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욘드 스테이지] 헌트릭스 원조 ‘무당춤’ 매력 탐구 묘하게 요염하고 섹시하다. 관객을 째려보는 눈빛부터 다르다. 서울시무용단이 신작 ‘미메시스’(6~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인 색다른 한국무용 얘기다. 교방무·한량무·소고춤 등 8가지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가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우선 장검무와 태평무 센터를 맡은 ‘스테파’ 스타 춤꾼 기무간이 오랜만에 한국 남자춤의 진수를 보여줄 것을 예고해 일찌감치 객석은 동났다. 뚜껑을 열고 보니 기무간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게 ‘무당춤’이다.
사아다쿨 동해무당 제갈숙영 무용수 [사진 세종문화회관]
야마토게임방법 영화 ‘파묘’ ‘케데헌’ 같은 대박 K콘텐트 덕에 ‘최초의 콘서트’로 격상된 원조 굿판에 대한 호기심을 ‘미메시스’가 꽤 해소시켰다. 대상의 재현을 예술의 본질로 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 개념을 차용한 제목 그대로 각 전통춤 안무에 물·바람·하늘·땅·번개·허공·불·빛 등 자연의 요소들을 매칭시켰고, 그
바다이야기게임 중 가장 뜨거운 하이라이트가 ‘불’을 모티브 삼은 무당춤이다. 동해안 별신굿, 경기 도당굿, 황해도 철물이굿, 진도 씻김굿, 서울 재수굿 등 5개 지역 대표 굿을 최초로 한꺼번에 소환한 과감한 시도다.
‘케데헌’ 열풍에 편승했나 싶지만, 알고 보니 지난해부터 기획해 준비하던 중 ‘케데헌’을 만났단다. 유인상 음악감독은
릴게임 “우린 이미 작년부터 시작했다. 다섯 무당을 불러일으킨다니 속으로 이게 될까 싶었는데, ‘케데헌’이 뜨면서 ‘미메시스’가 다시 보이더라”고 했다.
‘전통의 본질 재발견’을 내걸고 윤혜정 예술감독이 직접 안무에 나섰다. ‘불’의 이미지를 본질로 삼은 만큼 무용수들의 즉흥성이 관건인데, 다섯 지역의 개성으로 승부하니 그 자체로 ‘무당춤 페
릴게임바다신2 스티벌’이다. 지역마다 바이브가 묘하게 달라 다채롭고, 다섯 무당이 동시 출격하는 피날레 군무도 입체적이다.
경기무당 정지현 무용수 [사진 세종문화회관]
각 지역 무당은 어떻게 다를까. 일단 한강 이북의 강신무와 이남의 세습무는 춤의 에너지 자체가 다르다. 첫 주자인 동해안 별신굿은 바다의 액을 막아야 하는 강렬한 춤이다. 음악부터 동해의 엄청난 물결에 대적하는 태백산맥의 강렬함을 표현하는 꽹과리 솔로가 혼을 쏙 빼놓는다. 무구(巫具) 대신 쾌자를 활용해 바다의 일렁임을 막아내는 동작이 안무의 핵심이다.
경기 도당굿은 주로 세습무가 왕 앞에 불려가서 태평성대와 왕의 건강을 기원하는 굿인 만큼, 신들렸다기 보단 다소 점잖다. 궁중무용인 태평무와 닮았다 싶은데, 여기서 태평무가 나온 게 맞단다. 음악은 리듬이 복잡한 터벌림 장단에 실었다. 가장 세 보이는 건 쌍검을 휘두르는 황해도 무당이다. 황해도 철물이굿은 원래 작두를 타는 강신무라 춤이 세고, 음악도 마구 치는 ‘막장단’에 현란한 피리 선율이 흐드러지며 베일 듯한 날카로움으로 신을 부른다.
황해도 무당 이로운 무용수 [사진 세종문화회관]
진도 씻김굿은 유배지였던 진도에서 억울하게 죽은 자의 영혼을 씻겨주는 굿이다. 진도에만 있는 지전을 무구로 활용하고, 구천을 헤매는 영혼의 슬픔과 애환을 움직임에 담았다. 음악 또한 흘림장단으로 슬픔을 표현하다 해소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진도무당 김경애 무용수 [사진 세종문화회관]
서울 재수굿은 ‘가장 부유한 굿’. 원래 공동체가 아닌 대감들이 집에 불러서 하는 개인 플레이다. 서울시무용단이니 서울무당에 가장 힘을 줬는데, 청일점 남성 무용수가 모든 굿의 마지막에 복을 받는 도구로 사용되는 오방기를 들고 각을 잡는다. 좋은 기운만 끄집어내기 위한 굿인 만큼 도드리장단에 단조 없이 장조만으로 화창하고 장중한 음악이 피날레로 몰고 간다.
서울무당 유재성 무용수 [사진 세종문화회관]
다섯 무당이 오방기를 하나씩 들고 깃발춤을 추는 피날레 군무는 음악의 다이나믹이 압도적이다. “다섯 지역에 공통되는 굿거리장단을 하드웨어로 놓고 각 지역의 선율과 리듬 분할을 소프트웨어로 심어 놓은 엄청난 작업”(유인상 음악감독)이라는데, 다섯 지역의 신이 뒤섞여 뒹굴며 절정으로 치닫는 에너지가 ‘케데헌’의 헌트릭스 저리 가라다.
도발적인 눈빛과 섹시한 몸짓도 ‘어나더 레벨’. 윤혜정 예술감독은 “다른 춤보다 정신세계가 깊은 우리 춤 중에서도 최고 정점이 무당춤이다. 신들리지 않고는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니 무용수들도 어느 정도 접신해서 샤먼의 세계를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재해석’에 흔한 전자음향이나 서양악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점도 흥미롭다. 장고·징·방울·바라·꽹과리·북·대금·아쟁·피리·거문고까지, 국악기로만 구성된 라이브 악단이 ‘찐 국악’으로 승부하는데, 사물놀이 같은 신명 그 자체다. 유 음악감독은 “전통을 고리타분하게 느꼈던 대중이 이제 퀄리티 있는 우리 클래식의 고급스러움에 눈뜨기 시작했다”면서 “오히려 여기에 전자음향을 쓰면 촌스럽게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예술감독도 “춤과 음악 뿐 아니라 의상, 소품까지 전통분야 마스터들이 본질에 충실한 무대”라면서 “전통을 외부의 새로운 감각으로 바꿔주던 창작의 방법론을 넘어 이제 수십 년 베테랑들이 진짜 우리 것을 지금 시대 버전으로 ‘미메시스’하자는 도약의 시점이다. 앞으로는 이런 스타일이 전통을 이어가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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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