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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식량시장이 전쟁과 흉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밀 수출이 러시아 침공으로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가뭄 등 이상기후가 겹친 탓에 전세계적인 생계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으로 수출길 막히고, 어린이 200만명은 아사위기=WSJ 은 국제 밀시장의 공급난이 상당 부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곡창지대를 점령하면서 봄철 파종을 하지 못한 현지 농부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의 항구 봉쇄로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길도 막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침공 후 밀 등 농산물을 약탈했고, 각종 농기계를 훔쳐가는 등 의도적으로 농업을 망가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 이어지는 가뭄도 식량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지역 저개발국가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케냐·소말리아·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지역은 4회 연속 우기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40년 만에 가장 긴 가뭄을 겪고 있다.
유엔(UN·국제연합)은 아프리카 북동부 가뭄으로 어린이 200만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미 1500만명 이상이 심각한 수준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고, 가축 300만마리가 폐사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소말리아에서는 20만명 이상이 재앙 수준의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고 추산했다.
◆가뭄으로 농민의 물 사용권리까지 축소=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가뭄도 사상 최악을 기록 중이다. 미국 가뭄 모니터(US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98%가 심각한 수준의 가뭄 상태다. 캘리포니아의 모든 수자원은 주정부의 재산으로 주정부는 농민들에게 물 사용권리를 판매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를 되사들이기 위해 주의회와 관련 예산을 협상하고 있다.
아몬드·피스타치오·포도·사료작물 등을 재배하며 물 사용량을 이미 줄인 바 있는 농민들은 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캘리포니아 농장단체(California Farm Bureau)의 수자원 담당 이사인 대니 머클리는 ‘LA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물 사용권리 축소가 식량 부족이나 식량 가격의 심각한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 식량 사슬을 중국이나 남미 등에 의존할 순 없는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농업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도 문제다. 캘리포니아 농장노동자 재단(California Farmworker Foundation)의 전무이사 헤르난 헤르난데즈는 미국공영라디오방송(NPR)과의 인터뷰에서 “농장 노동자들은 가뭄 등으로 농경지가 줄어드는 탓에 실업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수십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맞닥뜨린 이라크에선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저수지 일부를 배수하는 과정에서 3400년 전 건설된 고대도시가 발견되는 일도 발생했다. 고고학자들은 이곳을 기원전 1270년경 아시리아에 의해 멸망한 미타니제국의 주요 도시로 추정하고 있다.
◆경제위기 경고도 나와=이런 상황에서 국제기구들은 1970년처럼 전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상승)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WB)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고 저소득·중소득 국가가 불안정한 결과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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