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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영농형태양광 성공 사례로 언급되는 전남 영광 월평마을. 하지만 태양광 패널 아래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의 표정이 밝지 못했다. 올해 5월 수십억 원을 들여 태양광 설비를 갖췄지만, 전력망에 연결되지 못해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마을 관계자는 “계획대로 3MW가 연계돼야 최종적으로 가구당 햇빛연금이 30만원 정도 나오는데, 현재 1MW만 승인된 상태”라며 “이대로는 사업성이 없어 추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측은 변전소 용량이 부족한 탓에 당장은 추가 승인을 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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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가 버려지고 있다.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 당국이 '출력제어'(발전을 멈추게 하는 조치) 조치를 하기 때문이다.
차준홍 기자
산업자원부가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바다이야기예시
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력제어로 버려진 재생에너지는 72.3GWh로 추산된다. 지난해 1년 총 제어량(약 20GWh)의 3.6배로, 한국인 1807만 명이 가정에서 하루에 쓰는 양이다.
전력망이 빠르게 늘고 있는 태양광·풍력을 감당 못하면서 버려지는 전기가 많아진 탓이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폭염 때처럼 태양광 발프리턴즈채널
전량이 강하고 일정할 때에는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운반할 수 있지만, 평소 국내 전력망은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감당할 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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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강국’ 가보니…전력 공급↑ 탄소 배출↓ 전기료↓
10일이동평균선
지난 6월 핀란드 헬싱키 핀그리드 본사에서 만난 아니카 아티아이넨 핀그리드 전략책임자가 핀란드의 전력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헬싱키=정은혜 기자
국내보다 에너지 전환 속도가 더 빠른 유럽에서는 제어 능력이 강한 국가 전력망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활발황금성오락실
하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려면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너무 크고, 반대로 대형 원전은 발전량을 빠르게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전원의 비중을 높이려면 망 안정성을 높이는 차세대 전력망 기술을 갖춰야 한다.
‘전력망 강국’으로 꼽히는 핀란드와 스웨덴은 전력의 대부분을 원전과 재생에너지(합계 95% 이상)로 쓰면서도 망 신뢰도를 99.9% 이상 달성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 풍력 발전량이 많을 때는 소비자가 전기를 쓰는 대가로 요금을 받는 ‘마이너스 전기료’ 발생 시간도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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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원전으로 망 신뢰도 99.9% 달성한 비결
정근영 디자이너
지난 6월 핀란드·스웨덴 현지에서 만난 에너지 당국자들은 양방향 송전이 가능한 전력망으로 날씨가 다른 먼 거리의 지역을 촘촘히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핀란드 국가 전력운영사인 핀그리드의 아니카 아티아이넨 전략책임자는 “핀란드는 남북으로 10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의 1만 4500㎞의 국가 송전망을 갖췄다”며 “이를 통해 발전량이 많은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전력을 실시간 이동시키면,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역시 1만 7000㎞의 국가 송전망으로 에너지 대동맥을 튼튼히 했다. 스웨덴은 장거리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이 시작된 곳이다. 이 나라의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는 기존 망과 달리 양방향 송전이 가능하고, 자체 망 안정화 기능이 있어 차세대 전력망 핵심 기술로 꼽힌다.
전압형 HVDC 선도 기업인 히타치에너지의 니클라스 페르손 그리드 통합부문 부사장은 “전압형 HVDC는 눈 깜빡임 시간보다 짧은 밀리 초 단위로 송전 방향을 바꾸며 지역 간 발전량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존 HVDC에는 없던 무효전력 제어 기술 등으로 자체 망 안정화 기능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히타치에너지는 제주도와 전남 완도를 잇는 국내 첫 전압형 HVDC(동제주-완도 제3 연계선)을 준공한 기업이다. 제주에선 지난해 6월 제3 연계선이 시운전을 시작한 이후 출력제어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엔 국내 최초로 일시적 RE100(재생에너지로 전력 100% 사용)을 달성했다. 재생에너지가 초과 생산될 때도 망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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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전기 써달라” 마이너스 전기료 시간 급증
지난 6월 스톡홀름 히타치에너지 지사에서 만난 니클라스 페르손 그리드 통합부문 부사장이 전압형 HVDC의 재생에너지 간헐성 극복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히타치에너지는 스웨덴·스위스·일본 합작사다. 스톡홀름=정은혜 기자
전력망이 복잡하게 연결된 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인공지능(AI) 기술로 국가 전체의 전력 공급과 수요를 예측하고 관리한다. 또,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전기료가 매겨지는 '하루 전 전력 시장'도 활성화돼 있다. 전력거래소가 날씨 예보에 따라 다음 날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해 15분 단위로 요금을 정하면, 가정과 사업장에선 스마트미터기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전기차 충전 등의 사용 계획을 세운다.
차준홍 기자
전기료가 아예 ‘마이너스’가 되는 시간도 생긴다. 재생에너지가 과잉 생산돼, 인접 국가에 전기를 팔고도 남는 때다. 출력 제어 없이 망에 전기를 흐르게 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돈을 주며 전기를 써달라고 부탁하는 시스템이다.
폴 웨스틴 스웨덴 에너지청 수석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2년 전기 가격이 많이 올랐으나, 풍력 등 설비가 빠르게 늘면서 지금은 전기료가 크게 떨어졌다”며 “마이너스 요금도 점점 잦아지고 있다”고 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지난해 각각 725시간, 613시간의 마이너스 요금 시간을 기록했다. 꾸준한 전력망 투자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간헐성을 극복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다. 핀란드 경제고용부의 페테리 쿠바 에너지 부국장은 “핀란드는 국가총생산(GDP)의 4%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며 “지금도 풍력 발전 확대와 HVDC의 연결성 강화에 투자하는 한편 에너지저장장치, 망 안정화 기술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유럽에서도 차세대 전력망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스페인은 지난 4월 국가 대정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유럽송전망운영자협의회(ENTSO-E)는 “스페인의 전력 계통이 현대 재생에너지 시스템에 맞는 수준을 갖추지 못해 순간적으로 발생한 과전압이 대정전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장길수 고려대 공대 학장은 “적절한 전력망 없이 재생에너지 발전이 증가하는 국내의 현 상황을 보면 스페인 대정전이 남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년 KPF 디플로마 기후테크(전기화)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스톡홀름·헬싱키=정은혜 기자, 김연주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