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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거실 창문을 열어봤더니 고압 송전탑이 세워졌습니다. 거대한 구조물이 평화롭던 마을 사람들의 일상도 바꿔놨는데요.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깊은 밤 어린 아이 눈에도 거대한 탑은 잘 보입니다.
어느 날 등굣길에 봤던 어른들이 세웠다고 했습니다.
[정우성/초등학교 2학년 : 등교할 때 버스 놓쳐서 여기 걸어가는데 그 위에서 공사했었어요. 뭔가 줄 같아요.]
경남 양산의 이 아파트 주민들은 매일 창문을 열면 거대한 송전탑부터 마주합니다.
[이정화/주민 : 빨간 불이 번쩍번쩍하니까 무섭죠. 밤이 되면 도깨비불을 연상시키죠. 그런 벤처인 데 어느 날 갑자기…]
아파트 바로 옆에 서있는 이 철탑, 345킬로볼트 고압 송전탑입니다.
어느 정도 전자파가 나오는지 알 수도 없고 물리적인 위협까지 느낍니다.
[고미경/주민 : 어느 날 갑자기 정말 예상 못 했던… 전자파가 입증됐든 안 됐든 그냥 전기선도 아니고.]
주민들이 말하는 연체자개인돈 '어느 날 갑자기', 이 표현이 무슨 의미인지 살펴봤습니다.
새 아파트를 짓고 있는 현장입니다.
3년 뒤 아파트 6동이 들어선다고 하는데 원래 이 땅에 송전탑 2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 뒤로 1기만 보이는데요.
어디로 옮겨진 건지 가까이 살펴보겠습니다.
새 인탐구 아파트 공사 현장 바로 옆에 위치한 아파트에 와봤습니다.
이 아파트에서 불과 27미터쯤 떨어진 곳에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가철탑 공사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이 탑은 올해 12월쯤 철거한다고 적혔습니다.
안전 통제선이 쳐진 곳을 따라 돌아가보니 송전탑 1기가 추가로 확인됩니다.
1년 월드디자인시티 전부터 공사 중인 아파트 800여 세대.
오는 2028년 29층짜리 아파트 6동이 들어섭니다.
그런데 새 아파트 예정 부지에 기존 송전탑 2기가 있었습니다.
시행사가 새 아파트를 짓기 위해 한전과 상의한 뒤 1기는 땅에 묻기로 하고 다른 1기를 주변 아파트 옆으로 옮긴 겁니다.
단 보 무료신용등급조회 름 만에 송전탑이 올라갔습니다.
[김은자/주민 : 포크레인이 왔다 갔다 하면서 진짜 갑자기 철탑이 3월에 뚝딱뚝딱…]
주민들 입장에선 정말 '어느 날' '갑자기' 내 집에 불청객이 들어온 느낌입니다.
시행사는 올해 말쯤 '친환경 송전탑'으로 바꾼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근처 주민들 불안을 잠재우긴 역부족입니다.
[황순덕/주민 : 친환경? 우리는 모르겠어요. 비 오고 번개 치면 더 겁이 나죠. 우리하고는 소통이 없었다고.]
주민들은 비 오는 날 우산 대신 헬멧을 쓴다고도 했습니다.
[이봉련/주민 : 헬멧은 전자파가 안 통한다고 하더라고. 기술자들이 쓰는 헬멧 있지요. 그거 제가 한 개 사겠어요.]
지자체와 한전에 물어도 제대로 답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김은영/주민 : 한전에다 전화하니 이쪽저쪽으로 다 전화를 바꿔주시더라고요. 한전에 전화하니까 또 시청이 허가했다고. 시청에도 여러 과가 있잖아요.]
시행사는 "송전탑을 옮길 땅이 없어 어쩔 수가 없다"며 "그 바람에 아파트 1동을 더 못 지어 손해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한전은 "가전제품 수준의 미미한 전자파만 측정될 뿐"이라고 했고 시청은 "주택법상 송전탑 관련 주민공청회 절차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각자 이유가 있고 아무도 주민 편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시행사와 한전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주민들이 가장 많이 꺼낸 말은 '어느 날 갑자기'였습니다.
고압 송전탑은 평범한 삶의 공간에 더 가까이 들어왔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누구도 이런 상황을 예고 없이 맞을 이유는 없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입니다.
[영상편집 지윤정 VJ 김진형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권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