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파란색 손수건을 목에 두른 10대 소녀 10여 명이 도착했다. 창원지법 판사들과 재판연구원, 직원 10여 명이 반갑게 아이들을 맞았다. 이들은 평범한 사춘기 아이들처럼 보이지만, 창원지법 소년재판부에서 1호 처분을 받은 소년범들. 법원이 소년범에게 내리는 가장 경미한 1호 처분(1~10호)을 받아 소년원이 아닌 집에서 지낼 수 있는데도 부모의 방치 등으로 갈 곳이 없어 청소년보호시설에 지내는 아이들이다.
이날 모임은 창원지법이 관할 보호시설 6곳을 돌아가며 매년 2차례씩 여는 ‘걷기 학교’. 판사 등 법원 사람들이 ‘멘토’가 되고, 아이들이 ‘멘티
황금성릴게임 ’가 돼 반나절을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2023년 창원지법 소년재판부 류기인 부장판사가 소년범들에게 ‘평범한 어른’을 경험하게 해주자는 생각에 홀로 시작한 일인데, 지금은 법원이 예산도 지원해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법원 식구들도 늘었다. 참여한 아이도 300명이 넘는다. 작년 2월 부임한 이영훈 법원장도 벌써 세 번이나 참여했다.
바다이야기#릴게임 지난 2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창원지법 ‘걷기 학교’. 판사와 소년범들이 대화하며 꽃길을 걷고 있다. /김동환 기자
‘걷기 학교’ 당일의 규칙은 하나다. 멘토들의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 금지’. A(
바다이야기5만 16)양이 먼저 “무슨 과목 좋아하세요?” 하고 물으니, 짝꿍 어승욱 형사항소1부 판사가 “난 답이 딱 떨어지는 수학이 좋아” 하고 답했다. 그러자 A양은 “전 영어가 좋아요” 하며 웃었다. A양은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불화에 잦은 가출과 음주 등 비행을 저질러 1호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어 판사는 “아이들을 통해 나도 힘을 얻고 간다”며 “주
황금성릴게임 변에 관심을 가져주는 어른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집에 돌아가서 잘 지낼 수 있을까요? 걱정이에요.”
오는 5월 보호시설 퇴소를 앞둔 B(16)양은 멘토인 법원 직원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엄마뻘 되는 직원은 “지금까지도 잘했잖아. 뭐든 잘해낼 수 있을 거야” 하고 응원했다. 그러자 B양은 마음을 다잡은 듯
한국릴게임 “앞으로 작사·작곡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꼭 보여줄게요”라고 했다. B양 역시 폭력적인 아버지와 이혼을 결심한 어머니 사이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면허 없이 킥보드를 타고 수시로 가출해 학교 측이 법원에 보호처분을 요청(학교장 통고 제도)했다.
류기인 부장판사는 ‘걷기 학교’를 이어갈 후임 판사들을 위해 매뉴얼도 만들었다. 그는 “걷기 학교는 법관이 판결 후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