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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좀비딸' 포스터
꽁꽁 얼어있던 영화계도 삼복더위를 지나며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다. 지난달 문체부에서 영화할인권 450만 장을 배포한 데다 오랜만에 3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들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중 6월 25일 개봉한 'F1: 더 무비'(감독 조셉 코신스키)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성적을 뛰어넘으며(약 370만 명) 장기 상영 중이다. 그러나 올 여름 영화시장의 최종 승자는 '좀비딸'(감독 필감성)이 될 것 같다. '좀비딸'은 개봉 2주 만한국유리 주식
에 350만 명을 동원하며 2025년 한국영화 개봉작 중 최다 관객수를 연일 갱신하는 중이다.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올 상반기에 21년 만의 최저 관객수를 기록했던 영화관들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 영화 '좀비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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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가 되어 버린 나의 딸'이라는 웹툰을 각색한 '좀비딸'은 12세 관람가 등급의 코미디 영화다. 제목 그대로 좀비가 된 딸이 나오지만 대다수의 좀비 영화와는 분위기도 방향성도 전혀 다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좀비딸'은 수많은 좀비떼가 잽싸게 움직이며 인간들을 덮치는 '부산행'(감독 연상호) 류슬롯총판
의 재난 영화와도 거리가 멀고, '데드 돈 다이'(감독 짐 자무쉬)처럼 다소 느리지만 풍자가 있는 블랙코미디도 아니다. 이 영화는 사랑하는 딸이 세상에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되면서, 백신이 나올 때까지 딸을 공권력과 외부인으로부터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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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좀비딸' 스틸컷
맹수 전문 사육사인 '정환'(조정석)은 좀비 바이러스가 서울을 강타하던 날, 사춘기 딸 '수아'(최유리)를 데리고 어머니 '밤순'(이정은)이 있는 어촌마을, 은봉리로 간다. 그러나 수아는 이미 감염된 상태였기에 정환과 밤순은 수아를유가증권이란
정부에 신고하거나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차마 딸을 죽이지 못하던 정환은 수아가 잘 아는 노래에 반응하는 것을 보고 다른 좀비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정환은 곧바로 어머니는 물론 동네 친구 '동배'(윤경호)까지 설득해 수아를 숨겨두고, 인간을 공격하지 않도록 극비리에 훈련을 진행한다.
▲ 영화 '좀비딸' 스틸컷
그래서 이 영화에는 좀비떼들의 끔찍한 살육도 없고, 비인간적인 공권력의 횡포도 없으며, 자기만 살겠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빌런도 없다. '좀비딸'의 이러한 특징은 기존 좀비물들의 클리셰에 식상해 있는 관객들에게 독특하고 신선한 지점으로 다가온다. 또한, 정환 일행의 목표는 좀비를 피해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들키지 않고 좀비와 공존하는가에 있는데, '좀비딸'은 그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돌발적 사건사고를 코미디로 승화시키는데 성공했다. 각종 장애물 또한 조금씩 비틀어 놓음으로써 웃음을 유발한다. 일례로, 정환의 첫사랑인 '연화'(조여정)는 좀비 혐오자이자 검도 유단자로서 수많은 영화들의 일반적인 첫사랑 캐릭터와 달리 정환과 극명하게 대립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끌려간 학교에서 수아는 입질하는 사고를 치는 대신 연화가 던진 공에 맞아 쓰러지게 되고, 덕분에 친구들이 생긴다.
▲ 영화 '좀비딸' 스틸컷
그러나 무엇보다 '좀비딸' 흥행의 핵심은 배우 조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그는 작년에 '파일럿'(감독 김한결)이라는 단독 주연 영화로 471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여장 남자 코미디라는 진부하고 유치한 소재를 제법 흥미롭게 만들어 놓은 것은 오직 조정석이라는 배우의 역량이었다. 그에 비해 '좀비딸'의 인기는 맞춤옷을 입은 듯 밤순과 동배를 연기한 이정은, 윤경호 배우나 사람 같은 고양이 애용이의 귀여움에도 얼마간 기대어 있으나 조정석이 아닌 배우가 정환을 맡았다면 이만한 반응을 얻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확실한 티켓파워를 가진 배우가 한 명 더 추가되었다는 사실은 영화산업에 있어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 영화 '좀비딸' 스틸컷
결말부, 죽음까지 딸과 함께 하고자 하는 정환의 감정이 다소 억지스럽기는 해도, 온 가족이 휴가철에 관람하기 좋은 영화로서는 대개 허용될 만한 결점인 것 같다. 이것은 좀비가 등장하는 가족드라마니까 말이다.
▲ 영화 '좀비딸' 스틸컷
■ 글 : 윤성은 영화평론가 (영화학 박사 / 전주국제영화제 이사)
YTN 브랜드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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