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비자도 없고, 통장도 없던 가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살려야 했습니다."
안산시 원곡동, 전국에서 외국인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동네 한복판에는 안산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10년 넘게 이주민의 곁을 지켜온 권순길(63) 센터장은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말을 현실로 만들어온 사람이다. 행정 절차와 언어 장벽, 의료비와 신분 문제로 벼랑 끝에 선 이들에게 그는 '징검다리'가 돼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임론백 어린이는 중증 뇌 질환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잠깐 시술하면 끝날 줄 알았다"던 가족의 기대는 수술
바다이야기게임 대 위에서 산산이 깨졌다. 머리를 열어보니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장기 치료가 불가피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치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아이 어머니는 단기 체류 비자 신분이어서 은행 통장을 만들 수 없었다. 후원금이 모여도 받을 방법이 없었다.
권 센터장은 은행과 직접 협의에 나섰다. 다행히 우리은행이
릴게임바다이야기 사정을 듣고 예외적으로 인도주의 차원에서 통장 개설을 허용했다.
"굉장히 따뜻한 마음으로 도와줬다"는 권 센터장의 말처럼, 후원금이 정상적으로 전달되면서 치료는 이어질 수 있었다.
비자 연장 역시 난관이었다. 그러나 아이의 위중한 상태를 고려해 출입국 당국 역시 인도주의적 판단을 내렸다.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체류를 연
황금성릴게임 장받았고, 아이는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치료를 맡은 고려대 안산병원 의료진도 적자를 감수하고 여러 차례 수술과 장기 치료를 이어갔다. 아이는 아직 완치되지 않았지만, 수술을 견디며 조금씩 회복 중이다.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지금껏 손실처리한 병원비는 6억원에 달한다.
권 센터장은 "대한민국에 정(情)이 있
바다이야기사이트 다"며 "비용 손실이 있어도 아이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 모두가 힘을 낸다"고 말했다.
불법체류 신분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응우옌 비엣 다이의 사례 역시 우리 사회에서 인도주의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잘 보여준다. 인도네시아인 어머니와 베트남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응우옌은 신장과 시력, 두부 질환까지 앓고 있었다. 국적이 명확하지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않아 의료 지원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센터는 먼저 공동체의 힘을 모았다. 한국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이 1만원, 2만원씩 십시일반 모아 치료비를 마련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도 협조해 아이에게 국적을 부여했다. 국적이 생기자 치료의 길이 열렸다.
아이는 퇴원했지만, 부모는 여전히 병원비를 갚기 위해 성실히 일하고 있다. 권 센터장은 "이주노동자 공동체의 연대와 대사관, 병원의 협력이 만들어낸 사례"라며 "한국 사회가 얼마나 따뜻한지 현장에서 매일 느낀다"고 말했다.
안산시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가 처리하는 상담 건수는 월평균 3천~3천500건에 달한다. 방문 인원만 1천500명 안팎이다. 10개국 이상 언어로 노무·법률·출입국·의료 상담을 제공한다. 평일에 일하는 이주노동자를 위해 일요일에도 창구를 연다. '통합신청서를 어디서 다운받느냐'는 질문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해 오는 이도 있다. 출입국 서류가 모국어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권 센터장은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언어는 음식을 먹게 하는 숟가락과 같다"고 비유했다.
센터는 지역 내 병원, 변호사, 노무사 등과 광범위한 협약을 맺었다. 변호사 6명, 노무사 3명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고, 주요 병원과도 연계해 긴급 환자를 신속히 연결한다. 불법체류 신분이라도 위급한 환자라면 수가를 100% 지원하는 병원도 있다.
권 센터장은 원래 디자인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하던 사람이었다. 필리핀에서 11~12년간 가족과 생활한 경험이 있다. 귀국 후 상담센터에 지원했고, 해외 체류 경험은 큰 자산이 됐다.
그는 상담을 통해 막막한 이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때 "눈물이 날 정도의 포만감"을 느낀다고 했다. 위탁기관의 한계로 직원 복지에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현장의 사명감은 여전하다.
권 센터장은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도와준 사례도 많다"며 "같이 살려면 서로의 따뜻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내레이션 : 유세진, 구성 : 민지애, 영상 : 박소라, 연출 : 이명선>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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