그 영화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역순으로 이해해가는 강연을 프로그램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배급, 상영, 촬영, 녹음, 시나리오 창작 관련 강연을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는 영화가 상영되는 순간부터 끝난 이후까지, 감정과 생각이 하나의 과정으로 이어지길 전제한 공간이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의 설렘이나 관람 후의 여운이 흘러가 버리지 않고 각자의 언어로 기록되고 축적되길 바라며, 실제 좌석마다 메모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했다.
"전좌석 개인 테이블이 있고, 테이블마다 조명이 있어 영화 시작 전과 후에 자연스럽게 일어난 생각들을 이 테이블에서 메모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전의 설레임과 관람 후의 여운에 대한 기록, 관람하신 분의 다양한 삶의 영역에 좋은 영향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OTT의 확산과 영화관 폐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금 영화관을 새로 연다는 선택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을 소중히 여기는 관객들의 목소리도 분명하다.
"우려를 표하는 분들은 수익 관점에서 영화 위기를 말씀하시는 분들이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의 가치를 아시는 관객분들은 영화관 오픈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픈을 기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이 영화관을 운영하는 동력이며, 영화관을 최초에 설계하고 시공하면서 세운 초심이 동력입니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는 상영작과 프로그램을 통해 공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서 나아가, 보다 장기적인 기획과 협업도 구상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프로그램 뿐만아니라 기획전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누벨바그'라는 영화가 곧 상영할 예정인데, 이 영화 상영과 함께 '누벨바그'를 이끈 감독들의 영화들을 초청해서 기획전을 열고,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가 지향하는 방향을 관객들과 대화나눠보고자 합니다. 엠엔엠 인터내셔널이나 해피송처럼 좋은 배급사들이 누벨바그 영화들을 배급하기 때문에 이러한 배급사들과 협업을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환경과는 다른 속도로 완성된 이 공간은, 손의 흔적과 시간이 축적된 장소다.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는 오늘도 찾아오는 관객들에게 온기로 기억되는 공간으로 남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