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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역할을 조명함과 동시에 미래 세대에 귀감이 될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기획은 단순한 인물 소개에 머무르지 않는다. 글로벌 인천인의 활동을 통해 지역과 세계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을 모색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 지난 7월 1오션파라다이스시즌7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MVRDV 사무실에서 이교석 MVRDV 아시아총괄이사가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인천은 지금의 나를 만든 도시입니다. 그곳에서 자란 감각이 낯선 네덜란드 땅에서도 제게 길을 열어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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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세계적인 건축설계사무소 MVRDV의 이교석 아시아총괄이사는 인터뷰 내내 '인천'을 여러 번 언급했다.
유럽에서 20년 가까이 살아온 지금도 그의 사고 뿌리는 인천에 있다.
그의 가문은 300년을 인천에서 살아왔다. 조부는 고(故) 이훈익 향토사학자, 부친은 이원규 소설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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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는 인천과 현재 살아가는 로테르담은 '항구 도시'라는 공통된 성격으로, 그에게 건축가로서의 정체성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고 말한다.
"인천은 늘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도시입니다.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섞여 있는 그 풍경은 제가 지금 있는 로테르담과도 닮아 있어요. 그 공통점이 낯선 도시에서 제가 더 빨리 자리를 잡는 데 중적립식펀드장점
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유학길에서 세계적 건축사무소 임원이 되기까지
▲?지금은 없어진 송도 유원지에서 유년시절 누나와 찍은 사진. /사진제공=이교석 이사
그는 인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자란 후, 연세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도 인천에 머물렀기에 사실상 청년 시절까지 인천이라는 도시 안에서 살아온 셈이다.
학부 졸업 후 국내에서 짧게 실무를 익힌 뒤, 2006년 네덜란드로 유학길에 올랐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 MVRDV에서 일하며 아시아 지역의 주요 프로젝트들을 총괄하고 있다.
▲?서울로 프로젝트를 국제 컨퍼런스에서 강연하는 사진 / 사진제공=이교석 이사
한국 내 도심 속 녹지 확장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서울로 7017 스카이가든'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문화시설 '더 임프린트' 등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들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최근 아시아 최대 시멘트 공장이었던 부지를 도시 여가 문화 공간으로 전환한 중국 상하이 'GATEM West Bund Dream Center' 설계에도 참여했다.
"저희 회사는 제가 입사할 당시만 해도 50명 남짓이었어요. 일이 잘 풀리면서 지금은 400명 가까운 대형 사무소가 되었죠. 직원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고, 저는 유일한 한국인 임원입니다."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브 하우스(Cube House) 모습.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현대적인 건축물과 활기찬 분위기로 유명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자리잡은 MVRDV는 많은 이들에게 상상력과 독창성의 아이콘이다.
특히 MVRDV의 '마켓홀(Markthal)'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새로운 건축 랜드마크를 만들었다. 마켓홀은 재래시장과 주거 공간이 결합된 형태로, 말 그대로 '시장 안에 집이 들어앉은 구조'다.
이 이사는 이처럼 시각적으로 파격적인 결과물 이면에는 도시가 가진 문제와 맥락을 깊이 읽어내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말한다.
"저는 멋있는 건물을 짓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시작하는 편입니다. 공간이 가진 제약, 프로그램의 충돌, 도시와의 관계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들이 오히려 더 창의적인 해법을 끌어내죠."
그의 설계는 도시에 남아 있는 '기존의 가치'를 재활용해 지속가능한 공공 경험과 문화적 장소로 전환시킨다. 단지 형태나 미감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고, 그것을 건축이라는 언어로 재구성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MVRDV의 대표작 마켓홀(Markthal)의 내부 모습.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고향에 남긴 나의 흔적"
▲??인천파라다이스 시티 내 복합문화시설 ?'더 임프린트(The Imprint)' 프로젝트 건설 현장.
자연스럽게 대화는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다. 그는 인천의 확장성과 복합성에 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영종과 청라, 송도에 이르기까지 인천의 서쪽 끝자락은 과거 갯벌이었던 곳을 매립해 조성된 인공 도시다. 그는 이 땅의 변화를 인천이라는 도시의 성장사로 바라봤다.
인천은 도시 확장을 통해 다양한 시공간적 층위를 동시에 품은 도시이며, 갯벌이라는 자연에서 시작해 산업, 문화, 주거까지를 아우르는 다층적 스토리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갯벌은 단순한 지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이란 도시는 물리적으로는 끊임없이 외연을 넓혀왔지만, 그 확장 과정 속에는 자연과 도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고 있어요. 도시의 일부는 과거 수산업과 산업화의 흔적을 담고 있고, 또 다른 지역은 미래적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신도시입니다. 이러한 맥락을 이해하고 설계하는 것이 바로 건축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조성된 파라다이스 시티 내 복합문화시설 '더 임프린트(The Imprint)'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고향에 새로운 얼굴을 남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파라다이스 시티 프로젝트는 창문 하나 없는 대형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건물 외벽에 주변 건물의 입면을 찍어내듯 패턴을 반영했다. 주변 건물의 입면을 외피에 투영함으로써 비어 있는 땅 위에 놓인 구조물이 도시와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한 것이다.
"파라다이스 시티 프로젝트는 처음에 '카지노'라는 특수한 용도를 갖고 있었어요. 창문이 필요 없는 공간이었죠. 또 이 곳은 원래 바다였습니다. 저는 그게 흥미로웠습니다. 기존 도시의 문맥에 구속되지 않기 때문에 건축가가 훨씬 더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이 생기죠. 맥락이 없는 땅에선 건축이 곧 그 땅의 첫 번째 서사가 됩니다. 건축이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도시를 해석하고 만들어가는 도구가 되는 거죠."
▲산업유산을 품은 도시, 인천의 큰 잠재력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MVRDV 사무실에서 이교석 MVRDV 아시아총괄이사가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이교석 이사는 인천이 가진 산업화 시대의 건축 유산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인천 중구에 남아 있는 공장형 건물들이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재해석되는 흐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도시의 과거와 미래가 자연스럽게 겹쳐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천 아트플랫폼 등 옛 공장을 재해석한 사례들을 보면 참 반가워요. 도시가 시간을 품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옛 공장 하나가 카페로 변하고, 공연장이 되는 일은 단순히 외형을 바꾸는 게 아니라, 기억을 이어가는 작업이에요. 인천은 그런 기억의 밀도가 높은 도시라서 더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MVRDV 사무실의 모습.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MVRDV에서 직원들과 회의하는 모습. /사진제공=이교석 이사
그가 근무하는 MVRDV의 본사 또한 과거의 공장 건물을 개조해 사용 중이다. 이는 리모델링이 비용 절감이나 미적 추구가 아닌, 장소가 가진 이야기를 계승하는 건축적 태도라고 정의했다.
이 이사는 인천의 미래에 대해 진지한 화두도 던졌다. 도시의 기억과 정체성을 엮어내는 '브랜딩 작업'을 인천이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했다.
"유럽 도시들은 이미 20~30년 전에 인구 정체와 산업 전환을 겪었고, 도시를 다시 정돈하는 과정에 들어섰습니다. 인천도 이제 내부를 돌아봐야 할 시점이에요. 흩어진 기능과 자원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여기에 도시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인천은 바닷가 도시, 공항 도시라는 물리적 조건을 넘어서 이제는 '기억과 가능성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정체성을 만들어야 할 때죠. 그것이 도시의 품격을 결정짓습니다."
그는 현재 인천을 무대로 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인천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맥락'과 '문제'를 풀어가는 새로운 건축 언어가 담겨 있을 것이다.
"건축은 도시와 소통하는 또 하나의 언어입니다. 제가 자라난 인천이 그 언어를 통해 더욱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알베르토 메노찌 MVRDV 아시아 부서 디자이너
"이교석, 창의성-현실 조율자…실현의 가치 일깨워"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MVRDV 사무실에서 알베르토 멘지 MVRDV 직원이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아이디어를 현실로 끌어내는 사람… 그는 조율자이자 촉진자입니다."
MVRDV 아시아 부서에서 활동 중인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알베르토 메노찌'는 상사인 이교석 이사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단순히 설계를 지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팀원 각자의 창의성을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로 이끄는 촉진자죠."
MVRDV는 실험성과 구조적 완성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곳이다. 이 디자이너는 이 조직의 중심에 선 인물로 이교석 이사를 꼽았다.
"그는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이라는 두 가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요. 아이디어가 결국 구현될 때 의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늘 팀에 줍니다. 저 역시 그 균형을 제 디자인 철학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그는 일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 이 총괄이사가 MVRDV의 DNA를 온전히 지니고 있다는 걸 느낄 때라고 했다. 이는 MVRDV의 조직문화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협업하며, 어떻게 해답을 찾아가는가'라는 태도와 원칙에서 비롯됐다.
"그 방식은 매뉴얼이 아니라 경험입니다. 질문하고, 답을 찾도록 유도하는 환경이에요."
그에게 이교석 이사는 창의성과 현실 사이의 조율자이며,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다.
"MVRDV는 늘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하지만 그 도전은 무모함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창의성을 전제로 합니다. 저는 그 가치를 이교석 이사에게서 배웠습니다."
특히 그는 한국 프로젝트에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직접 현장을 찾으며 도시의 흐름과 사람들의 기대를 읽는다고 말했다.
"한국은 역동적이고 실험적인 가능성이 많은 나라입니다. 저희가 가진 역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무대죠. 이교석 이사와 함께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로테르담=글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사진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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