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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 재판장인 오창섭(사법연수원 32기) 부장판사는 23년 법조 경력 가운데 거의 절반을 검사로 보냈다. 3년은 공판검사로 법원을 드나들었고 판사가 된 뒤에도 상당 기간 형사사건을 맡았으니, 여러 방면에서 형사재판 실무에 정통하다.
오 부장판사는 그러나 재판이 가끔 '약속 대련'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실질적 주장은 서면으로 오가고, 법정에선 그 내용을 요약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실체적 진실에 대한 심리는 공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는 빠르게 돌아가는 법원의 시계 앞에서 공허하게 들리기도 직장암 했다.
그는 문제 해결의 씨앗을 2020년 6월 처음 경험한 국민참여재판(국참)에서 찾았다. 검사와 변호인에게 공개된 법정에서 배심원을 직접 설득하도록 하니 무리한 기소의 민낯이 드러나기도 했고, 직업 법관으로서 자신의 판단이 '관성적 사고'에 지나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국참을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고, 일이 손 확정일자 신청 에 익으니 전국에서 가장 많이 국참을 여는 판사가 됐다. 올해 2월엔 사법연수원에서 형사법관들을 대상으로 국참 심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법도 강연했다. 자신을 '국참 전도사'라 부르는 오 부장판사를 19일 만나 얘기를 들었다.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내린 국참 판결 건수가 18건에 달해 올해의 모범재판부로 뽑혔다.
중고차판매가격 "다른 일을 미루지 않고도 국참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반복되는 재판 업무 속에서 '영화 한 편 찍는 것 같은' 국참이 삶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고 권유해도 판사들은 업무 부담을 우려해 개정을 주저한다. 오후 5시 안에 끝낼 수 있다고 말해도 잘 안 믿더라."
-일반 공판 절차도 선고까지 적지 않은 시 이자율 높은 적금 간이 걸리는데 어떻게 가능한가.
"준비기일 때 절차와 관련된 사항을 검사, 변호인들과 세부적으로 조율한다. 재판이 진행되면 유·무죄 판단에 불필요한 내용이 길어지곤 하는데, 핵심 위주로 얘기하도록 시간을 제한한다. △모두절차 △증거조사 △최후변론 과정에 같은 설명이 장황하게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시킨다."
-비법조인인 배심 현대자동차저금리 원들의 참여가 사건 심리에 도움이 되나.
"법관이 법리에 해박하니 사실관계도 가장 잘 가려낼 것 같지만 오히려 인생을 많이 살아온 어르신 배심원들이 누구 말이 맞는지 금방 판단한다. '보통 사람들이 형사사건을 어떻게 이해하겠느냐'는 선입견도 있는데, 대중의 상식과 경험이 판사들을 깨우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9일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법에서 오창섭 부장판사가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국참 사건은.
"술 취한 남편을 괘씸한 마음에 방치했다가 이후 남편이 사망해 유기죄로 기소된 여성이 있었다. 최후 변론 때 억울하다며 눈물을 훔쳤는데, 배심원과 재판부 모두 무죄로 봤다. 이분에겐 판사가 무죄를 선고한 것보다 배심원들이 나의 사정과 진심을 알아줬다는 게 더 큰 위로가 됐을 거다."
-유죄 평결이 나온 피고인도 그 결과를 수긍하나.
"사법을 불신하는 피고인들이 상당히 많다. '검사가 증거를 조작했다' '판사는 검사 편 아니냐' 이런 사람에게 국참이 최고다. 배심원 만장일치 유죄가 나오면 한마디도 못한다. 배심원들도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재판하는 줄 몰랐다'고 말한다. 사법 신뢰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2008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국참 무죄 선고율(13.4%)이 일반 형사합의사건(5.44%)의 두 배를 넘는다. 국참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온정주의적 판결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같은 기간 항소심에서 1심 결론이 깨진 비율을 보면 국참이 평균 29.8%, 일반 사건이 42.0%다. 사건 접수일부터 선고기일까지 걸리는 기간은 국참이 133.6일로, 일반 사건(151.5일)보다 짧아 심리는 신속히 이뤄진다. 배심원들은 증거 조사부터 유·무죄까지 엄격하게 따질 뿐이다."
-검사 입장에선 국참 진행을 원치 않을 것 같다.
"업무 자체가 늘어나니 그런 경항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입증이 부족한데도 법원에 넘어온 사건들이 꽤 있다. 그런 면에선 '증거를 다 드러내야 하는' 국참이 부당한 기소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모든 사건을 국참으로 하게 되면 검찰이 기소를 엄청 신중하게 할 거다."
-재판부 직권으로 국참을 열 순 없나.
"현행법상 피고인 신청이 있어야 한다. 법원에도 신청 권한을 주고 국참 적합 여부만을 사전적으로 살펴보는 판사를 두면 좋겠다. 보안 유지와 배심원 출석 부담 등으로 연일 개정이 어려운 한계도 있는데, 쟁점별로 다른 배심원들을 불러 각각 평결을 내리게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법 개정이 뒷받침돼야 하는 사항들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사법·검찰 개혁이 화두 아닌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하고 사법권을 견제하는 데 유효한 제도가 바로 국참이다. 활성화를 위해 국회에서 많이 논의되면 좋겠다. 국민들에게도 '사법권의 주인인 여러분이 꼭 권리 행사에 동참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형사재판. 배심원 평결 결과는 권고적 효력만 갖지만,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무죄에 대한 배심원과 재판부 판단이 일치한 비율은 93.8%에 달한다. 법원행정처는 국민참여재판 활성화 및 충실화를 위한 각종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연 1회 모범재판부를 선정해 해외 배심재판제도 운영 실태를 시찰할 수 있는 국외연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