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출신이 합참 계엄 조사 불공정”기관별 TF 구성 논란 땐 제동 걸어
김민석(맨 오른쪽)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열린 권역응급의료센터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직자들을 가려내는 전방위 조사에 나선 가운데 국무총리실이 군 내부 조사 태스크포스(TF)는 군 출신 인사로만 꾸려선 안 된다는 지침을 정한 것으로 12일 파악됐다. ‘내 식구 감싸기’ 우려가
있거나 각 기관 내부의 논리에 익숙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TF 조사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총리실은 또 총괄 TF와 별도의 내부 TF를 꾸려 계엄 국무회의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각 기관은 TF 구성부터 내란 가담 여부를 가장 공정하게 조사할 수 있는 인사들로 꾸릴 수 있도록 해야 한
다”며 “비상계엄과 관련해 가장 많은 의혹과 문제가 제기된 합동참모본부에서 내부 조사 TF를 민간인도 없이 군인 10명으로만 채우면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관별 TF 인원 구성이 공정하지 않을 경우 총리실이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날 정부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구성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각 기관이 열
흘 내 최소 10인 이상으로 TF를 구성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TF 규모 등은 기관 재량으로 결정하되 총리실 총괄 TF로 보고하도록 했다.
총리실은 이미 내부적으로 기관별 주요 조사 대상도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경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 계엄군이 출동한 경위, 12월 4일 계엄 해제가 의결된 뒤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장성
등을 태운 버스가 서울로 향한 점 등은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게 총리실의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집중 점검 대상 기관들에 대해선 다 알려진 의혹을 조사 대상에서 빠뜨리거나 허술한 계획을 세우면 추가 및 보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전 정부 부처 조사를 총괄하는 TF와 별도로 내부 조사
TF도 꾸린다. 특히 총리실 내부 TF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계엄 국무회의와 관련해 여기 협조한 공직자들의 행위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총리실은 한 전 총리를 보좌한 총리비서실 주요 부서에 근무하지 않은 공무원들과 외부 자문위원들로 10명 안팎의 TF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총리실 관계자는 “지난 윤석열 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가담한 ‘부역자’를 전부 솎아 내겠다는 극단적인 취지가 전혀 아니다”라며 “내란은 헌법 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에 비상계엄과 내란에 참여·협조했는지에 대해 10개월이라는 기간으로 한정해 내년 2월 안에 조사를 끝내겠다는 최소한의 기한만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를 ‘헌법파괴 내란몰이 TF’로 규정하고 “적폐 청산 시즌2 내란 청산의 광풍”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특검과 여당에 배드캅 역할을 몰아주고 점잖은 굿캅 놀이를 하던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정이 꼬이며 답답하고 초조한 나머지 직접 내란몰이에 나섰다”면서 “확실하게 공무원의 줄을 세우겠다는 정략적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지난 7월 출범한 ‘공직사회 활력 제고 TF’ 활동 내용을 브리핑하며 “감사원의 정책감사를 폐지(내년 상반기 중 감사원법 개정)해 과거의 악순환을 과감히 단절하겠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또 “직권남용죄가 정치 보복의 수단으로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형법에 있어 직권남용죄의 구성 요건을 명확히 하도록 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중앙부처 당직실을 내년 4월부터 전면 폐지하고 재택 당직을 전면 확대하는 한편 특별한 성과를 거둔 공직자에 대해서는 1인당 최대 3000만원까지 파격적으로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대통령실의 이러한 정책이 전날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가담한 공직자 걸러 내기에 따른 공무원 사회 달래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남준 대변인은 “오래전부터 진행했고 그 결과 중 일부를 오늘 말씀드린 것이며 (공무원 사회 달래기와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허백윤·김진아·곽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