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25.9.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이세현 기자 = 통일교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이날 오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은 한 총재의 출석을 지켜보러온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출근길에 이곳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무슨 영문인지 궁금한 듯 빌딩 황금성오락실
내부에 설치된 포토라인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 46분쯤 특검팀 사무실 앞에 나타났다. 한 총재는 차량에서 내려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면서 특검 사무실이 있는 빌딩 내부로 입장했다.
한 총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걸어가자 포토라인 뒤편에 서있던 통일교인 추정 한 남성이 "어머니 힘내세요"라유상청약
고 외치기도 했다. 통일교 관계자로 추정되는 정장 재킷 차림의 중년 남성과 여성도 눈에 띄었다.
한 총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한 게 맞나',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을 전달했느냐', '권 의원 통해 해외 원정도박 수사를 무마하려 한 것이냐',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나', '권 의원을 돕기 두산인프라코어 주식
위해 통일교 교인들 국민의힘 입당에 관여했나', '왜 오늘 일방적으로 조사 날짜를 정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나중에 얘기합시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 총재는 조사 일정에 대해선 "수술받고 아파서 그랬다"고 짧게 답한 후 특검 사무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오션파라다이스게임
10시부터 한 총재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 총재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교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 그리고 윤핵관 의원들에게 접근해 금품 등을 건네고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통일교의 2인자로 불리며 교단 현안 청탁을 직접 실행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윤증권거래소
전 본부장은 한 총재 지시에 따라 통일교와 우호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대선 후보를 물색했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도 '모두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통일교 측은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었을 뿐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한 총재는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에서도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힌다. 또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고가의 선물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 총재는 권 의원뿐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도 드러났다. 뉴스1이 입수한 97쪽 분량의 김 여사 공소장에 따르면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4월쯤 한학자 총재에게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김 여사에게 선물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해 승인받았다"며 "2022년 1월 5일 권 의원에게 윤 전 본부장이 금품을 제공한 것도 한 학자 총재 승인이 있었다"고 기재했다.
또 공소장에 따르면 통일교는 2022년 2월 13일 통일교 행사인 한반도 평화서밋에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 면담을 주선해 마치 미국이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방법으로 선거를 도왔다고 한다. 또한 2022년 3월 2일 서울 송파구 소재 모 호텔에서 열린 약 120명 정도 참석한 교단 행사에서 한 총재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해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된 사례는 권 의원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래 처음이자 3대 특검 중 최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