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와 한국신문협회가 네이버 인공지능(AI) 모델을 상대로 소송과 신고 전을 불사하는 데는 저작권 침해 논란뿐만 아니라 이른바 ‘제로 클릭’ 현상으로 인해 언론이 기업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놓여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재판부 입장에선 피고(네이버) 쪽에서 ‘개별 저작물이 어느 정도 특정돼야 하지 않느냐’라고 하는 것이 이 사건 본질을 흐리는 행위라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원고(방송3사) 쪽에서 청구 원인으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이상 구체적으로 어떤 저작권이 침해되는지는 개별 저작
릴게임 물을 토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지난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63호 재판정. 재판을 진행한 민사63합의부 이규영 부장판사가 소송을 낸 한국방송(KBS)·문화방송(MBC)·에스비에스(SBS)의 법률 대리인 쪽에 말했다. 이날 방송3사가 자신들의 방송기사를 허락도 없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인 하이퍼클로바와 하이퍼클로바엑스(X
바다이야기하는법 ) 학습에 이용했다며 지난 1월 네이버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추가 학습을 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낸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이 열렸다.
방송사들은 수많은 인력과 돈을 들여 제작한 뉴스 콘텐츠를 네이버에 전송한 것은 방송기사를 포털에 노출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네이버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데 쓰라고 준 적은 없다고 주장한다.
온라인릴게임 네이버의 인공지능 학습은 저작권법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 부장판사의 지적은 인공지능이 학습했을 수만건에 이르는 방송 보도를 모두 찾아내어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는 방송사 쪽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도 방송사 쪽 법률 대리인은 “에이아이를 개발하는 피고 입장에선 대규모 언어모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개별 기사가 필요했던 게 아니라 개별 기사가 한데 모여 대량의 뉴스 콘텐츠를 이용해 만든 데이터 뭉치가 필요했던 것”이라면서도 향후 재판에서 인공지능이 무단 사용한 방송보도물을 증거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네이버 쪽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를 규정한 저작권법 7조5호
릴게임뜻 를 들어 그날그날 있었던 사건·사고 등 사실을 보도한 방송기사의 저작권은 인정될 수 없다는 태도다. 이날 재판에서도 네이버 쪽 법률 대리인은 “사실 전달에 불과한 시사 보도를 포함해 (손해배상) 청구를 한 것인지 아니면 뭔가 다른 게 있는지 특정돼야 저희가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4월 방송사와 맺은 계약의 약관에서 네이버가 “새로운 서비스 연구를 위한 개발”에 방송기사를 쓸 수 있도록 한 대목을 들어 인공지능 학습도 새로운 서비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사를 갖다 쓴 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진작부터 언론계에선 인공지능의 언론 기사 학습 관련 소송에서 인공지능이 학습한 구체적인 보도를 가려내어 손해를 입증하는 작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앞으로 법정 공방이 본격화하면 가장 큰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4월 네이버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한 한국신문협회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문협회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와 하이퍼클로바엑스한테 신문기사를 허락 없이 학습시킨 것은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이자 불공정 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신문협회 쪽을 대리하는 이은우 변호사(법무법인 지향)는 한겨레에 “거대 뉴스 유통업체인 네이버가 언론사 디지털 기사를 인공지능에 무단으로 학습시켰다고 해서 언론사들이 네이버랑 거래하지 않을 순 없기 때문에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신고 뒤 협회와 네이버 쪽을 한차례씩 불러 조사했다. 다만 이 건의 경우도 개별 언론 기사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게 저작권 위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정부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3사와 신문협회가 소송과 신고 전을 불사하는 데는 저작권 침해 논란뿐만 아니라 이른바 ‘제로 클릭’ 현상으로 인해 언론이 기업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놓여 있다. 구글과 네이버 등 검색 포털이 언론 기사 링크만 제공하던 때에 견줘 인공지능 요약본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언론사 사이트 클릭 수가 급감하는 탓이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성인 9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검색 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공지능 요약본에 마주치지 않은 이용자의 15%가 검색 결과로 제시된 언론기사 등 링크를 클릭했지만, 인공지능 요약본에 마주친 이용자의 경우엔 그 비율이 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계는 내년 1월22일 시행되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인공지능기본법)에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데이터의 출처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라고 요구한다. 이를 통해 기사 저작권을 보호하고 인공지능이 내놓는 응답의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하자는 제안이다. 신문협회는 인공지능기본법 시행 전에 “인공지능사업자는 인공지능의 개발·활용에 사용된 학습용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자는 내용의 의견서를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냈다.
천현진 국립순천대 학술연구교수(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스쿨)는 “이용자 측면에서도 인공지능이 제시한 콘텐츠의 정확한 출처를 밝히는 게 제시된 답변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며 “언론사로서는 기사를 가져가는 포털과 개별 협약을 맺을 게 아니라 협회 등 업계 차원에서 공동 대응함으로써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