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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한 영상을 격주로 게재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포용하고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점이 필요한지를 짚어보고 성공적으로 코리안 드림을 실현한 사례도 조명할 예정입니다.]
(정선=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강원도 정선군 산자락, 많은 사람이 "지나가긴 해도 여기까지는 잘 안 들어온다"고 말하는 동네에서 태국 출신 소손오공
라핌 알리사(50) 씨는 20년을 살았다. 생배추 냄새에 김치도 못 먹던 이주 초기를 지나 "김치 없으면 못 산다"고 말할 만큼 한국 삶에 스며들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선 태국어·라오스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뛰었고, 정선군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과 농가 사이에서 '현장 통역'으로 '노사'간 오해도 풀어냈다. 정선군 가족센터의 다문화캔들챠트
세계요리 강사로도 나섰다.
그는 지난해 정선군 양성평등대회 봉사상을 받았지만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고 크게 봉사한 일도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여러 이웃은 "상냥하고 눈치 빠르고 살림도, 봉사도, 아이 키우기도 똑소리 난다"고 입을 모았다.
제작진은 퇴직 후 대한적십자 봉사, 의용소방대 활동을 꿈꾸는 알리알라딘릴게임오락실
사 씨를 만나 정착과 봉사, 그리고 '마음 부자'의 삶을 들어봤다.
다음은 알리사 씨와의 일문일답.
-- 한국 정착 초기에 어떤 어려움을 겪었나.
▲ 시집오고 한동안 많이 원망했었다. 사람이 없고 대화할 사람도 없어 우울증이 온 줄 알았다. 태국에서 회사에 다닐 때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어느 삼천리 주식
날 갑자기 산속 깊은 시골로 내려오니 처음엔 한 달만 좋고 그다음엔 눈물이 났다. "고향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 했고, 그러다 보니 한국 생활이 힘들게 느껴졌었다.
-- 태국에서의 삶은 어땠나.
▲ 초등학교를 12살에 마치고 곧바로 방콕으로 올라갔다. 고모와 함께 아르바이트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회사의 맨 아래 직급부터 시작해 9년 동안 일했고 관리자까지 올라갔다. 형제자매가 7명이라 여섯째였고, 먹고 싶어도 못 먹고 입고 싶어도 못 입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 부자는 아니어도 '마음은 부자'라고 생각했다.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 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 남편이 새마을회 활동을 오래 해서 마을 행사 때 밥을 짓고 사람을 돕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던 시기에 평창동계올림픽 통역 자원봉사를 남편 권유로 지원했고, 면접을 거쳐 합격했다. 안내가 부족하면 안내를, 통역이 필요하면 통역을 맡으며 한 달 동안 현장을 뛰었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다른 나라 문화를 알게 돼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였다.
-- 정선군 외국인 계절 근로자 통역 봉사는 어떻게 하게 됐나.
▲ 정선군이 라오스와 계절 근로자 제도를 시작하자 라오스어가 태국어와 비슷해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자주 받았다. 첫해에는 시행착오가 많아 밤 9시까지 집에 못 들어갈 정도로 뛰었다. 농가 주인과 근로자 사이에 말이 통하지 않아 오해가 생겼고, 내가 전화를 받아 "내일은 여기로 가서 이렇게 일을 하라"고 설명해주곤 했다.
-- 현장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어느 여름, 계절 근로자들이 밭을 잘못 찾아가 남의 밭에 콩을 심었던 일이 있었다. 사장님은 밤에 울며 전화했고, 근로자들은 "설명이 제대로 안 됐다"고 답답해했다. 그때 사장님에게 "10년 농사지은 사람은 다 알지만, 처음 온 근로자는 단번에 알기 어렵다"고 달래며 일일이 풀어줬다. 요즘은 계약서가 라오스어로도 준비되고 통역기도 좋아져 조금 수월해졌다.
-- 봉사상을 받았을 때 소감은.
▲ 상을 받을 만큼 그렇게 많이 봉사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내가 받을 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나보다 더 많이 하는 사람이 있다고 여겼다. 그래도 지역에서 인정해줘 고마웠다.
-- 요리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던데.
▲ 정선군 가족센터에서 다문화 세계 요리대회 강사로 태국 음식을 알려왔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 수업이 즐거웠고,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계기가 됐다.
-- 봉사를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 어르신을 보면 고향 부모님이 떠올랐다. 혼자 계시는 분 댁에 가서 반찬을 전해드리고, 무엇을 드시고 싶은지 묻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드리고 싶었다. 그냥 오지랖이라고 해도 마음이 가는 대로 돕고 싶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퇴직 후 대한적십자 사회봉사 활동을 하거나 의용소방대원이 되고 싶다. 그러면 어르신 반찬 배달도 할 수 있고 가끔 안부도 살필 수 있을 것 같다.
-- 한국 생활 20년, 스스로 주는 한마디가 있다면.
▲ "나도 잘 살고, 이웃도 잘 살면 그게 제일 좋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사는 건 별거 아니라는 걸 배웠고, 그래서 더 나누며 살고 싶었다.
-- 결혼이주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한국말이 서툴러도 천천히 말하면 한국 사람들은 다 들어준다. 서툴다고 망설이지 말고 "좀 도와드릴까요" 하고 먼저 나섰으면 좋겠다.
<기획·제작총괄 : 김희선, 내레이션 : 유세진, 인터뷰 : 박영서, 취재협조 : 정선군 가족센터, 연출 : 박소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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