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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기온이 오르는 속도보다 더 가파르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기후 불평등이다. 기후 위기는 모든 인류가 겪는 보편적 재난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누가 원인을 더 많이 제공했고, 누가 더 큰 피해를 입는지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상위 10% 소득층이 1990년 이후 발생한 지구 온난화의 약 3분의 2를 유발했다. 그중 상위 1%는 세계 평균 배출량의 16배를 배출한다. 이들이 타고 다니는 전용기와 유지하고 있는 대형 주택, 고탄소 산업에의 투자 하나하나가 평균 가계의 평생 배출량을 단숨에 뛰어 넘는다. 반면, 전 세계 하위 50% 인구가 배출하는 일반계산 온실가스는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책임의 불균형만큼이나 심각한 것은 피해의 불균등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기후로 인한 사망자의 99%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한다.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이들이 재난의 최전선에 서있는 셈이다. 스탠포드대 연구에 의하면 기온이 1도 오르면, 일부 온대 국가의 경제는 성장하지만, 인 산와머니 대출심사 도·나이지리아 같은 열대국의 1인당 GDP는 17-30% 하락한다. 세계은행 분석 역시 기온 상승은 소득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니계수(Gini coefficient)와 텔 지수(Teil index)를 끌어올리며, 특히 남아시아·아프리카에서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국내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2025년 7월 한반도를 강타한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예대금리차 전국에서 수십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1만3000명 이상이 대피했다. 수많은 이재민과 함께 주거 취약지역-반지하, 산사태 위험지역, 노후 주택-이 직격탄을 맞았다. 또 3-5월, 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32명이 목숨을 잃고 3만 7천여 명이 대피했다. 피해 면적은 약 10만 헥타르에 이르렀고, 복구까지 수십 년이 걸릴 전망이다. 2024년 11월에는 공정위 서울과 수도권에 사상 최대의 폭설이 내리며 6명이 사망했고, 교통·전력 인프라에 큰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2024년 여름은 전국 평균기온이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열대야는 평균보다 13.7일이나 더 지속되어 기후 취약층의 위기 대응 능력은 더욱 약화됐다.
2025년 글로벌 '기후변화대응지수(CCPI)'에서 한국은 63개국 중 휴대폰할부회선 63위에 머물며 최하위권에 위치했다. 산유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결국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2030년 이후 감축 계획이 부재한 국가의 기후 정책은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에너지 구조 역시 여전히 불균형적이다. 2024년 말 기준 한국의 발전 에너지 믹스는 석탄과 가스가 60%를 차지하고, 재생에너지는 단 9%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 34%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원자력 발전은 2024년 기준 약 30%를 차지하지만,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2024년 후반 국회 차원에서 인도네시아산 목재펠릿 수입이 열대림 파괴와 연관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고, 수입 중단 및 공급망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기후 불평등의 또 다른 측면은 경제적 격차다. 2024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상위 10%와 하위 10%의 가계의 연소득 격차는 2억 원을 넘어서면서, '불평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이러한 경제적 불균형은, 폭염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에서 저소득층의 회복력이 현저히 낮아지는 현실을 더욱 드러나게 만든다.
기후 위기는 환경의 위기가 아니라 사회 정의의 문제이며, 생존의 문제다. 기후 정의를 향한 국가적 대전환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필요하다. 첫째, 탄소 고배출 구조 개혁이다. 신규 석탄발전 중단, 재생에너지 확대, 그리고 공급망의 책임있는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취약계층 보호 강화다. 주거 취약지역 기후 안전 대책, 냉방·배수 인프라 확충, 재난 시 집중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감축 목표의 법적 구속력 확보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정책으로 이어갈 법적·제도적 틀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불평등 해소와 기후 대응의 연계성이 필요하다. 경제적 약자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강화는 기후 회복력과 직결된다.
기후 불평등을 줄이는 것은 단지 기후 위기를 완화하는 차원을 넘어, 국민의 삶을 지키고 사회 안정·정의의 근간을 지키는 일이다. 지금 우리 앞에는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 이상의 과제가 놓여 있다.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기후 정의의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