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 선생(1939~2008)의 소설을 하나의 단어로 압축한다면 아마도 '구원'이 아닐까. '당신들의 천국' '소문의 벽' '축제' 등은 전부 구원의 문제를 다룬다.
그의 소설에 익숙하지 않다면 영화 '밀양' 원작인 '벌레 이야기'를 떠올려도 좋다. 한 아이를 납치·살해하고는, 옅은 신앙심에 기대어 그를 용서하러 간 아이 엄마에게 "난 신에게 이미 용서를 받았다"고 말하는 범죄자. 이 선생은 구원을 집요하게 탐구한 대가였다.
2005년 출간된 산문집 '머물고 간 자리 우리 뒷모습'은 구원의 문학에 관한 그의 고민이 자세히 담겼다.
이 책에서 그는 '종교의 언어'와 '문학의 언어'를 구분한다.
"종교의 언어가 섭리자 중심의 교조적·수직적
거치식펀드 권력 언어의 측면이 강해 보임에 비추어, 문학의 언어는 우리 인간성과 인간 정신의 창조성에 바탕한 자율적·수평적 해방 언어의 측면이 앞서 보일 수 있다."
이 선생이 종교와 문학을 나눈 근거는, 서구문학이 "섭리자의 절대 신성성과의 결별"로부터 비롯됐다는 인식에서다.
서구 현대문학은 신성이란 절대권력으로부터의 이탈을 꿈
더블증권 꿨고, 그 결과 근세 인문주의가 태동했다는 것. 그런데 만약 문학을 하는 소설가가 신앙을 가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신과의 결별로부터 시작된 문학이 다시 신으로 회귀하려는 시도가 벌어진다면?
이 선생이 물론 신을 배격하는 문학을 추구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수직적 권력 대신 수평적 힘으로서의 문학을 꿈꿨다.
모바일릴게임접속하기 "소설가가 신앙을 맞게 된다면? 그것은 내가 더 이상 문학의 길을 버텨내지 못하고 버리는 격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아직은 내 삶을 문학에, 그 자율적 해방의 언어에 좀 더 기대어 살아가고 싶다."
이 선생에 따르면 소설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삶을 두 번 살아내는' 일이다.
코리아에스이 주식 1995년 초봄, 그는 김포발 광주행 비행기에서 임권택 감독과 만났다. 당시 이 선생은 모친상 이후 '축제'를 썼고, 임 감독은 그 이야기를 영화화하고 싶어 했다. 어머니를 두 번 돌아가시게 하는 불경인 듯싶어 거절했지만 끝내 임 감독의 청을 수락했다. 이게 바로 영화 '축제'다. 갈등과 화해의 과정으로서 죽음 의식을 다룬 그 걸작.
수수료없는증권사 이 선생은 소설이란 소설가가 두 번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고백한다.
"소설은 우리 삶을 모방해 베끼는 일이지만 그런 뜻에서 소설을 쓰는 일은 작가가 지난날의 제 삶을 소설로 한 번 더 살아내는 일이라 할 수도 있으리라."
이청준 문학은 구원을 노래하면서도 완전한 구원의 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에게 신의 섭리는 멀고 흐릿하며, 인간의 언어로 감각되지 못한다. 그래서 신의 은총 대신 구원을 갈망하는 인간들이 다수였다. 그것이 이 책의 제목처럼 '(인간이) 머물고 간 자리'였던 건 아닐까.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