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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8-20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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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발전하게 된 이면에는 여러 분야의 숨은 노력이 모여 있었다. 퍼포먼스 무대를 할 때 의상은 더없이 중요하다. 음악, 계절, 공연 컨디션, 행사 특징, 아티스트의 장점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 디자인은 물론이고 어떠한 색감과 질감을 쓰느냐에 따라 전 카파라치 체적인 공연의 분위기, 관객을 압도하는 공기 자체가 변화한다. 최근 각 팀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무대 의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가 있다. 브랜드 미나정의 대표인 정미나 디자이너다. 정 디자이너를 거쳐 간 아이돌만 그룹 트와이스, 에스파, 아이브, 베이비몬스터, 레드벨벳, NCT 위시, 있지, 아이들, 엔믹스, NCT 드림, 전세보증금담보대출조건 비비, INI, 이즈나 등 열 손가락이 넘는다. 팬들 사이에서 '의상까지 완벽했다'고 손꼽히는 무대에는 정 디자이너가 손수 제작한 옷이 함께했다. 트와이스는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할 당시 정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었다. 아이브가 롤라팔루자 무대에서 설 때도, 아이들이 대상을 받은 '멜론뮤직어워드'에서 공연할 때도 정 디자이너의 신한카드 연체 옷을 착용했다. 특별한 무대에서 정 디자이너의 의상을 빛을 발했다. 에스파·아이브 등은 이미 여러 차례 그를 찾았다. 그룹 트와이스 /사진=소속사, 미나정 제공 서울 소상공인 그룹 아이들 /사진=멜론, 미나정 제공 그룹 에스파 무대 의상 작업 모습 /사진=미나정 제공 수능10등급 그룹 아이브 무대 의상 작업 모습 /사진=미나정 제공 그룹 아이브 무대 의상 작업 모습 /사진=미나정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미나정 사무실에서 만난 정 디자이너는 "업무 비중에서 여전히 제작 의상이 많다. 7월 말까지는 브랜드 내부적인 컬렉션을 진행했는데, 하반기부터는 행사가 많아지기 때문에 조금씩 아이돌 제작 의상 비중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작업 기간이 여유 있는 편은 아니라서 매일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고 했다. 정 디자이너는 "행사일 기준 1주일~2주일 안에 완성해서 피팅을 보고 수정한다"면서 "시간이 촉박하게 제작 제안이 올 경우에는 콘셉트가 분명하게 오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반면 "'이런 음악인데 어울릴 것 같은 걸로 해주세요'라고 추상적으로 올 때도 있다. 컬러와 소재 정도만 지정된 경우에는 빠르게 디자인을 구상해 스케치한 뒤 재료와 함께 넘긴다. 확인되면 제작을 진행하게 된다"고 했다. 정 디자이너는 "보통은 엔터사들이 무슨 특징의 페스티벌이며, 어떠한 색상이어야 하는지, 이 멤버에겐 이런 게 어울린다 등의 큰 틀은 잡아놓는다. 거기서부터 출발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작업한다. 다만 단추 하나, 실 색깔 하나도 모두 결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잠을 충분히 자는 편이다.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다"며 웃었다. 맨 처음 협업했던 K팝 아티스트는 2NE1의 씨엘(CL)이었다. 씨엘이 솔로 정규앨범 '알파(ALPHA)' 활동을?할 당시 의상을 제작했다. 정 디자이너는 "첫 의뢰를 받고는 '날 어떻게 찾았지?', '왜일까?' 등의 생각이 들었다. 피팅하는데 믿기지 않더라"면서 "그 이후로 꾸준히 연락이 오면서 자연스럽게 K팝 의상에 입문하게 됐다"고 전했다. 수많은 팀이 본인을 다시 찾는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고 질문하자 적극적인 소통과 과감한 반복 작업을 언급했다. 정 디자이너는 "스케치한 게 3D로 구현됐을 때 생각한 것과 다를 수 있다. 멋이 없다 싶으면 바로 더 나은 방안을 이야기한다. 실물로 안 예쁘면 몇 번이고 다시 한다. 리스크를 감수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회심의 작품'을 묻자 "너무 많다. 다 너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아이돌이 같은 착장을 여러 번 입지 않는데, 가끔 팬들이 좋아해서 한 번 더 입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감사하다"고 말했다. 브랜드 미나정의 대표인 정미나 디자이너 /사진=변성현 기자 서울에서 태어난 정 디자이너는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여성복을 전공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2020년도 가을 미나정 브랜드를 설립했다. 당시 27세의 어린 나이에 브랜드를 이끌게 됐다. 일반적으로 무대 의상실을 운영하는 대표들의 나이가 50~60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젊은 나이에 도전에 나섰다. 정 디자이너는 어릴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하던 성향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봉제, 패턴 만들기 등을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생 언니·오빠들,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배웠다"고 전했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옷을 직접 만들어 입고 다니는 정 디자이너의 모습은 친구들에게는 그저 '괴짜'로 보였다. 고등학생 때부터는 또래 친구들과 잘 섞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정 디자이너는 "'미나는 왜 저런 걸 입을까'라는 식이었다. 그때는 아무 서식도 없이 그냥 만들었다. 지금도 느끼지만 만들기를 동경하는 부분이 컸다. 아직 한참 더 가야 한다. '언제쯤 내 손으로 마음에 드는 한 벌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한다. 한 50년 정도 후에 나오지 않을까"라며 미소 지었다. 유수의 디자이너를 배출한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를 다니면서도 "역시 나는 세상 속 먼지야"라는 생각을?했다고. 정 디자이너는 "스타 디자이너가 되는 친구들이 계속 나왔다. 난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고 안 되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2020년도에 브랜드를 론칭하고 나서도 기본적으로 몇 년간은 투잡, 쓰리잡이 기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렇게라도 창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그저 감사했다"는 정 디자이너였다. 패션 관련 서적이 즐비한 사무실 한편에는 '한자의 뿌리', '소나무와 나비', '논어', '도덕경' 등 다소 결이 다른 책이 쌓여있었다. 브랜드 미나정은 동양 미학에서 차용할 수 있는 철학들을 바탕으로 옷을 재해석하고 디자인해나간다는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정 디자이너는 "매 시즌 컬렉션을 할 때 동양 미학이나 한자어에서 영감을 얻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다만 "너무 직접적으로 동양의 미학 컬렉션을 보여주기보다는 조금 더 은유적이고 추상적으로 깃들어있길 바랐다. 개념 자체를 설명할 필요 없이, 체화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식"이라고 말했다. 요즘 꽂힌 것은 무엇인지 묻자 정 디자이너는 "외주를 포함한 프로젝트를 다 더하면 1년에 많게는 80~90개 정도의 작업을 한다. 계속 의상을 만들다 보니 결론적으로 본질에 더 관심이 생겼다"고 답했다. 그는 "옷을 다이어리 꾸미듯이 예쁘게 꾸미는 건 오히려 더 쉬운데, 하나의 덩어리로 승부를 보는 게 진짜 어려운 것 같다. 절개선 하나로도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나. 더 간결함 덩어리감, 그 실루엣을 잘 잡아내는 일에 관심이 간다"고 밝혔다. 동시에 "장식적인 것도 조금 더 세련된 기법이 없을지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정 디자이너는 끝까지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이 일을 20~30년 하는 게 어려운 거지 잠깐 허들에 올라서 장사하는 건 오히려 쉬운 일"이라면서 "만들기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다. 미나정이 나와 같은 사람들이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혹은 그런 사람들이 많이 오갈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창작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이 같이 있을수록 어려운 걸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연구집단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살아생전 제가 원하는 옷 한 벌을 꼭 만들어보고 싶기도 합니다."(웃음) K컬처의 화려함 뒤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땀방울이 있습니다. 작은 글씨로 알알이 박힌 크레딧 속 이름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스포트라이트 밖의 이야기들. '크레딧&'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하는 크레딧 너머의 세상을 연결(&)해 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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