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태풍’의 프로스페라 역을 맡은 예수정 배우가 무대 위에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국립극단]
“여러분께서 모든 잘못으로부터 용서받으시듯, 여러분의 즐거움이 절 풀어주시길.”
셰익스피어가 최후의 작품에 남긴 결말의 문장이 올해의 끝자락,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다시 울려 퍼진다. 국립극단은 복수 대신 화해와 사랑을 이야기하는 ‘태풍’을 올해의 마지막 무대로 올리며 연말을 맞는다.
‘태풍’은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 ‘템페스트’를 오늘의 감수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사이다릴게임 동생의 배신으로 권좌에서 밀려나 딸과 함께 무인도로 표류한 프로스페라가 12년 동안 마법을 익히며 복수를 준비하다 끝내 용서를 선택하는 이야기다.
연극 ‘태풍’의 한 장면. 프로스페라 역을 맡은 예수정 배우와 프로스페라의 정령인 에어리얼 역을 맡은 이경민 배우가 함께 연기하
온라인릴게임 고 있다. [국립극단]
국립극단은 원작의 남성 인물인 프로스페로와 알론조를 여성인 프로스페라·알론자로 바꾸었다. 권력 다툼과 복수극의 거친 긴장보다 관용과 화해에 초점을 둔 이번 해석은 말년 셰익스피어가 남긴 온기와 지혜를 보다 뚜렷하게 드러낸다.
바다이야기모바일 프로스페라를 연기한 예수정 배우는 절제된 톤으로 이번 극의 중심을 잡는다. 폭발적인 분노처럼 강한 감정의 분출은 없다. 상황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관조의 태도와 온화한 위엄이 공연 전반에 스며든다.
강력한 마법사의 면모보다 인간의 이해와 용서를 선택하는 인물의 성정이 강조되며,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을 향해 “극장의 신이시여,
무료릴게임 나를 풀어달라”고 조용히 요청하는 순간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예수정이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서는 것은 2019년 ‘화전가’ 이후 5년 만이다.
프로스페로는 극을 마치고 관객들에게 자신을 풀어달라며 박수를 요청한다. [국립극단]
게임몰릴게임 박정희 예술감독은 기술적 장치를 최소화하고 인물의 감정선과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장면을 구성했다. 복수 서사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용서로 향하는 마음의 변화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연출이 두드러진다.
아름답고 평화롭게 꾸며진 무대는 극이 복수보다 용서와 화해에 초점을 맞추었음을 암시한다. [국립극단]
무대디자이너 여신동은 흰 천막과 선명한 녹색을 중심으로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는 무인도의 분위기를 간결하게 구현했다. 극 초반 폭풍이 지나간 뒤 등장하는 녹색 무대는 이야기가 평화와 관용을 향해 나아갈 것임을 암시한다. 특히 미란다와 페르디난드가 정령들과 함께 사랑을 약속하는 장면에서는 축제를 연상시키는 조명이 내려오며 작품의 중심이 사랑에 있음을 환기한다.
프로스페로의 딸 미란다가 정령의 축복을 받으며 페르디난드와 사랑을 약속하고 있다. [국립극단]
배우들의 앙상블도 극의 흐름과 주제 의식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 2025년 국립극단 시즌 단원인 홍선우를 비롯해 황선화, 이경민, 문예주, 윤성원, 성근창, 박윤희, 구도균 등 단원 출신 배우들과 김나진, 김은우, 하재성, 이강호가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다양한 장면을 구성한다. 마법에 걸린 인물들은 각자의 욕망과 후회를 마주하며 우스우면서도 미워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표현된다.
프로스페로의 하인 칼리반, 그리고 스테파노와 트린큘로는 프로스페로를 상대로 음모를 꾸민다. [국립극단]
국립극단 ‘태풍’은 원작의 복수·권력 서사를 전면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셰익스피어가 말년에 남긴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를 오늘의 정서로 되살려 연말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차분한 위로를 찾는 관객에게 어울리는 공연이다.
공연은 명동예술극장에서 28일까지.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