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왼쪽). 오른쪽은 김건희 여사가 2022년 주요 20개국(G20) 환영 만찬에서 로저 비비에 브랜드의 클러치백을 든 모습.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배우자가 김건희 여사에게 100만원대 로저비비에 명품 가방을 선물한 것과 관련해 당내에서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아무 조처도 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이 ‘사회적 예의 차원의 선물
’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 여사가) 이런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확인하고, 그걸 찾아서 또 어떤 식으로 전달됐는지 모르지만 ‘전당대회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하면서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이런 일이 있는 것 자체가 국민들한테 죄송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문제와 관련한 당내 분위기를 묻는 질문
에 “다들 불편한 건 말씀을 안 하시는 분위기가 굉장히 오래됐다”며 “의원들이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는데 그걸 겉으로 표출을 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김 여사는 김 의원의 배우자로부터 100만원대 명품 가방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며 대가적 목적은 없었다고 했다. 같은 날 김 의원도 “제 아내가 2023년 3월 국민의
힘 전당대회에서 제가 당대표로 당선된 후 김건희 여사에게 클러치백 1개를 선물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이 대통령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대여 투쟁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김 의원 명품가방 건이 대차게 찬물을 끼얹었다”며 “사회적 예의 차원이라는 해명에 대체 어떤 국민이 공감
할 수 있겠나. 당 대표가 되면 영부인에게 그렇게 해왔다는 걸 인정하는 거냐”라고 했다. 또 “대여 투쟁에 의원들 참여가 저조하다고 당 지도부가 오늘도 호소하는데 최소한 우리가 정부·여당과 제대로 싸우려면 당 차원에서 명품백 관련 조사를 하는 등의 후속 조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 관련 입장을 내거나 후속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의원과 관련된 논의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의원들은 김 의원을 두둔한다. 3선 중진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직원들한테 물어보니 돈 100만원 정도(라고) 그러더라”며 “그게 무슨 뇌물이냐”고 말했다. 이어 “인사를 가야 되니까 아마 (김 의원) 사모님께서 그 정도 사셔서 가신 것 같은데 글쎄 돈 100만원 정도 되는 보편적인 백을 갖고 갔다고 뇌물로 연결한다는 게 특검이 할 일일까 (싶다)”고 주장했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성의 표시로 준 것이라고 해석하면 된다”며 김 의원의 해명에 힘을 실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