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재 기자]
▲ ?대덕구시니어클럽의 보조기기 관리원 사업(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들이 지난 5일 보훈공단 대전보훈병원 뒤편에서 휠체어와 병상 등을 세적하고 고장난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
ⓒ 유창재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708번 대전시내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보훈공단 대전보훈병원. 어르신 다섯 분이 병원 뒤편 야외 공간에 놓여 있는 휠체어와 병상 앞에 각각 자리잡고 있었다. 얼굴에는 마스크를 하고, 장갑을 낀 손에는 걸레와 알코올 소독제가 들려 있었다. 이들은 바퀴 틈새에 낀 먼지나 이물질을 빼내고, 손잡이와 좌석, 매트 구석구석을 꼼꼼히 닦았다.
바다이야기합법 "바퀴가 잘 안 돌아가네. 여기 이물질이 끼어 있네."
한 어르신이 말하자 다른 어르신이 작은 공구를 꺼내 바퀴 축을 조정했다. 3시간 남짓 이어질 작업이지만 손길은 느리지 않았다. 이들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러 나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깨끗한 휠체어'가 곧 안전이기 때문이다.
황금성사이트 지난 5일 아침 보훈병원을 찾은 이들은 대덕구시니어클럽이 수행하는 '보조기기 관리원 사업(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다. 이 사업은 경로당이나 장애인시설, 공공병원 등에서 노인과 장애인이 사용하는 휠체어, 보행기, 병원 침대 같은 보조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독·세척하고 안전 점검하고 간단한 수리를 하는 일자리다. 보조기기 이용
바다이야기사이트 자가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정기적으로 관리한다.
대전보훈병원도 이들이 찾는 기관들 가운데 하나다. 병원에는 385개 병상이 있지만 최근 조금 축소해 370여 개만 운영 중이다. 휠체어만 해도 1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이들의 방문을 반겼다. 그는 "우리도 자체적으로 소독은 하는데, 솔직히 일손이 부족하다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며 "매트리스나 휠체어를 '청소'하는 개념으로 꼼꼼히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오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는 변화도 있었다. "환자분들이 '깨끗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다"면서 "특히 휠체어 같은 경우는 고장 났을 때만 수리를 하는데, 이분들은 평소에 닦고 간단한 수리도 해주시니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환기가 잘 되는 햇볕 아래에서 작업을 하고,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으면 병원 쪽에서 제공해주는 7층의 빈 공간에서 작업한다. 다른 날에는 요양원이나 주간보호센터, 장애인시설 등을 찾아간다. 네다섯 곳을 돌다 보면 어느새 한 주가 지나간다.
대덕구시니어클럽 관계자는 "현재 수요처가 15~16곳 정도 된다"면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다른 시설을 돌고, 금요일은 보훈병원으로 고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가 건강을 주고, 신나게 만들어"
▲ ?대덕구시니어클럽이 수행하는 보조기기 관리원 사업(사회서비스형) 참여자인 박길행 어르신. 올해 81세로 이 사업 참여자 중 최고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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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기기 관리원 사업 참여자들의 평균 나이는 70세. 가장 연세가 많은 이는 박길행 어르신으로 81세다. 그는 이 사업이 시작된 지난해 시범사업 때부터 참여했다. 처음에는 천안 백석대에 가서 3~4일 교육을 받고 일을 시작했다. 그는 "해보니까 참 보람이 있더라고요.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는 일 같아서요"라면서 올해 다시 이 일자리에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한 요양원에서 휠체어 청소하던 날을 이야기하며,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요양원에 가보니까 소독을 잘 못해요. 케어하기도 바쁜데, 그걸 누가 닦겠어요. 휠체어를 보면 앉아서 토한 게 말라서 딱 붙어 있어요. 그걸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요양보호사 인력이 부족한 현실도 그에게는 또 다른 충격이었다. "요양보호사들이 최소 인원이라 너무 바빠요. 휠체어까지 관리할 시간이 없어요. 우리가 닦아보니까 시커먼 물이 막 흘러나와요."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휠체어 바퀴를 바라봤다.
"한 석 달쯤 하니까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냥 노인일자리라 시간을 때우는 게 아니에요.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고 있다'는 자긍심이 생겨요."
박 어르신은 2005년 도청 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했다. 그 후 10년 동안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냈다.
"평생 일했으니까 좀 쉬자 했죠. 그런데 공무원 행정직은 퇴직하면 쓸 데가 없어요. 불러주는 데도 없고... 그래서 노인일자리에 참여했어요. 하루 3시간 일합니다.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돈도 주니까 더 좋죠."
지금은 노인일자리 덕분에 다시 '하루'가 생겼다. 일해서 번 돈 76만 원 가운데 일부는 손주들에게 쓴다. "손자한테 10만 원 줬더니, 취직했다고 20만 원을 다시 주더라고요. 그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어깨가 막 펴지잖아요."
그에게 노인일자리는 무엇일까. 잠시 고민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건강을 주는 거예요. 나를 신나게 만드는 거."
"일 안 하면 우울해져... 노인일자리 참여하니 사는 재미가 있어요"
▲ ?대덕구시니어클럽의 보조기기 관리원 사업(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들이 지난 5일 보훈공단 대전보훈병원 뒤편에서 휠체어와 병상 등을 세적하고 고장난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
ⓒ 유창재
또다른 참여자이자 신노년층인 이찬학(67) 어르신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27년을 일했고, 정년퇴직 후 한동안 쉬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찾아왔다.
"30년 가까이 일하다 갑자기 (일을) 그만두니까 우울증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노인일자리를 찾았다. 벌써 5년째다. "액수는 많지 않지만 국민연금이랑 합치면 생활이 됩니다. 한 달에 150~200만 원이면 친구들하고 밥도 먹고, 가까운 곳에 여행도 가며 살 수 있어요."
그는 노인일자리의 또 다른 의미를 말한다. "사람을 사귀는 거죠. 나이 먹으면 친구 만들기 쉽지 않거든요. 여기서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잖아요." 그는 웃으며 덧붙였다.
"나는 (퇴직했다고 쉬지 말고) 노인일자리에 80%는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사는 재미가 있어요."
보조기기 관리원 사업 노인일자리 경쟁률 14대 1
▲ ?대덕구시니어클럽의 보조기기 관리원 사업(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이 지난 5일 보훈공단 대전보훈병원 뒤편에서 휠체어를 세척하며 고장난 부분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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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사업에 15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사업이었지만 경쟁률은 14대 1에 달했다. 올해부터는 본격 사업으로 확대됐다. 근무시간은 하루 3시간, 월 60시간이다. 임금으로 월 76만 원가량을 받는다.
사업의 목적은 단순하다. 노인과 장애인이 사용하는 보조기기를 안전하고 깨끗하게 유지해 감염병을 예방하는 것.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어르신들에게 이 일의 의미는 조금 달라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퇴직 이후 다시 생긴 '일(日)의 자리'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사람을 만나고 하루를 채우는 '삶(生)의 자리'였다.
"내게 오전 3시간은 금 같은 시간이에요." 박길행 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
"(누군가) 오늘 뭐 했냐고 물어보면, 이제 대답할 게 있잖아요. '나 오늘 일하고 왔다'고."
그리고 그는 다시 휠체어 손잡이를 한 번 더 닦았다. 온종일 휠체어에 앉아 있을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 더 편해지도록.
▲ ?대덕구시니어클럽의 보조기기 관리원 사업(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들. 5명이 한 조로 활동한다. 사진 맨 왼쪽이 최고령자인 박길행(81세) 어르신. 그 옆이 가장 젊은(?) 신노년 이찬학(67세) 어르신. 이들 어르신 모두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처음 만난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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