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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5-30 05:24
'中 환율조작국' 무역분쟁…美 히든카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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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vs2019년 5월 환율보고서 비교해보니
산업보조금·비경제시장 등 구조적 문제점 강조
미·중 무역협상 교착상태서 압박카드로 남겨놔
감시대상 확대하고 지정요건 완화…2017년도 한 차례 완화해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신정은 기자] “중국이 비관세 장벽, 비(非)시장 체제, 국가 보조금 등 투자무역을 왜곡시키는 차별적인 조치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2019년 미국 환율보고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Currency Manipulator)’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산업보조금 등을 거론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불공정하고 폐쇄적인 정책으로 위안화의 통화가치를 주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환율조작국 카드를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결정적 카드’로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vs2019년 美환율보고서

미국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019년 상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지난해에 이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주요 무역대상국을 대상으로 각국 정부가 인위적인 통화 가치를 조정해 자국 무역에 유리한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았는지를 점검한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가 금융 제재 등 강력한 경제 압박에 나서는 만큼 매년 환율 보고서가 발표되는 시기가 되면 모든 미국 교역국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당초 4월에 나올 예정이었던 환율보고서가 5월 말이 되도록 나오지 않으면서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환율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오히려 외환시장에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과도한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오히려 달러를 팔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3900억달러(2017년 4분기~2018년 3분기)에서 지난해 4190억달러로 늘어났지만, 이는 미·중 양국이 관세 인상을 경고하는 등 무역긴장감이 고조되자 기업들이 막판 밀어내기 수출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 재무부 역시 보고서에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의 개입은 제한적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미국이 중국의 외환시장을 호의적으로 평가한 건 결코 아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국 위안화의 평가 절하는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아닌 중국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쌓아 위안화 수요를 줄이는 중국 정부의 불공평한 경제정책에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중국 정책에 심각한 우려(significant concerns)를 표명한다”며 “중국 정책은 외국인 투자를 억제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조는 2018년 10월 직전 보고서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중국의 외환시장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중국 정부가 역사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면서도 2007년 GDP의 10%에 달하던 경상수지 흑자가 0.5% 수준까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어느 정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시사한 것이었다. 또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위안화 가치는 실질무역가중치 수준으로 올라왔다”고도 밝혔다.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엄중한 인식은 당장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진 않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미국 재무부는 “이대로 가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중국정부는 보조금과 국영기업 등 시장 왜곡 세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율보고서는 상·하반기에 나눠 매년 두 차례 발표된다. 2020년 미국 대선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카드를 꺼내 들 기회는 적어도 두 번 이상 있다는 얘기다.

레조나 홀딩스의 수석 전략가인 카지타 신스케는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통화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두 나라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이것이 향후 시장이 낙관적으로 흘러갈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협상의 판이 아직 깨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이 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일 뿐, 향후 교섭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픽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입맛따라 달라진 환율보고서 기준

환율조작국 지정도 쉬워졌다. 미국 재무부는 심층분석대상국 범위를 △미국 12대 교역국에서 △대미 무역규모가 400억달러(약 47조 5000억) 이상인 국가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분석 대상 교역국은 2018년 9개에서 21개까지 늘어났다. 미국이 지난해 이들 21개국과 무역한 총 상품 거래 규모는 총 3조 5000억달러로, 이는 전체 미국 상품거래 무역의 80%를 차지한다. 사실상 거의 모든 교역국가를 모두 감시하겠다는 의미다.

환율조작국 판단 기준 역시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에서 2%로 낮춰잡았다. 또 해당 국가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를 따지는 지속기간 역시 ‘12개월 중 8개월’에서 ‘12개월 중 6개월’로 바꿨다.

미국이 이처럼 환율보고서 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은 2015년 앞서 말한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하는 ‘교역촉진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중국 등을 비롯해 다수 교역국이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가 드물자 2017년 이 기준을 1개만 충족시켜도 되는 것으로 변경했다.

또 불과 2년 만에 또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가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그것은 순수하게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말한 까닭이다.

재무부가 요건을 강화하면서 관찰대상국도 6개국에서 9개국으로 늘었다. 기존 관찰대상국이었던 인도와 스위스가 빠졌지만 아일랜드,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당초 빠질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나라 역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다만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기준선이 2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가면서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다음 보고서에서는 제외될 것이란 설명이 담겼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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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한진 등 미확인 혐의 무차별 유포
법적 근거 취약한 '수사기관 공보준칙'으로 여론몰이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수사기관의 불법적 피의사실 공표가 너무 잦다”며 방지책을 촉구했다. 검찰과 경찰의 위법한 수사내용 유출에 맞서는 반론권을 보장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주문했다. 최근 10여 년(2008~2018년) 동안 접수된 피의사실 공표 사건 347건 중 기소사례가 전무하다며 신속하게 시정할 것도 요구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형법(126조)은 수사기관이 기소 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할 경우 예외없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처벌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검경은 법무부 훈령에 불과한 ‘수사공보준칙’에 근거해 피의사실 유포를 자행하고 있다. 신문지상에는 거의 매일 피의자의 혐의가 보도되고 있고, 수사기관은 여론 악화를 고리로 수사를 확대하고 ‘여론재판’으로 몰아가는 일이 다반사다.

요즘 기업 수사에서 그런 경향이 특히 뚜렷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혐의 수사 과정은 노골적이기까지 하다. ‘최고위 경영자가 증거 인멸에 관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통화 녹음 파일이 복원됐고, 합병 관여 정황이 포착됐다’는 식의 미확인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하나같이 ‘분식회계’가 확정된 것을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이 1, 2심에서 증권선물위원회의 ‘삼바 대표 해임권고’ 조치 집행정지를 결정한 데서 보듯 분식 여부는 미확정이다. 사실처럼 유포되는 내용의 상당수는 작년 2월 이후 19차례의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의 짜깁기로 의심받고 있고, 법원 증거로도 채택되기 힘들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지적이다. 그런데도 기업을 범죄집단처럼 다루는 모습이다.

‘글로벌 초일류기업’ 삼성이 이런 취급을 받을 정도니 다른 기업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진그룹은 작년 4월 ‘물컵 사건’ 이후 1년 동안 11개 정부기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 검찰 관세청 법무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어지간한 기관이 총동원돼 18차례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오너 일가가 포토라인에 선 횟수만 14번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피의사실이 공표됐고, 이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유명을 달리하는 한 요인이 됐다는 관측도 있다. 정작 ‘물컵 사건’은 불기소됐고 ‘땅콩 회항’ 항로 변경도 무죄를 받았다. 조 회장 자택에 대형금고와 비밀의 방이 있다는 관세청발(發) 의혹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여론을 잔뜩 들쑤시고 난 뒤였다.

혐의 공개는 법관이나 배심원들에게 예단을 줘 피의자의 공정한 재판을 위협하게 된다. ‘알 권리’ 등을 앞세워 혐의를 흘리며 여론전을 펴는 수사기관의 행위는 과거사위원회 지적대로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언론에 슬쩍 흘리는 것은 물론이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도 범법행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뮬러 특검은 2년 가까운 수사기간중 임명 직후에 단 한 차례 수락 기자회견만을 했을 뿐이다. “오보 대응 등을 위한 극히 제한적인 공표만 허용해야 한다”는 과거사위의 권고를 법무부는 즉각 이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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